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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池洞)에 가면 별 것이 다 있네
사람향기 진한 화성동쪽마을…언덕 넘어 골목 들어서니 여인숙‧건재상 눈에 들어와
2019-04-23 10:40:03최종 업데이트 : 2019-05-01 13:40: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동수원사거리 육교를 넘어 서울 방향으로 직진한 후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지동(池洞)이다. 지동의 옛 이름은 큰 연못이 있다고 하여 '연못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는 '못골'이다. 오래 전 지명에는 지곡(池谷)이란 표기도 나타난다. 북쪽, 서쪽, 동쪽에서 물이 고여 내려와 못골에는 가뭄이 없고 항상 농사가 잘 되었다고 전해진다.

수원은 물의 원천지로 이곳에서도 물줄기가 마르지 않아 비옥하고 살기 좋았던 곳임에 틀림없다. 지동의 한 복판으로 들어와 보니 차도와 인도는 매우 비좁고 가파른 언덕길이 많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광경은 달동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언덕을 넘으니 저 멀리 수원화성성곽길이 한 눈에 보인다. 조금 더 내려가니 시립지동어린이집이 있다. 지동하면 그래도 수원에서는 역사가 있고 나름대로 브랜드가 있는 동네이다. 우선 지동초등학교하면 수원에선 꽤 알려진 명문학교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카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이 있어 많이 알려진 동네이다. 지동은 총면적 0.79㎦, 세대수 6560, 인구 1만4903명, 36개의 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 단체로는 주민자치위원회 외 9개의 단체가 있다.
 
골목길마다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든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니 창룡마을창작센터에 다다랐다. 이곳에서 수원화성 성곽쪽으로 바라보니 마치 화전(火田)과 같은 느낌이 난다. 이 지역 주민인듯한 사람한테 "여기 집을 헐었는데 다들 어디로 이사갔지요?"라고 물으니 퉁명스럽게 "모른다"고 답한다. 4월인데도 한 여름의 태양이 이글거린다. 작은 슈퍼, 미용실, 여인숙이 골목에 있다. 건재상, 작은 규모지만 이곳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골목길엔 교회와 여인숙이 옛 정취를 나타내고 있다.

골목길엔 교회와 여인숙이 옛 정취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벽화그림이다. 벽화는 2015년 3.5㎞ 이상 조성되었다. 2017년에는 5.8㎞까지 확장하여 전국에서 제일 긴 벽화 마을이 되었다. 2011년 삼성전자가 후원하여 낡은 건물을 새롭고 아름답게 변화시켰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며 예술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벽을 넘어 사람 속으로'에서 출발한 벽화 테마는 '생태', '골목을 심다', '동심', '골목에 펼치다' 등의 골목형 주제로 계속 업그레이드 되었다. 벽화 속 그림같이 지동은 인간미가 있고 훈훈한 정이 넘치는 전형적인 골목마을이다. 그런가하면 노인 연령층이 높고 문화활동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곳이기도하다. 
수원화성 성곽길이 보인다. 사람이 살았던 텅빈 밭

수원화성 성곽길이 보인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의 텅빈 공간

골목길을 걷다가 잠시 숨을 고르며 주민을 만났다. 고재경(여.68 지동)씨는 이 곳에서 퍽 오래 살았다. "정이 들어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자녀들은 여기에서 먼 곳으로 출가하였다. 그래도 "그녀는 고향이 좋다"고 했다. 몇몇 집에 붉은 기가 날리는 것을 보니 전통적인 무속신앙이 있는 듯하다. 성곽에서 멀지 않게 맞닿은 밭은 여러 채의 집이 헐린 자국이다. '경작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수원시의 경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지도를 따라 떠나보는 스탬프투어는 또 다른 멋진 코스였다. 출발점인 창룡마을창작센터(팔달구 창룡문로 34)는 오래 전 마을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새살을 돋게 해 주던 목욕탕을, 예술생산성을 높이고 꿈을 갖게 하는 미래지향의 창작센터로 이미지 메이킹하였다. 다음으로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인데 이곳은 열린 교회가 주민들에게 준 선물이라고 한다. 봉돈 포토존은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통신시설이다.

이제는 시(詩) 골목으로 들어선다. 구불구불 골목길 느티나무 아래에서 시 한편을 읽어 내리면 많은 시민들의 아름다운 글이 지나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추억의 태권브이, 꺼벙이 억수 지점에서는 우리 동네 거주하는 동화작가 윤수천 선생의 작품 속 주인공인 꺼벙이를 만나게 된다. 7번째로 계류식 헬륨기구 포토존에 다다른다. 높게 높게 떴다 어! 바람이 불어 오니 두둥실! 풍선 타고 쉬어가며 수원을 한눈에 담아 본다. 
4월의 녹색빛으로 가득한 지동 벽화마을 안내도

4월의 녹색빛으로 가득한 지동 벽화마을 안내도

이 곳엔 공원도 있고 운동기구도 많다.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마을주민들이 여유와 한가로움 속에 묻혀 있다. 남녀 어르신들이 한가롭게 게이트 볼에 몰입하고 있다. 먼 곳에서 듣자니 "그래도 이 만큼만 오면 많이 나오는 거 아냐? 10명만 나와도 게임은 되는 거 아냐?" 분위기가 골목길과는 다른 풍경이다. 다음 코스는 8번째인 참 잘 왔어요. 즉 지동벽화마을에 '참 잘 왔어요' 이제 9번째 '흥부놀부' 놀부의 곳간이 열리는 지동이다. 우리는 흥부의 가족이 되어 복을 받아 가자. 10번 째의 '지동시장' 너무도 잘 알려진 곳이다. 순대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마지막 코스인 11번째의 '수직정원'이다. 우와! 높은 벽에 숨어 있네? 꽃도 피었네. 좀 쉬어가자. 이렇게 11코스가 완주 코스이다. 
2016년 5월 개관한 창룡마을창작센터가 문화의 중심이다.

2016년 5월 개관한 창룡마을창작센터가 문화의 중심이다.

창룡마을창작센터 강사로 얼마 전에 입사한 우경주 강사를 만났다. 우 강사는 기획과 문화예술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회당 2시간씩 30회 분량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적인 면이 타 지역에 비해 열악한 편이지만 문화마을 거점을 위한 시도와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민의 참여의식을 어떻게 갖게 하느냐"가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골목마을 지동은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았다. 무엇보다 주민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함을 느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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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 화성동쪽마을, 여인숙, 건재상, 언덕.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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