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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무엇을 남겼나
공간 배치, 날짜 변경 검토해야
2019-10-09 19:59:28최종 업데이트 : 2019-10-10 09:40:25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2019년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는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해 개막공연, 음식문화축제, 정조대왕 능행차를 취소하고 행사를 축소해 열었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정조대왕 능행차와 음식문화축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대표 프로그램과 먹거리가 없었음에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았다. 축제장 주변의 먹거리 인프라가 충분했고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체험프로그램이 풍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수원화성문화제는 즐거운 축제로 만들기 위해 '인인화락, 여민동락의 길'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도약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외국인 투어프로그램,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그램,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시민추진위원회의 시민프로그램 등 50여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광장, 어린이들이 열심히 성벽을 쌓고 있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광장, 어린이들이 열심히 성벽을 쌓고 있다.

프로그램 주제에 따른 공간을 재구성해 존별 공간 구성을 통한 관람 동선의 효율성을 도모했고 투어프로그램, 등불축제 등 존별 공간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야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확대 운영해 별도의 야간 프로그램 공간을 구성했다. 화성행궁 광장 프로그램과 주요 대표 프로그램을 야간에 확대 운영했다. 화성행궁 야간프로그램, 혜경궁 홍씨 진찬연, 야간 투어프로그램 등을 유료화했고 문화제 기념품을 개발해 살거리를 확대해 판매했다.

행궁광장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인 '행궁오락관', 책과 함께하는 '어린이 규장각', 수원화성의 여러 시설물들이 축소된 놀이터 '상상공작소' 등이 운영되었다. 열린 공간의 넓은 장소에 어울리게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

화성행궁 안에서는 정조대왕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나오는 별미를 만날 수 있는 '조선별미극장'은 복내당 일원 수라간에서 펼쳐졌다. 상황극으로 진행해 함께 참여할 수 있고 별미를 맛볼 수 있어 쏠쏠한 재미가 있었고 문화제의 정체성과도 잘 부합한 프로그램이었다. 낙남헌에서 열렸던 친림과거시험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은 재미는 있었지만 관객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정도로 산만하게 진행되었고 너무 코미디 적으로 연출된 느낌이었다.

봉수당에서 진행한 미디어아트 진찬연 '한중록 1795'는 혜경궁 홍씨 진찬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공연 자체로는 완성도가 높았지만 정체가 불분명한 무용 위주의 공연은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게 했고 봉수당을 폐쇄한 점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공연을 소수(유료 좌석 168석)만이 즐길 수 있게 한 점은 문제였고 리플렛을 제작하는 배려도 없었다. 외주 공연 프로그램은 공연을 위한 공연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체성과 진정성이란 측면에서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복내당 앞 '조선별미극장'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복내당 앞 '조선별미극장'

유여택에서 진행한 수원화성 축성 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 콘서트 '정조실감'은 인기는 있었지만 유명인을 초청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게 수원화성문화제 취지와 맞는지는 의문이다. 인기가수 공연을 지양해 축제 고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마당에 형태만 바꿔 진행한 느낌이다. 축제 흥행이란 측면에서 이와 같은 유혹을 뿌리칠만한 콘텐츠에 주목하고 열정이 필요해 보인다.

수원화성 화서문과 장안공원에서는 시민 제안 및 공모로 선정된 15개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었다. 화서문 무대에서는 수원화성 축성 준공을 기념하는 '수원화성 낙성연', 판소리 음악극 '정조가', '2019 Again Joseon', '오래된 미래', '달빛가요제' 등이 열렸다. '석채화 수원화성 그리기', '정조 예술로 품다', '수원화성 축성체험', '조선의 거리 악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열린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열린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화서문과 장안공원은 성 안의 행리단길과 이웃해있다. '행리단길'을 찾는 수많은 청년들이 수원화성문화제에 주목할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하고 프로그램을 배치하면 젊은이들의 특구처럼 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 공간의 특수성을 깊이 있게 주목해봐야 한다.

수원천과 화홍문, 북동포루 일원에서는 야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북동포루 주변에서는 '예술 장돌뱅이', '환상로드 퍼레이드', '굿 파티', '수원화성 달빛살롱', '화성과 바람과 빛과 시' 등이 진행되었다. 수원천과 화홍문에서는 과거와 현대를 잇는 주제를 바탕으로 등불, 조명,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수원등불축제 '정조 미래의 빛' 전시가 있었다. 화홍문을 배경으로 정조대왕이 꿈꾸는 미래를 나타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은 볼만했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홍문, 수원등불축제 '정조 미래의 빛'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화홍문, 수원등불축제 '정조 미래의 빛'

이번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추진위원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돌발변수로 인해 축소 진행되었다. 그렇지만 특성화된 공간 배치는 주제가 불분명해 특화된 공간이라고 보기에 미흡했다. 또한 수원화성문화제 주요 프로그램인 '수원화성 낙성연' 공연을 문화제 기간 전인 10월 2일 배치한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정체성을 오롯이 하는 주요 프로그램은 공연 장소와 시간을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수원화성과 수원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의 개혁이념을 기리는 축제로 1964년 경기도청 이전 기공식이 있던 10월 15일을 기념하고 수원시민의 날을 경축하기 위해 '화홍문화제'라는 명칭으로 시작되었다. 1995년 제32회 화홍문화제부터 수원화성이 준공된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10일을 시민의 날로 새로 정해 문화제를 개최했다. 1999년부터 명칭을 수원화성문화제로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수원화성 창룡문, 폐막 공연인 야조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수원화성 창룡문, 폐막 공연인 야조

우리나라의 10월 초는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지속돼 축제를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짧아지는 등 기상이변에 가까운 날씨를 보였다. 2015년에 열렸던 제52회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비가 내렸고, 지난해와 올해는 연속해서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10월 초 야외행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수원화성문화제를 10월 10일 기준으로 약 1주일 뒤에 여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이다. 올해로 본다면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이다.

제56회 수원화성문화제, 수원화성, 화성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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