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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근대인물기행 공연 '아시나요' 기획력 돋보여
수원을 알리고 역사관 바로 세울 문화상품 손색 없어
2019-11-03 15:00:45최종 업데이트 : 2019-11-05 09:08:48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2일, '아시나요' 수원근대인물기행 공연이 행궁동 일원에서 진행됐다.

 

'아시나요'는 극단 수원시민이 기획해 올해 수원문화재단 형형색색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근대사 해설과 함께 하는 공연이다. 오후 3시 가빈갤러리에서 시작된 공연은 골목박물관, 나혜석생가터, 화성행궁 앞 광장까지 이동하며 1시간 45분간 진행됐다.

 

첫 번째 공연은 독립운동가 김세환 선생의 생애를 다루며 수원 독립운동사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조명했다.

 

해설을 맡아 진행한 극단 수원시민 고영익 대표는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이 바로 김세환 선생의 집터이다. 그분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니 수원시에 3곳에 거주했던 서류가 남아있다. 다른 두 곳은 모두 개발로 인해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데 이곳만이 유일하게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 가빈갤러리 주인 조성진 사장이 그 의미를 보존하고자 이곳에 김세환 선생의 생애를 귀한 자료들과 함께 상설 전시하고 있다. 오른쪽에 전시된 우표들은 근대사와 관련된 귀한 우표들이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 근대사의 의미 있는 시간을 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순애 공연 현장, 최순애와 최영주 역을 맡은 배우와 관람객들

골목박물관 마당에서 수원출신인 '오빠생각' 작사가 최순애와 그녀의 오빠 최영주의 삶을 다룬 공연이 개최됐다.골목박물관 마당에서 최순애 연극 공연 후 고영익씨가 해설하고 있다.

골목박물관 마당에서 최순애 연극 공연 후 고영익씨가 해설하고 있다.

이어 30여명의 관람객들은 모두 해설사를 따라 장안사거리 골목길에 위치한 골목박물관으로 이동, '오빠생각'의 작사가 최순애와 그녀의 오빠 최영주의 삶의 한 지점을 다룬 연극을 관람했다.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쯤 불러봤을 동요 '오빠 생각'은 최순애가 오빠 최영주를 그리워하며 쓴 동시다. 동시는 당시 소파 방정환이 발간한 '어린이' 잡지에 실렸고 작곡가 박태준이 곡을 붙여 널리 알려졌다. 소파 방정환은 일제 강점기에 아동문화활동을 통해 독립의 열망을 어린이에게 전한 인물이다. 소파 방정환은 최영주를 찾아와 독립운동에 함께 할 것을 권하고 최영주는 그 뜻에 함께 한다. 최영주와 최순애가 바로 수원 출신의 인물이다. 골목박물관에는 최영주와 최순애의 생애와 자료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다.

 

세 번째로 이동한 장소는 나혜석 생가터다.

나혜석은 대한민국 최초의 서양여성화가이며 여성해방운동가,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수원출신의 인물이다. 공연은 나혜석의 소설 '경희'의 일부를 보여주며 나혜석의 인간으로서의 가치관을 보여줬다. "여자도 사람이외다. 나는 여자이기에 앞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불합리한 구시대의 관습과 전통을 극복하려는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로서 경희의 외침은 곧 나혜석의 외침이었다.

 

첫 번째 공연 김세환 편에서부터 동행한 김민준 감독(SBS 일요특선 다큐멘터리 '100년 전 세상과 맞선 조선의 신여성 나혜석')은 "나혜석이 독립운동가로서 활동한 이력은 당시 5주간 구금되었던 기록에 남아 있다. 그런데 나혜석의 이혼한 남편 김우영의 당시 행적과 연관되어 현재까지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의미있는 일들을 앞장서 간 나혜석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보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고영익씨는 "수원의 독립운동가인 임면수 선생은 전재산을 털어 수원에 삼일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김세환 선생은 바로 삼일학교 교사였으며 나혜석은 삼일학교의 1회 졸업생이다. 이것을 우연으로만 보아야 하나. 나는 이 사실 앞에 우리의 삶의 가치관과 정신이 누구를 통해 어떻게 후손에게 흘러가는가를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독립운동의 정신은 임면수 선생에게서 김세환 선생에게로 그리고 그의 제자 나혜석에게로 전해졌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정신도 곧 우리의 후손에게 전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혜석 생가터에서 공연된 나혜석, 나혜석과 그녀의 아버지역을 맡은 배우

나혜석 생가터에서 나혜석의 소설 '경희'의 일부가 연극으로 공연됐다.

관람객들은 마지막 공연장인 화성행궁 신풍루 앞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는 기생 김향화의 독립운동 한 부분이 재연됐다. 공연이 이루어진 화성행궁은 복원되기 전 일제강점기 때 경찰서와 자혜의원이 있던 자리다. 이 곳에서 김향화는 만세운동 주동자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룬다.

조선시대에 기생은 예기라 불리며 궁궐에서 춤과 악기를 공연하던 예술가였다. 그러나 일본은 예기를 기생으로 분류, 기생명부를 만들어 관리하며 자혜의원에서 건강검진을 이유로 모욕을 일삼았다. 이에 김향화를 비롯한 예기들이 모여 바로 이 자리, 경찰서 앞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조선의 예기로서 자존심을 지켰다고 한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김향화의 외침에 화성행궁에 나들이 나온 관람객들이 순간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공연을 본 한 시민은 수원의 유관순이라 불리는 이선경에 대해서도 알려달라고 주문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 공연 해설을 통해 고영익씨는 "오늘 수원의 근대사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의미있는 장소를 둘러보며 인물들의 생애를 짧게나마 연극으로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여러 가지 여건으로 부족하나마 실험적 시도를 한 오늘 첫 공연은 앞으로 더욱 보완 발전되며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지켜보며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며 마무리했다.

 

처음부터 공연을 끝까지 동행하며 함께 한 윤 모씨(망포동, 54세)는 "평소 연극을 좋아하는데 실험적 공연 형태라 관심을 갖고 찾아와 관람했다. 참신한 기획과 의도가 돋보였다. 잘 다듬으면 수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역사관을 바로 알리는 좋은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로가 너무 길어서 다리가 좀 아팠다. 자전거택시를 이용하거나 노선 순서를 다시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행궁 앞에서 공연된 김향화, 공연을 보러온 관람객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아시나요' 네번째 공연으로 화성행궁 앞에서 기생 김향화의 독립운동이 공연됐다.

한편, 극단 '수원시민'은 2011년 수원시민들에게 전문공연을 통한 예술로서 사회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연극을 통한 지역공동체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시민 참여기회 부여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번쯤 무대에 서보고 싶은 꿈을 가진 순수한 수원시민의 극단이다.

뮤지컬 '마을 만들기' 나혜석 생가터 축제 연극 '경희' 창작연극 '오리온' 연극페스티벌 창작극 '그 자리에' 정기공연 '아름다운 사인' '컷' '출발' 등 다수의 공연을 개최한 바 있다.

 

누구나 무료 관람이었던 이날 공연에는 이상구, 국윤호, 장대림, 이경민, 정민영, 박서진, 김신영 배우가 열연했으며 연출은 이상구씨가 스텝은 장성환씨가 맡아 진행했다. 이날 영상 기록은 서승원 작가가 맡았다. 서 작가는 프리랜서 영상작가로 수원을 소재로 한 영상기록 유튜브 서백작의 슈팅을 진행 중이다.

 

극단 고영익 대표는 "그간 평범한 수원시민들이 뜻을 모아 시 행사에서 의미있는 공연들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오늘 연극은 수원시의 정체성과 수원시의 근대사 인물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실험적 공연으로 오랫동안 기획했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아시나요'가 수원시의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발전해 후손들에게 수원시의 근대사를 알수 있고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이어질 연결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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