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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태안 원유피해 복구현장에 가다
수원시 자원봉사자들 기름 제거 작업에 구슬땀
2007-12-13 17:29:56최종 업데이트 : 2007-12-13 17:29:5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기자를 태운 취재차량이 해안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역겨운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작지만 조용하고 맑은 물을 자랑하던 해수욕장이었던 구례포해수욕장 바닷가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원유 해양 유출 사고 후 밀려든 기름 찌꺼기들이 모래와 바위 등에 엉겨 붙어 `죽음의 땅'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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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바위에 묻은 원유찌꺼기를 닦아 내고 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짙은 냄새를 풍기는 검은 기름띠가 인근 해안으로 확산돼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태안해안 곳곳에서 지역주민들과 민,관,군이 함께 힘을 모아 기름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충남 태안 원북면 황촌2리 구례포에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봉사자들이 몰려들어 구슬땀을 흘리며 '검은 재앙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이 가운데는 수원시 봉사단도 있었다.

이른 아침 7시 수원시청에서 출발한 새마을 단체 회원 67명과 장안구 생활안전지킴이 41명, 공무원등 110명은 얼굴에 검은 원유가 묻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비장한 표정으로 묵묵히 원유제거 작업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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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 밴 기름띠를 흡착포로 제거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흡착포를 이용해 해안으로 밀려든 원유를 제거하고, 오염된 백사장의 모래를 마대에 퍼 담아 운반하는 등의 방제활동을 펼쳤다.
바닷가의 세찬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도 이들의 얼굴은 땀과 기름으로 번들거렸다.

이곳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과 깨끗한 바다, 그리고 고운 모래가 일품이었다.
오염되지 않고 조용한 곳만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조용한 해수욕장으로서 승용차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넘으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인적이 드문 바닷가 해변에는 조개류가 심심치 않을 정도로 많고, 물이 빠진 바위에는 홍합이나 굴, 바다고동 등이 제법 많이 붙어 있다.
그러나 죽음의 원유가 덮친 뒤에는 이 바다생물들이 모두 생명을 잃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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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범벅이 된채 죽어가고 있는 조개와 해초.

검은 원유로 인해 게와 각종 조개류는 이미 죽었거나 서서히 죽음을 맞고 있었다. 
바위나 모래사장에서 원유를 제거하는 봉사자들도 말이 없었다.
수해는 1~2년이면 복구된다지만 이번 재난은 10년 정도 미칠 것이라니 더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수원시 새마을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민경춘 씨(47, 식당업)는 식당일도 제쳐둔 채 새마을 단체원들과 함께 이곳에 내려왔다.
"오늘 현장에 내려와보니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프다"면서 "앞으로 여기서 살아갈 어민들의 막막한 심정이 느껴져 저의 작은 노력이 시름에 잠긴 분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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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바닷바람 속에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있는 봉사자들.
 
매탄1동에서 새마을 부녀회 총무를 맡고 있는 신영옥씨(42)도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이런 큰 피해에 안타깝다"며 "피해가 생각보다 커서 한두번 봉사로 끝날 일이 아니므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원유찌꺼기 방제작업은 오후 3시경 사나운 파도를 동반한  밀물이 들어오면서 종료됐다.
그러나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작업이 끝났다는 기쁨이나 보람보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다시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하러 내려 오겠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심한 바람 때문에 흘러 내리는 눈물도 못닦으며 작업을 한 봉사자들은 죽어가는 바다를 보면서 가슴 속으로도 검은 눈물을 흘렸다. 
►관련기사 http://news.suwon.ne.kr/main/php/search_view.php?idx=2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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