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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일상으로!’ 양성평등, 얼마나 지켜지고 있나
2019 양성평등 주간 기념행사…뮤지컬‧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 열려
2019-07-10 09:28:22최종 업데이트 : 2019-07-10 09:22: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기자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90년대를 돌이켜보면 체벌은 참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담임교사 말이 잘못되었다고 던진 말 한마디에 앞으로 불려나가 사정없이 맞았다. 교복이 없었던 중학교 시절에는 더욱 심했다. 티셔츠에 그림이 크다고, 바지 단이 복숭아뼈를 덮지 않아서 복도에서 매를 맞았다. 심지어 남방을 바지 안에 집어넣지 않았다고 그 자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남방을 집어넣을 때까지 계속 맞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자도 '스쿨미투'에 한 피해자였다. 그리고 시대가 변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SNS가 발달해 관련 사례가 많이 드러날 뿐이다. 6월 2일자 머니투데이 기사를 보면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트위터 등 SNS와 기사들을 바탕으로 스쿨미투가 일어난 학교들을 모두 모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재까지 포착한 피해 사례만 100여개 학교에 달한다'고 나와 있다.

물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2항에서는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저지를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는 피해자가 2차 가해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불안한 여성 안전... 차단보다는 안전한 환경조성

2019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4일 여성문화공간 휴에서 '여성에게 안전이란?' 토론회가 열렸다. 이에 수원여성노동자회 오유진 사무국장은 "실제로 성폭력 피해자 분들을 위한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피해자가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피해와 더불어 조사과정에서 담당자가 성인지 감수성이 낮아 조사과정이 더 힘들다는 점이다. 어떤 근로감독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볼 때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원여성회 활동가 김미영 씨는 "여성이 느끼는 두려움은 범죄로 인한 사건보다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차별들이다. 안전한 공간을 설정하는 정책, 여성을 분리하여 보호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 모든 공간에서 성별과 관계없이 안전한 사회, 보편적 안전을 지향해야 한다. 또 일상에서 느끼는 차별에서 문제의식을 느끼는 교육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보면 참여자들은 '일상에서 실천하는 안전'을 이야기한다. 실제 불평등이 일어나는 곳은 직장, 학교, 1인 생활공간 등 일상생활이다. 그리고 시민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출 수 있는 분위기 조성, 성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는 태도가 결국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고 말한다.
4일 여성문화공간 휴에서 열린 '여성에게 안전이란?' 토론회

4일 여성문화공간 휴에서 열린 '여성에게 안전이란?' 토론회

양성평등주간, 일회성 행사보다 장기적인 계획 필요해

7월 1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2019 수원시 양성평등 주간'을 보면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수원시청 로비에서는 양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렸다. 작품들은 일상생활 속 양성평등 실천아이템, 양성평등 성역할 고정관념 탈피, 일과 가정 양립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양성평등 주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여성비전센터, 가족여성회관 등을 통해 순회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양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양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3일은 양성평등 기념식이 열렸다. 수원시 여성상 표창 시상과 더불어 양성평등 교육공연 '엄마가 뿔났다' 뮤지컬이 진행됐다. 집안일에 지친 엄마가 집을 나가면서 일어나는 아빠와 아들이 겪는 좌충우돌을 보여줬다. 뮤지컬은 남녀가 평등하게 존재하는 가정이 행복의 필요조건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 4일 휴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사회임을 밝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3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2019 수원시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사진출처/수원시포토뱅크)

3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2019 수원시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유명식

5일간 진행된 양성평등주간 행사를 통해 여전히 여성은 불평등하고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 있음이 드러났다. 또 실제로 중요한 건 '일상에서의 실천'에 대한 강조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행사로 마무리하기보다 장기적인 방법이 더욱 이어지면 좋겠다.

공모전을 활용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거나 수원시에서 추진하는 여성 안전과 관련된 정책을 시민들에게 SNS를 통해 공유하면 어떨까. 양성평등행사에 주로 관련 시민단체나 유관기관 관계자 뿐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 기획도 좋겠다. 후속 프로그램으로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프로그램을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서관, 평생학습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것도 방법이다. '일상에서 스며드는 성평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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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기념행사, 성평등,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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