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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우리동네] 전주 대표 낙후지역 '기자촌'의 변신
낡은 듯 친숙한 옛 전주의 풍경…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주목
후백제 유적 발굴되면서 '매장문화재 시굴조사' 한창
2018-12-15 07:00:07최종 업데이트 : 2018-12-15 07:00:07 작성자 :   연합뉴스
전주 기자촌 골목.

전주 기자촌 골목.

[쉿! 우리동네] 전주 대표 낙후지역 '기자촌'의 변신
낡은 듯 친숙한 옛 전주의 풍경…드라마·영화 촬영지로 주목
후백제 유적 발굴되면서 '매장문화재 시굴조사' 한창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전주의 대표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은 연간 1천만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관광객들은 전통과 현대의 미(美)가 공존하는 오묘한 멋에 사로잡혀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전주행 교통편에 오른다.
한옥마을 바로 옆 산 중턱쯤에 자리한 자만벽화마을도 반사이익을 얻어 관광코스가 됐다.
지대가 높아 주민이 떠나가고 텅텅 비던 마을이 벽화로 새 단장을 하면서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도심 재생사업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곳이 있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한 마을도 있다.
한옥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기자촌'은 다듬어지지 않은 전주의 전형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일대 300㎡가량 면적에 자리 잡은 기자촌.
낡은 슬레이트 지붕 아래 이곳저곳 균열한 주택 담벼락이 위태롭게 서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기자촌의 낡고 부서진 흔적은 이곳의 세월을 짐작할 수 있는 나이테라고 할 수 있다.
기자촌 형성 배경은 명확하지 않다.
6·25 전쟁 이후 오갈 데 없는 실향민이 터를 잡았고, 1970년 초부터 기자들이 모여 살았다 하여 이름 붙어졌다고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외에 어느 문헌에도 정확한 마을 형성 과정은 기록돼 있지 않다.
한때 부촌으로 불렸으나 재개발 바람에 밀리면서 전주의 대표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썼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시 외관 정비 차원에서 집 담벼락에 그려 넣은 벽화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살아나기는 했다.


낡은, 하지만 친근하고도 정겨운 이곳 풍경 탓에 2012년부터 드라마와 영화 연출진의 촬영지 답사가 끊이지 않는다.
박유천, 윤은혜 주연의 MBC 드라마 '보고싶다'가 기자촌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배우 유지태가 출연한 MBC 드라마 '힐러' 뿐만 아니라 공효진, 엄지원의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미씽: 사라진 아이'도 이곳에서 찍었다.
특히 KBS 드라마스페셜 '보통의 연애'는 기자촌 특유의 풍경을 잘 담아냈다.
형을 죽인 살인자에게 접근한 한 남자가 그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는 줄거리 속에서, 주인공들의 넉넉지 않은 형편을 친숙하게 그려냈다.
기자촌을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만 해도 드라마 4편, 영화 3편이다.
이 작품의 열성팬들이 촬영지인 기자촌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면서 한때 유명세를 치렀다.
벽화를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자촌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과거에 묶인 여느 마을과 다르지 않은 줄만 알았던 기자촌은 후백제의 역사를 품고 있었다.
기자촌 일대에서는 후백제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매장문화재 시굴조사가 한창이다.
후백제 기와편이 발견된 이곳에 궁성(궁궐을 에워싸고 있는 성벽이나 담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후백제 유적 정밀지표조사에 착수한 시는 내년 5월까지 문화제 발굴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기자촌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으로 묶여 있어 지자체 차원의 도시재생, 환경개선 사업을 할 수 없지만, 기자촌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면 전주시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매장문화재 발굴 사업도 한창이어서 추후 기자촌의 관광 상품성을 따져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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