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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이디 없는데요?"…QR코드 출입명부 의무화 '혼란의 첫날'
"설명하기 불편" vs "수기보다 빨라" 업주들 사이에도 의견 분분
2020-06-10 20:20:29최종 업데이트 : 2020-06-10 20:20:29 작성자 :   연합뉴스
QR코드로 기록하는 출입명부

QR코드로 기록하는 출입명부

[르포] "아이디 없는데요?"…QR코드 출입명부 의무화 '혼란의 첫날'
"설명하기 불편" vs "수기보다 빨라" 업주들 사이에도 의견 분분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QR코드를 안 찍으면 못 들어간다고요? 어떻게 하는 건데요?"
노래방, 클럽 등 8개 종류 고위험시설에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인계동의 A 피트니스 센터에는 낯선 안내판이 손님들을 맞았다.
스마트폰 앱으로 개인신상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지 않으면 출입을 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의 입간판이었다.
이를 모르고 피트니스 센터를 찾은 손님 대부분은 그제야 휴대전화를 꺼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알음알음 인증 절차를 밟아갔다.
네이버 앱에서 휴대전화 인증을 받은 뒤 QR코드를 발급받아 제출하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였지만, 앱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아이디·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해 이를 해결하느라 입장까지 10여 분이 소요되는 등 약간의 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이에 피트니스 센터 측은 QR코드 인증이 어려운 고객들에겐 기존 방식대로 수기로 출입명부를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피트니스 센터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 후 오후까지 20명의 고객이 출입했는데 고령의 회원 세 분은 네이버 아이디가 없어 수기로 연락처와 입실 시간을 적도록 했다"며 "스마트폰이 익숙한 젊은 고객들은 비교적 어려움 없이 입장하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기로 출입명부를 쓰는 것보다 QR코드를 사용하는 방식이 훨씬 시간 소요가 적어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편리하다"며 "출입관리가 강화되면 고객들의 불안감도 줄어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근 노래방은 아직 QR코드 인증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수기로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있었다.
QR코드라는 개념 자체가 익숙지 않은 데다, 늦은 시각 찾아오는 고객들은 취기가 오른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일일이 절차를 설명하기가 어려워 설치를 미루고 있다는 게 노래방 점주의 설명이다.
정부는 업주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이달 말까지 계도 기간을 두고 현장 단속은 하되 처벌은 하지 않고 있다.
노래방 점주는 "당장 나조차 QR코드가 뭔지 잘 모르는데 늦게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어 도입을 미뤘다"며 "계도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노래주점은 지난 9일부터 QR코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확약서를 쓰면 집합금지 명령을 조건부 해제하겠다"는 지자체의 제안을 수용한 결과다.
노래주점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영업을 쉬며 월세·인건비·세금 등으로 5천만원에 가까운 손해를 봤다"며 "영업만 할 수 있다면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는 데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 유흥주점도 사정은 비슷했다.
업소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QR코드 인식 방법에 대해 교육한 뒤 직원 1명을 안내 전담으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며 "취객이 절차가 어렵다며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도 영업만 할 수 있다면 감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8개 종류의 고위험시설에 대해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의무화했다.
8개 고위험 시설은 ▲ 헌팅 포차 ▲ 감성주점 ▲ 유흥주점(클럽·룸살롱 등) ▲ 단란주점 ▲ 콜라텍 ▲ 노래연습장 ▲ 실내 집단운동 시설 ▲ 실내 스탠딩 공연장 등이다.
stop@yna.co.kr
[https://youtu.be/-DeUMN94pDc]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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