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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경로당의 색다른 말복 복달임 이야기
사랑과 화합, 미화원, 관리소, 입주자대표와 공감, 소통... 어우러져가는 행복감
2018-08-22 15:34:58최종 업데이트 : 2018-09-03 10:40:2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우리 동네 망포동 경로당은 화합이 잘 되고 사랑이 넘친다. 그렇기 때문에 소문이 좋아 회원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초복을 시작으로 중복 그리고 말복인 16일에는 더위를 이기는 대대적인 복달임을 하였다. 매월 회의를 통해 정보 교환, 회계보고 등 여러 가지 업무협의를 한다.

요즈음 경로당 운영이 상당히 체계화되어 있고 지회와 구청과의 협조가 잘 되어 노인 복지를 향한 정책이 잘 실현되고 있다. 1시간 이내로 끝나는 회의는 자신의 소속감을 확인시키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며 특히 노인으로서 어떻게 행복한 생활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알려 주곤한다.
 
16일 오전 11시인데 벌써 약 30명이나 모였다. 12시에는 입주자 대표, 단지 내 청소 미화원, 관리소 직원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다. 전 날부터 바쁘게 먹거리를 준비하였다. 초복에는 보양탕을 주 메뉴로 했는데 이번에는 삼계탕을 준비하였다. 회비를 잘 내고 특히 찬조금도 심심찮게 들어와 금전적인 큰 어려움은 없다. 간단한 회계보고를 하고 노인회장인 이정명(남,77세) 회장은 인사말을 하였다.
 노인 회장의 감사와 격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노인 회장의 감사와 격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많은 회원들을 둘러보며 건강한 우리 회원들에게 감사하며 특히 "분위기 좋은 경로당을 만들어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간단한 건의 사항을 들었다.

정인건(남 87세)씨는 학식도 풍부하고 아는 것도 많다. "가능하다면 지회 소식, 구청에서 오는 공문, 협조사항을 모두가 공유하도록 공지를 확실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요한 사항은 민원 만이 아니라 누구나가 알도록 공지를 하고 때론 개별적으로 알려 달라"고 했다.

이어서 노인은 "요즘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회원들이 사소한 것 가지고 다투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참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며 심하게 다투거나 싸우면 경고를 주든지 강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모든 회원이 그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청소미화원들이 오붓하게 식사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청소미화원들이 오붓하게 식사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12시가 되어 가자 외부 손님들이 하나둘 모여 들었다. 관리소장을 비롯한 직원 6명, 미화반장을 비롯한 청소 미화원들이 들어왔다. 주1회 경로당을 청소하느라고 애로사항이 없는 것이 아니다. 성영희 미화반장은 8년간 아파트에 근무하였다. 경로당은 청소를 해도 빛이 잘 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얼른 보면 청소를 안 한 것 같이 보인다.

특히 외부청소는 더운 날씨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 전에는 외부 전담 남자 청소미화원이 있었는데 그 제도가 없어졌다. 노인회장은 "혹시 미화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저 "감사하다"는 답변의 말이었다. 오늘은 몇 십년 경력의 황종용 노래강사도 함께 자리했다. 엄청나게 큰 수박을 들고 왔다. 마침 점심식사 후 노래교실이 열리는 날이다. 
경로당 안방에서는 남성회원과 외부 손님이 함께 했다.

경로당 안방에서는 남성회원과 외부 손님이 함께 했다.

안방에는 남자 노인들이 10명이 함께하며 삼계탕으로 진한 식사를 하였다. 음식이 뜨거워도 냉방장치가 잘 되어 있어 그리 덥지는 않았다. 옆방에는 여성 노인이 자리를 잡고 삼계탕을 먹었다. 통상 경로당은 남성과 여성의 방이 완전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식사 역시 나누어서 했다.

오늘 따라 조금 과식하는 듯한 회원들이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푹 삶아서 그런지 후물후물 입안에서 녹는 느낌이었다. 반찬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오늘 말복에 우리들 때문에 많은 닭이 죽어 안타깝다"는 농담의 말도 나왔다. 삼계탕을 안 먹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식당 겸 여성회원들의 전용식당에서의 삼계탕 식사

식당 겸 여성회원들의 전용식당에서의 삼계탕 식사

경로당 회원이기도 한 입주자 대표는 뿌듯한 표정이었고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매일 오늘만 같아라"라고 농담을 하기도 하였다. 삼계탕 그릇을 받자마자 뜨거워 빨리 먹지 못하는 노인도 더러 있었다. 두 개의 방과 부엌 겸 식당에는 웃음과 행복이 넘쳐났다. 오후 1시가 채 되기도 전에 닭 수십 마리가 없어졌다. "먹는 것이 무섭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오늘 삼계탕 드시고 앞으로 여름 더위 잘 이기셔요! 알았지요?" 부회장이 소리쳤다.
 
도시 속에 아파트 경로당이지만 그래도 구수한 인심은 남아 있다. 음식 자체가 토속적이고 향토색이 매우 짙다. 그래도 인정의 샘이 마르지 않는다. 이름있는 날마다 색다른 별미를 맛보고 영통구 지회 사람들도 초청한 바가 있다. 무엇보다 서로 어우러지니 분위기가 좋다.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니 자연스러운 소통이 된다. 오해, 불신, 부정의 마음은 우리들의 삶을 힘들게 한다. 
안방에서는 연장자가 좋은 자리에 앉는다(90세)

안방에서는 연장자가 좋은 자리에 앉는다.

경로당 회장은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을 우선으로 하고 잘 공경하자"고 늘 말한다. 회장과 총무를 비롯한 임원은 봉사하고 일하라고 뽑은 것이다. 자칫 군림하거나 목에 힘 주라고 세운 것이 아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니 다소 어려운 말이라도 서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식사가 마쳐질 무렵 청소미화원은 재빨리 설거지를 시작했다. "오늘은 손님이니 제발 하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커피를 마시니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다. 여기에 수박을 또 곁들였다. 더위를 쫓아내는 최고의 과일이기 때문에 자주 먹는다.

"이제 천천히 7080노래를 준비해 주셔요." 전속 노래강사는 악기와 전자장치를 만져본다. 경로당 안에 노래방 시설 일체를 수원시에서 설치해 주었다. 마이크 성능도 그런 대로 쓸 만하다. 제일 용감한 회원이 '울고 넘는 박달재'로 한 곡 뽑는다. 박자와 음정이 다소 맞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하나 웃거나 무관심하지 않는다. 외부 손님들은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밖으로 나선다. 식사를 한 후 용무가 급한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 그래도 오늘 말복의 복달임은 대 성공이다.

무엇보다도 부회장과 총무, 감사인 여성들의 수고가 훨씬 컸다. 이제 경로당이 과거보다는 진보된 문화가 있고 예술도 있고 다양함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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