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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자라섬 재즈'와 어울리는 가평의 맛…초콜릿 vs 잣
2018-10-13 07:00:07최종 업데이트 : 2018-10-13 07:00:07 작성자 :   연합뉴스
2018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떠들썩한 자라섬

2018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떠들썩한 자라섬

[길따라 멋따라] '자라섬 재즈'와 어울리는 가평의 맛…초콜릿 vs 잣

(가평=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이렇게 청명한 가을 공기는 재즈와 잘 맞는다.
재즈라는 장르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도 분위기에 흠뻑 젖는다.
자라섬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몽골 텐트들이 자라섬 축제장을 빙 둘러 설치됐고 롯데리아 버거 부스까지 들어섰다.
자라섬을 비롯한 가평은 외지인들의 발걸음으로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12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올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는 10개국 24개 팀이 가평 하늘을 재즈 음향으로 수놓고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만 볼 것이냐?
가을을 맞은 가평에는 맛보고 즐길 것이 너무 많다.
우선 먹거리부터 보자.
가평의 특산물은 잣이다.
국도변부터 커다란 글자 하나 딱 들어온다. '잣'.

그렇다. 가평은 잣의 본고장이다. 가평군이 전국 잣 생산량의 45%를 책임진다고 할 정도로 많다.
길거리부터 잣 막걸리를 알리는 선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맛난 먹거리는 전통의 먹거리 곰탕에도 녹아들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들른 잣 음식점 바깥에는 뜨끈한 장작불로 은근히 끓인 '잣 곰탕'이 익어가고 있었다.
사실 잣 국수가 맛난 집이라 잣 국수를 먹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잣 곰탕을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뜨거운 국물을 훌훌 불어 한술 뜨니 고소한 쇠고기 곰탕 국물에 잣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당연히 후루룩 소리가 나왔다.
외국에서는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이 결례라고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국물을 먹어야 하는 우리네 문화에선 어쩌면 필연이다.
그렇지 않으면 입천장이 다 델 것 아닌가? 누가 우리가 후루룩 내며 국물 먹는 걸 욕할 것인가?
싱싱한 배추로 절인 김치가 더 맛난다.

아주머니에게 몇 년 되셨냐고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다.
"얼마 안 됐어요. 32년!"
짧고도 강한 한마디에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현장에서는 본고장 중의 본고장인 가평군 상면 행현리의 행현산촌생태마을에서 잣죽을 내놓는다.
이 부스는 빠뜨리지 말고 찾아보도록 하자.
잣 막걸리는 멥쌀의 당분이나 전분을 누룩곰팡이와 효소와 효모로 발표시켜 만드는 전통주다.
잣 막걸리의 특징은 바로 트림이 적다는 것이다.

1996년 전통주 품평회에서 포천의 이동막걸리를 제치고 경기 5대 명주로 선정되기도 했다는 자부심도 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는 또 다른 맛집이 있다.
자라섬에서 나와 가평군청으로 향하는 곳에서 만나는 로터리 인근에는 숯불구이 집이 있다.
1인분 8천원에 불과한 이 집은 늘 참숯이 달린다. 그래서 일찍 메뉴를 닫아버린다.
2인분씩만 파는 불편한 점은 있지만, 가격이 싸서 가볼 만하다.
대신 이 집에 파는 왕 곰탕은 별로다.
가평을 빠져나오는 길에 있는 또 다른 명소가 있다.

바로 한국초콜릿연구소뮤지엄.
이름이 다소 길지만, 암튼 초콜릿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초콜릿에 미친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중에 판매하는 초콜릿은 그야말로 진짜 초콜릿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전 재산을 털어서 초콜릿 박물관을 열고 제대로 된 초콜릿 맛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곳은 초콜릿 박물관과 초콜릿 공방, 건강한 초콜릿 체험을 할 수 있는 초콜릿 카페 등 3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관한 지 4개월에 불과하지만 벌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초콜릿 마니아뿐만 아니라, 초콜릿에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인 배경들을 듣고 싶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특히 다크초콜릿이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건강을 챙겨야 할 장년층들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한다.
"옛날 유럽에서는 초콜릿이 정력제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아세요?"
다양한 인문학적인 스토리들이 쏟아진다. 직접 이야기를 들으며 박물관을 다니면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1만1천원을 내면 초콜릿 퐁듀를 맛보고, 전문가의 전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오는 27일 밤에는 초콜릿 나이트 박물관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2층에서 카카오닙스를 한번 맛봤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열매의 씨앗을 볶은 것을 말한다.
시중에서 맛봤던 카카오닙스와는 차원이 다른 생생한 맛이 났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이러했다.
"원료가 달라서요."
polpo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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