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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하면 석면공사하는데"…초등돌봄교실 버젓이 운영
경기교육청 환경개선사업 돌입…방학중 교육활동은 학교자율 "학생·전담사 건강권 외면"…교육청 "완전 차폐해 안전"
2016-12-08 07:04:19최종 업데이트 : 2016-12-08 07:04:19 작성자 :   연합뉴스

"방학하면 석면공사하는데"…초등돌봄교실 버젓이 운영
경기교육청 환경개선사업 돌입…방학중 교육활동은 학교자율
"학생·전담사 건강권 외면"…교육청 "완전 차폐해 안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 안양의 A초등학교 돌봄 전담사 B씨는 겨울방학까지 한 달여가 남았지만 벌써 걱정이 태산이다.
방학이 시작하는 내년 1월 초부터 돌봄교실이 있는 학교 후관 건물에서 교실 천장 석면 해체(제거) 공사가 대대적으로 시작되는 데, 그 기간에도 돌봄교실을 정상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사 중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공기 중으로 전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도 돌봄교실을 신관건물로 임시로 옮겨 운영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학기 중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학생 중 절반 이상은 석면 공사 소식을 듣고 '이번 겨울방학에는 돌봄교실에 나오지 않겠다'고 학교에 알려왔으나, 학교 측은 나머지 학생들을 위해 돌봄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B전담사는 "공사하는 후관 건물과 신관건물은 거리가 10m도 안 된다"며 "석면은 잠복기기 30년이 넘는다고 해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 심란하다. 학교에선 계속 안전하다고 하지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걱정했다.



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겨울방학부터 교실 천장의 석면 제거공사가 시작된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2009년부터 국내사용이 전면 금지되어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석면은 15∼40년의 잠복기가 있으며, 석면 노출에 대한 안전한계치가 없다. 흉막질환, 폐암, 악성중피종 등이 대표 질환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도내 석면설치 학교(공사립 유치원 포함) 비율은 약 58%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이 가운데 16.7%에 해당하는 석면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1천286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올 겨울방학 석면제거 공사가 확정된 학교는 81곳(초등 33곳)이며 이 외에 300곳에 달하는 학교(초등학교 200여곳)가 입찰 등 공사 일정을 추진 중이다.
석면의 유해성이 알려진 이후 전수조사를 거쳐 그동안 석면설치 현황을 파악한 도교육청이 본격적인 제거공사에 돌입한 것은 이번 겨울이 처음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학교 석면제거 공사 시 유의사항과 방과후학교 및 돌봄교실 운영 시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권을 고려해줄 것을 당부하는 안내 공문을 학교에 전달했으나 세부 운영에 관한 사항은 학교장 결정사항에 맡겼다.
이 때문에 석면제거 공사가 이뤄지는 겨울방학 중 교내 교육활동 계획이 학교마다 제각각인 실정이다.



석면 공사 중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A초교와 달리 인근의 또 다른 C초교는 "학생과 교직원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내년 1월 6일부터 3월까지 방학 중 교육활동(돌봄교실 및 특기적성수업)을 전면 금지했다.
D초교도 석면 공사를 하지 않는 교내 다른 건물에서 돌봄교실과 특기적성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학부모 의견수렴 결과 반대의견이 대부분이라 '모든 교육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한 돌봄 전담사는 "학교와 교육청이 '방학 중에 학생을 돌봐달라'는 학부모 민원에는 민감하게 대응하지만, 건강권을 우려하는 전담사들의 목소리는 전혀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담사는 "학생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 만큼 학교장 결정에 맡길 게 아니라 도교육청이 일관된 원칙을 세워 도내 모든 학생이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석면 해체 및 제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안전하게 공사가 진행되므로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관계자는 "삼중의 차폐시설과 석면제거 후 공기 중 분진제거 등 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고 감리인도 지정돼 있어서 석면이 공사장 밖으로 나갈 우려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조만간 석면 공사가 필요한 유치원 및 학교 2천900여 곳 관리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석면관리를 위한 연수'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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