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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통청명단오제, 주민화합 한마당 축제 성료
16~17일 영통단오어린이공원에서 열려...전통과 문화 공존 통해 주민 화합 도모
2018-06-19 15:13:52최종 업데이트 : 2018-09-03 11:13:4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단오풍정이란 유명한 그림이 있다. 혜원 신윤복의 작품인데 단옷날에 냇가에서 기녀들이 그네를 타기도 하며 속살을 드러낸 채 목욕을 하고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풍경이다. 단오를 즐기며 액을 물리치는 의식이기도 한데 바위 뒤에서 동자승 둘이 이 장면을 훔쳐보고 있어 긴장감이 흐르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으로 신윤복이 살던 조선후기 단옷날의 일반적인 풍경을 보는 듯하다.

단오는 양기의 숫자 5가 두 번 겹치는 음력 5월 5일로 '높은 날' '신 날'이란 뜻의 수릿날이라 부르는 날이다. 보리를 수확하고 모심기가 끝난 뒤 잠깐의 여유 속에 하루 종일 한바탕 놀면서 즐기는 명절로 오래전부터 농경사회에서 풍농 기원제의 성격을 지녔다. 오랜 역사를 통해 이런 전통문화가 잘 전승된 강릉단오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보존되고 문화적 독창성과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아 2005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영통청명단오제가 열리는 느티나무, 수령 530년이 넘었다

영통청명단오제가 열리는 느티나무, 수령 530년이 넘었다

어느 한 마을에 수령 500여년 된 나무가 있다면 그 마을은 최소한 500년 전부터 문화를 형성하면서 사람이 거주했고 나무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고 볼 수 있다. 수원에 수령이 약 53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에서 단오제가 열리고 있다. 영통구 청명마을의 영통청명단오제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가 지난 16일 저녁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 영통단오어린이공원에서 열렸다.

16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느티나무 앞에서 열린 전야제는 경기방송 장벽진의 바운스 바운스 특집 오픈 스튜디오로 진행됐다. 장벽진의 재치 있는 진행 속에서 '연남 갱스타' '양송회' '우연이' '오로라' '헤일로' '울랄라 세션' 등 초대가수들의 열창은 전야제 구경나온 시민들을 즐겁게 해줬다. 흥에 겨운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어깨춤을 추면서 전야제를 즐겼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전야제, 경기방송 장벽진의 바운스 바운스 특집 오픈 스튜디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전야제, 경기방송 장벽진의 바운스 바운스 특집 오픈 스튜디오

영통청명단오제는 17일 새벽 청명산 정상 부근 약수터에서 산신제를 지내면서 시작됐다. 새벽에 가파른 청명산을 오르는데 숨은 턱에 차고 산 모기들이 먹이를 기다렸다는 듯 새까맣게 달라붙었다. 영통1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원회 회원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제물을 바위 위에 차려놓고 단오제의 시작을 알리는 제례를 지냈다. 제례 마지막 순서에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원회 오이환 위원장과 최영옥 시의원은 단오제 발전과 마을사람들이 연중 무병하고 평온무사하기를 기원했다.

영통청명단오제는 산신제에 이어 사방에서 취타대와 풍물단이 입장해 느티나무를 돌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고은소리예술단이 경기민요를 불러 분위기를 띄웠고 수원여성실버합창단의 합창곡, 고전무용인 태평무 등의 공연이 열린 후 느티나무에서 당산제를 지내며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당산제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초헌관, 김형식 대한노인회 영통구지회장이 아헌관, 허정훈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훤회 위원이 종헌관, 김봉수 위원이 대축을 맡아 의식을 진행했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청명산에서 산신제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청명산에서 산신제

초헌관으로 참여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 느티나무가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선정된 것을 아시지요? 2016년에 산림청에서 전국의 보호수 1만4000여 그루 중 으뜸 보호수 100주에 선정 됐고 '이야기가 있는 보호수' 책자의 표지를 장식한 유명한 느티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펼쳐지는 영통청명단오제가 더욱 발전하고 시민 여러분들이 오늘 하루 마음껏 즐기면서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당산제를 마치자 주최측에서 준비한 떡, 수박, 막걸리 등의 음식을 나눠줬다. 요란한 취타대 소리와 함께 장용영 군사를 앞세우고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가 행사장에 들어왔다. 장용영 군사들이 무예시범을 한 후 포토타임 시간이 있었는데 너무도 인기가 많아 긴 줄이 늘어섰다. 정조대왕 나들이를 본 영통 주민들이 가을에 열리는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에도 많이 참여해 즐겼으면 한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느티나무 앞에서 당산제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느티나무 앞에서 당산제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정조대왕 나들이 장용영 무예시범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정조대왕 나들이 장용영 무예시범

느티나무 앞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야, 고마워! 네 소원은 뭐니? 소원을 말해봐!' 단옷날 소원 빌기 행사가 열렸다. 하트용지에 소원을 쓰는 행사였는데 인기가 많아 하트용지가 빼곡하게 걸렸다. '대한민국 흥성하고 수원시 번창하라!' '내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오늘이다' '고입 고득점, 수능 대박!' 등 재치 있는 글, 의미 있는 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단옷날 민속경기로는 그네뛰기, 팔씨름, 새끼 꼬기, 제기차기 등이 열렸다. 체험행사로는 상쇠, 상모놀이, 봉숭아 물들이기, 단오부채 가훈쓰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떡메치기, 컬링체험, 천연염색 손수건 만들기, 소달구지 여행 등의 행사가 열렸는데 체험부스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즐겼다. 부대행사로는 먹거리장터, 북카페, 풍물장, 생태자전거 솜사탕 만들기, 고물이 보물이다, 찾아가는 작은 미술관, 창작시 전시, 이동식 건강검진센터 등이 운영됐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단오제였다. 대부분의 행사부스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봉사에 의해 운영됐다.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단오부채 가훈쓰기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단오부채 가훈쓰기

영통지역은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 주축으로 청명산 산신제와 느티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냈다. 1994년부터 영통, 영덕지구 신시가지가 형성되면서 급속한 도시화로 마을의 모습은 바뀌었고 타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기존 마을공동체가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뜻있는 주민들과 영통1동 사무소 관계자들이 마을 전통 복원에 나서면서 2005년 영통청명단오제 막이 오른 것이다.

영통청명단오제는 도시화로 해체된 공동체가 느티나무를 구심점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 탄생한 것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구민이 화합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문화축제로 발전해야한다.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옥색치마 날리며 그네뛰기

제13회 영통청명단오제, 옥색치마 날리며 그네뛰기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원회 오이환 위원장은 "영통청명단오제는 영통의 안산인 청명산의 샘터에서 기원고사를 올린 후, 이곳 당산나무 아래서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주민의 안녕과 화목,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면서 즐거운 놀이를 했던 마을 문화의 원형이었습니다. 영통청명단오제보존위원회는 산업화, 도시화와 더불어 끊어졌던 동제의 명맥을 이어 당산제향을 고증하며 전통의식을 복원해 옛날의 아름다운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단오제 발전과 보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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