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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과 함께 날아간 명절특수…한가위 맞은 전통시장 '울상'
소모임 위주·여행으로 대체 등 달라진 명절 풍속도도 한몫
2019-09-13 08:00:02최종 업데이트 : 2019-09-13 08:00:02 작성자 :   연합뉴스
손님을 기다리는 지동시장 상인들

손님을 기다리는 지동시장 상인들

태풍과 함께 날아간 명절특수…한가위 맞은 전통시장 '울상'
소모임 위주·여행으로 대체 등 달라진 명절 풍속도도 한몫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가뜩이나 손님들 줄어드는데 올해는 태풍까지 겹쳤으니…"
추석을 맞은 13일 경기 수원시의 전통시장인 지동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김모(65) 씨의 심정은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명절 전 최대 대목으로 꼽혔던 지난 7일 주말에도 태풍 '링링' 때문에 손님 구경이 어려웠고, 이어진 평일에도 가을장마와 함께 폭우가 이어지며 명절 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천막을 덧대 비바람을 막고 어떻게든 장사를 해 보려던 김 씨는 예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손님에 그저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5년쯤 전에는 연휴를 앞두고는 원래 시장에 손님들이 가득 차 걷기도 힘들었는데 요즘은 대목이 돼도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며 "가뜩이나 이번엔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특수를 아예 놓쳐버렸다"고 말하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통시장을 향하는 발길이 끊긴 건 비가 잠시 그쳤던 지난 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명절을 나흘 앞두고 차례상 차림 주부들로 북적대야 할 전통시장은 "황태포 3천500원"을 외치는 상인의 목소리만 울려 퍼질 뿐 장바구니를 든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대목을 노리고 평소보다 많은 양의 물건을 납품받은 상인들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건어물 상을 운영하는 A 씨는 "제수용 어포를 하나 팔아봐야 몇백원 남지도 않는데, 명절에 하루 100명은 와야 할 손님이 반도 안 오니 받아놓은 상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적은 수의 식구가 명절 당일에만 모였다가 헤어지거나 연휴 동안 가족여행을 떠나는 등 달라진 명절 문화도 어려워진 전통시장 사정에 한 몫을 거들었다.
시장을 찾은 최모(58) 씨는 "예전에는 명절이면 가족만 20명 정도 모여 2∼3일씩 묵으니 식사 준비만 해도 양이 어마어마했는데, 최근엔 10명 정도가 당일에만 모였다가 헤어지니 2끼니 분량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 박모(55) 씨는 "이번 명절에는 아침 차례만 지내고 가족여행으로 연휴를 보내려고 한다"며 "상에 올린 음식도 다 먹지 못할 판이라 명절 준비도 최소한으로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지자체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카드 결제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고, 연휴 기간 갓길 주정차를 허용하는 등 주차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시민들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 4일 화서시장에 아케이드가 설치되는 등 많은 전통시장이 설비 보강으로 쾌적한 쇼핑 환경을 갖춰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설개선, 시장별 캐릭터·먹거리 개발 등 다양한 시장 육성방안을 지속해서 실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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