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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홍기헌/수원시의회 의장
2007-07-05 11:35:32최종 업데이트 : 2007-07-05 11:35:32 작성자 :   e수원뉴스

벌써 초복과 중복이 지났습니다. 연일 30도가 넘는 찜통더위와 잠을 못 이루게 하는 열대야...
시민 여러분께서는 이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벌써 산으로 바다로 피서를 다녀온 분들도 있을 것이고, 지금 들뜬 마음으로 휴가 여행의 출발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바쁜 업무나 빠듯한 경제 사정으로 인해 휴가는 엄두도 못 내고 무더위에 고생하고 있는 시민들도 많을 줄로 압니다.
어찌됐건 오는 8일이 입추(立秋)이고 14일이 말복(末伏)이니 조금만 참으면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좋은 날들이 계속될 것입니다.

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다 보니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없었던 그 옛날, 조상님들은 어떻게 무더위를 극복했을까 궁금해서 관련 서적들을 들춰봤습니다.
옛사람들은 지금처럼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 더위를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자연 속에 몸을 맡기는 피서법을 갖고 있었습니다.

"나물 먹고 배불러서 손으로 배를 문지르고 얇은 오사모(烏紗帽:옛날 관원들의 모자, 현재 전통혼례를 올릴때 신랑이 쓰는 모자임)를 뒤로 제껴 쓰고, 용죽장(龍竹杖) 손에 잡고 돌 위에 앉아서 두 다리 드러내어 발을 담근다.
그 시원한 물을 입에 머금고 쭉 뿜어내면 불같은 더위가 저만치 도망을 가고 먼지 묻은 갓끈도 씻어낸다.
휘파람을 불며 돌아와 시냇바람 설렁설렁하면 여덟자 대자리에 나무베개를 베고 눕는다."

고려 후기의 문인인 이인로의 '탁족부'라는 글입니다.
옛 사람들이라고 해서 옷을 모두 벗고 찬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어찌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신분과 체면을 중시했던 사회니만치 맨몸을 드러낼 수는 없겠고 흐르는 차가운 물에 발만 담가 그 시원한 기운을 즐기며 더위를 식혔습니다. 이른바 탁족(濯足)이지요.
한방에서는 탁족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집니다.
또 흐르는 물은 간장과 신장, 방광, 위장 등의 기가 흐르는 길을 자극한다고 하네요.

숲속의 나무들에게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를 흡수하는 삼림욕의 효과도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래서 선비들은 여름이면 아주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상투를 풀어 머리칼을 바람에 날리게 하고 옷을 모두 훌훌 벗어버리고 숲의 맑은 바람을 쐬는 거풍(擧風)을 했다고 하지요.

바람 한점 없는 밤, 요즘말로 열대야가 되어 잠을 설칠 때면 바람 잘 통하는 뜰이나 마당에 평상을 내어다 댓자리나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했으며, 지체 높은 선비들은 대나무를 엮어 긴 원통형으로 만든 죽부인을 껴안고 잤습니다. 대나무의 서늘한 기운과 통풍효과로 인해 잠이 쉽게 들었다고 합니다.

한편 지금처럼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어 더위로 허해진 기운을 보충했으며, 마을 단위 또는 친지나 친구들끼리 천렵을 나가 냇가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잡은 물고기로 끓인 뜨거운 매운탕이나 어죽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 이열치열의 피서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요즘 여름철이면 이름난 곳이 아니더라도 산과 바다, 계곡 마다 인파와 자동차의 행렬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더위를 피하려다가 오히려 화가 나서 더위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신 분들은 도로상황과 피서지 정보를 꼼꼼하게 알아보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참, 돈 안들이고 수원에서 시원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 알려드릴까요?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연무대, 그리고 서장대나 서북각루를 비롯한 화성의 시설물에 올라볼 것을 권합니다.
특히 저녁 무렵 화홍문에서 수원천을 따라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광교산에서 내려온 바람을 쐬다보면 저절로 노래가 나오고 마음까지 넉넉해집니다.
또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아름다움과 조상들의 지혜에 대해 새삼스러운 감동을 느끼는 시간도 될 것입니다. 
광교 저수지 아래 올해 조성된 '음악 분수대'도 아주 좋은 여름밤의 피서지이지요. 음악에 맞춰 조명을 받은 형형색색의 물줄기가 솟구치고 가라앉는 모습은 정말로 장관입니다,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삼복중입니다.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셔서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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