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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상에 뭘 올리나"…AI·구제역에 고민하는 주부들
쇠고기 뺀 미역국·달걀 안 묻힌 두부…채소는 '금값'·노로바이러스도 걱정 달걀 이어 소·돼지고기 가격 오르면 어쩌나…"해법은 사태 조기 종식 뿐"
2017-02-10 07:01:48최종 업데이트 : 2017-02-10 07:01:48 작성자 :   연합뉴스

"저녁상에 뭘 올리나"…AI·구제역에 고민하는 주부들
쇠고기 뺀 미역국·달걀 안 묻힌 두부…채소는 '금값'·노로바이러스도 걱정
달걀 이어 소·돼지고기 가격 오르면 어쩌나…"해법은 사태 조기 종식 뿐"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닭, 오리에 이어 소, 돼지까지…. 도대체 뭘 먹어야 하나요."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한차례 휩쓸고 간 축산농가에 구제역까지 발병하자 주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AI·구제역 탓에 축산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생긴 데다,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린 달걀 가격 등의 영향으로 식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는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경기 화성 동탄에 거주하는 20년 차 전업주부 김모(53)씨는 전날 저녁상에 쇠고기를 뺀 미역국을 준비했다. 반찬으로는 김장 김치를 내놨다.
반찬거리가 떨어져 시장에 나가려고 했으나, 막상 장을 볼 품목을 정리하다 보니 적어 넣을 것이 없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원래대로라면 1순위는 달걀, 2순위 닭고기 혹은 쇠고기, 3순위 생선, 4순위 채소인데, 1∼3번까지 전국을 휩쓴 AI나 최근 발병한 구제역과 관련이 있는 축산물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분간 고기는 최대한 줄일 생각이다.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찝찝하다"며 "미역국에 굴이라도 넣으려고 했는데 노로바이러스가 걱정되고, 채솟값은 평년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아 그야말로 금값이라 정말 장을 볼 게 없다"고 토로했다.
또 "원래 4천∼5천원 하던 달걀 한 판이 8천원까지 올랐는데, 앞으로 쇠고기, 돼지고기도 오르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7살, 11살짜리 딸 둘을 둔 주부 문모(44)씨도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문씨는 "AI와 구제역이 먹거리에 직접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알지만, 어린 자녀를 둔 엄마 입장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긴다"며 "일단 저녁상에는 달걀을 묻히지 않은 두부를 지져 반찬으로 올렸다. 우유도 당분간 먹이지 않고, 외국산 치즈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AI는 전국의 양계 농가를 휩쓸며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번 AI로 인해 3천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다. 특히 산란계의 경우 2천300만 마리, 전체 사육 대비 33%가 땅에 묻혀 달걀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AI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지난 5일 충북 보은을 시작으로 전북 정읍, 경기 연천 등 곳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더욱이 구제역 유형 가운데 'O형', 'A형'이 처음으로 동시 발생하자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주부들 사이에서는 구제역마저 전국으로 확산, 쇠고기, 돼지고기도 달걀처럼 가격이 급상승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아직 구제역으로 인한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 변동은 생기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구제역이 발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농가 수나 살처분 규모가 작아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산란계의 30% 이상을 살처분 하자 달걀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구제역 확산한다고 가정하면쇠고기, 돼지고기 공급량이 떨어져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거 사례를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즐겨 먹는 먹거리와 관련이 있는 AI와 구제역은 식탁의 '불청객'"이라며 "사태의 조기 종식만이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일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달걀(30알) 가격은 8천44원으로 평년 5천584원에 비해 크게 올랐다.
쇠고기(한우등심)와 돼지고기(국산냉장 삼겹살)는 각각 100g당 7천802원, 1천774원으로 평년 6천546원, 1천695원보다 조금 오르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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