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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훼손·유기' 완전범죄 꿈꿔도 결국 잡힌다
박춘풍·김하일·안산 토막살인 잇따라 해결…검거율 95%
2016-05-07 14:52:08최종 업데이트 : 2016-05-07 14:52:08 작성자 :   연합뉴스
'시신 훼손·유기' 완전범죄 꿈꿔도 결국 잡힌다_1

'시신 훼손·유기' 완전범죄 꿈꿔도 결국 잡힌다
박춘풍·김하일·안산 토막살인 잇따라 해결…검거율 95%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강영훈 기자 =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한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신원 모를 성인 남성의 하반신 시신이 발견됐다.
이틀 뒤에는 이곳에서 11㎞ 떨어진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에서 나머지 상반신 시신이 나왔다.
경찰은 손가락이 퉁퉁 부어 지문채취가 어렵자 손가락 표피를 벗겨 내고 속 지문을 채취해 약품 처리한 뒤 원래 지문을 복구해내는 방식으로 피해자 신원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함께 살던 피해자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후배 조모(30)씨의 존재가 드러났다.
살인사건에서 피해자 신원 확인은 수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 사건이 원한, 치정 등 감정 문제에서 비롯돼 피해자 지인이 범인일 경우가 많아서다.
이에 따라 범인은 피해자의 신원을 숨기려 시신을 토막 내는 등 훼손하거나 유기하고 경찰은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수사력을 집중한다.
이 지난한 싸움은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의 승리로 끝이 난다.
가장 큰 승리요인은 과학수사기법의 진화다.
지난해 2월 발생한 일명 '육절기 살인사건'은 과학수사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경기도 화성시에 살던 A(67·여)씨가 돌연 실종되자 경찰은 세입자 김모(59)씨를 의심하고 자택수색을 요청했지만 김씨는 수색을 3시간여 앞두고 집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했다.
경찰은 그러나 방화혐의로 일단 김씨를 구속한 뒤 증거수집에 나서 CCTV영상 분석을 통해 그가 몰고 다디던 화물차 짐칸에 실려 있던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육절기가 어느 순간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육절기 확보에 나선 경찰은 수원과 의왕 등지에서 육절기와 톱날을 찾아내 정밀감정, 그 안에 남아 있던 A씨의 인체조직을 찾아내 김씨가 A씨를 살해한 뒤 육절기로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4월 시흥시 시화호 오이도 선착장 부근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 일부에서도 경찰은 지문채취에 성공, 중국 국적 한모(42·여)씨라는 사실을 밝혀내 한씨의 남편 김하일(47·중국 국적)을 시신 발견 3일 만에 검거했다.
과학수사가 날로 진화하고 있지만 형사의 '촉'도 여전히 사건 해결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2014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을 저지른 박춘풍(57·중국 국적)은 두루마리 휴지에 묻은 좁쌀만 한 혈흔에 덜미를 잡혔다.
팔달산 일대에서 토막 난 여성 시신이 잇따라 발견돼 수사를 벌이던 경찰에 "월세방을 계약한 사람이 날짜가 지났는데도 안 나타나고 방에는 비닐봉지와 장갑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출동한 형사 2명은 방 안 휴지에 묻은 피 한 방울을 찾아냈다.
이후 형사들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온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욕실 수도꼭지에 묻은 1㎜도 안 되는 인체조직을 찾아냈고 휴지의 혈흔과 인체조직 모두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박춘풍은 죄의 대가를 받게 됐다.
이처럼 과학수사가 발전하고 형사들이 능력을 발휘하면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경우 최근 5년간 발생한 살인사건의 피의자 검거율은 94.65%에 달한다. 이 기간 발생한 1천47건의 살인사건 가운데 991건에서 피의자가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자들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갈수록 치밀하고 잔혹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사기법은 그보다 더욱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며 "높은 검거율에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건은 꼭 해결해 피의자가 심판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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