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설마했는데'…"교사 월급 어쩌나" 유치원 '발 동동'(종합)
20일 지급 시한 넘겨 인건비 체납…원아 이탈 '직격탄'도 두달치 지원 어린이집도 "미봉책일 뿐, 3월엔 같은 상황" 경기유치원연합 21일 시위…경기교육청 누리과정 비상TF 가동
2016-01-20 17:38:52최종 업데이트 : 2016-01-20 17:38:52 작성자 :   연합뉴스
'설마했는데'…

'설마했는데'…"교사 월급 어쩌나" 유치원 '발 동동'(종합)
20일 지급 시한 넘겨 인건비 체납…원아 이탈 '직격탄'도
두달치 지원 어린이집도 "미봉책일 뿐, 3월엔 같은 상황"
경기유치원연합 21일 시위…경기교육청 누리과정 비상TF 가동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강영훈 기자 =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지급 마지노선인 20일 오전 9시께.
경기도 수원시 A사립유치원에서는 교사들이 정문 앞에 나와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느라 바빴다.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 들어오는 아이, 교사를 보자마자 포옹하는 아이, 해맑게 웃으며 친구들과 장난치는 아이까지 일일이 챙기느라 여념이 없는 교사들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 없었다. 그러나 사실 교사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A유치원 운영비의 70%를 차지하는 인건비 지급일은 25일이다. 고작 닷새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누리과정비가 나오지 않아 A유치원 측은 어떻게 교사 월급을 줄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인 A유치원에서는 25명의 교사 월급으로 지출해야 비용이 한 달에 5천여만원에 달해 인건비 체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A유치원 원장은 "유치원장들 사이에서는 '차입을 해서라도 인건비를 주자', '학부모 부담금을 가지고 월급의 30% 만큼만 우선 지급하자', '월말까지 기다려보자'는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며 "유치원 운영비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 대부분은 누리과정비로 충당해왔는데, 단 한푼도 주지 않으면 우리보고 어쩌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대책이 없다. 교사들에게 월급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원아 유출이 이미 시작돼 직격탄을 맞은 유치원도 생겨나고 있다.
성남시 B사립유치원은 지난 19일 2명의 아이가 퇴원했다. 누리과정비 22만원(방과후 과정은 29만원)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B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사정해서 누리과정비를 받아 유치원을 운영하겠다는 원장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문제는 22만원을 더 내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부모가 실제로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라고 애타는 속내를 드러냈다.
화성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박모(36)씨는 "22만원을 더 내야 한다면 유치원비가 배는 더 비싼 셈인데, 차라리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설마했는데, 정말로 누리과정비가 안나올 줄은 몰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경기도 유치원 누리과정비는 매월 4일 이후 각 교육지원청에서 유치원에 지급됐다. 각 유치원은 늦어도 20일 전후까지 이를 받았다.
각 유치원은 누리과정비와 학부모가 추가로 내는 유치원비 등을 합쳐 매월 20∼30일(대체로 25일) 인건비를 지급해왔다.
국가가 대신 부담하는 누리과정비와 별도로 학부모가 추가 부담하는 유치원비(수업료, 급식비, 간식비, 교재비, 특기 적성비 등)는 매월 20일 이후 학부모에게 고지서가 나간다. 선납이 원칙이나 일부는 후납하는 학부모도 있다.
어린이집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유치원과 달리 학부모가 매월 15일께 아이행복카드로 보육비를 결제하면 그 다음 달 20일 이후 해당 카드사에 보육비가 지급되는 방식이어서 1월분 보육료가 정산되기까지는 한 달 이상 여유가 있다.
즉 카드사가 대금을 선납하는 구조로, 2개월간 대납도 가능해 당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여기에 전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두 달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히자 31개 시·군 중 24곳에서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수의 어린이집에서는 "한시름 놓았다"고 안도하면서도 근본적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원시 C어린이집 원장은 "두 달치 누리과정비가 지원된다고 하니 한시름 놓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왔다고 할 수는 없다"며 "3월부터는 어린이집도 유치원과 똑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이달치 보육료가 지급됐지만, 결코 유치원에 비해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결국에는 2∼3달 시간을 벌었을 뿐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두 달치 누리과정비를 받아 소진한 뒤에는 어린이집도 위기에 몰릴 것이다. 1년치를 모두 편성하지 않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육대란의 마지노선인 20일 현재 사태 해결의 기미가 없자 사립유치원들은 집단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는 21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800여 명이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송기문 회장 대행은 "경기도 사립유치원 1천100여 곳 중 회원으로 가입된 900여 곳의 유치원 원장과 학부모들이 경기도청으로 모일 예정"이라며 "누리과정비 지급 마지노선인 20일 현재 사태 해결이 되지 않은 데 따른 집회"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아직 학부모들에게 누리과정비 부담을 전가시키지는 않기로 했다"며 "유치원 대부분이 인건비를 지급하는 25일까지 더 기다려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지역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누리과정비 관련 문의가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제1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하는 누리과정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관련 법률 검토, 행·재정적 해소 대책, 정보 제공 등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