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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역 전환 한 달…감염 속출에도 느슨해진 '거리두기'
"답답해서·더워서·귀찮아서"…간격 유지는커녕 마스크 미착용도 수두룩
2020-06-03 15:30:17최종 업데이트 : 2020-06-03 15:30:17 작성자 :   연합뉴스
PC방에 나란히 앉은 시민들

PC방에 나란히 앉은 시민들

생활방역 전환 한 달…감염 속출에도 느슨해진 '거리두기'
"답답해서·더워서·귀찮아서"…간격 유지는커녕 마스크 미착용도 수두룩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걸릴 사람만 걸리는 거 아니에요? 딱히 코로나 걸릴까 걱정은 안 드는데요?"
3일 경기 수원시 인계동 주점 거리에서 만난 A(19)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수롭지 않은 듯 웃으며 답했다.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오전 10시께 귀가하던 A씨 일행 4명 중 2명은 아예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인근의 PC방에선 좌석을 띄우지 않고 나란히 앉은 청년들이 큰 소리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게임에 열중했다.
PC방 내부에는 30여 명의 손님이 있었지만, 마스크를 제대로 쓴 건 단 2명이었다. 턱받이처럼 목 아래로 걸쳐둔 건 그나마 나은 축이었고, 마스크를 벗어 한쪽 귀에만 걸쳐 두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태반이었다.
PC방에서 만난 B(25) 씨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몇 달 전까지만 해도 PC방에 잘 안 나왔는데 요즘은 확진자도 줄어들어 괜찮을 것 같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 체계를 전환한 지 한 달을 앞둔 3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생활 속에서 '거리두기'는 점차 느슨해져 가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대규모 유행'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며 주민들에게 모임과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식당·카페·쇼핑몰 등 사람이 몰리는 곳에선 1m 간격 유지는커녕 가장 기본이 되는 마스크 착용조차 하지 않은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날 점심시간 수원의 한 냉면 전문점에는 서빙하는 직원 3명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하다가 손님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나서야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 직원은 "점심시간 바쁘게 일하다 보니 숨쉬기가 답답해서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인근 대형 쇼핑몰 내 뷔페식당에선 마스크를 쓰고 입장했던 손님들도 음식을 담으러 이동할 땐 마스크를 벗기 일쑤였다.
매장 내에는 집게 사용 시 접촉을 막기 위한 비닐장갑이 비치돼 있었지만 사용률은 저조했다.
식당 이용객 C(32) 씨는 "음식을 먹으려고 마스크를 벗었다가 음식을 뜨러 갈 때마다 다시 착용하기 번거로워서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이후 전날 0시까지 28일간 발생한 확진자는 총 731명에 달한다.

이 중 이태원 클럽 발 확진자가 270명이고,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117명이다.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됐고 사망자도 1명 나왔다.
방역당국은 아직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현행 방역·의료체계 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이내라고 판단해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확산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고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도 줄고 있는 만큼, 수도권에 한해 한층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 1일 콜센터와 물류센터뿐 아니라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에도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는 등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확산세가 계속되고 밀접한 공간에서 감염 전파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주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은 방역을 위해 일상의 일정 부분을 양보해야 하는 시기"라며 "방역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생활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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