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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기행을 마치고(상)
2008-06-26 11:42:36최종 업데이트 : 2008-06-26 11:42:36 작성자 :   김덕녕

우리나라 최고봉으로써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불리는 백두산, 오래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동경의 대상이 아니던가! 한민(韓民)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마침 간도에 대한 호기심과 애착을 갖고 있는 터에 국학연구소 정규훈 교수 일행의 '백두산 등정과 발해를 찾아서'라는 테마로 동행제의가 있어 흔쾌히 응하여 합류하기로 하였다. 
여정은 현충일을 전ㆍ후로 4박5일 일정이다.


6월2일 드디어  간도에 대한 그리움과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북경행 CA124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북경도착 후 국내선을 이용하여 다음 목적지인 연변조선자치주 수부도시 연길로 향해야 한다. 
북경공항에서 아무런 예고, 안내방송 한마디 없이 무려 2시간이나 지연 출발이다. 역시 만만디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 10시 30분, 우리 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연길, 시내 구경을 하며 동포와 어울리고 싶었는데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아쉬운 마음을 접고 잠을 청해야 했다. 

6월3일  아침 7시30분 숙소를 출발하여 전용버스를 타고 백두산으로 향했다. 
기사와 가이드는 연변조선자치주 안도현 출신의 우리 동포다. 
최근 연변조선자치주에 속해 있던 백두산관할권이 길림성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뺏어 감에 따라 겪어야 하는 약소민족에 대한 상실감과 경제적 타격이 얼마나 클까? 
또한 국내에서 백두산을 가기위해 연길공항을 거쳐 시내에서 1박하게 됨으로서 우리 동포를 만날 수 있고, 더불어 다소나마 지출을 통하여 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백두산 서쪽 기슭인 길림성 무송(撫松)현 송강하(松江河)진에서는 비행장 공사가 한창이다. 
2008년 8월 북경올림픽 이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약 420억원을 들여 연간 수송능력 52만명 규모의 공항을 짓는 사업이다. 
향후 백두산 여행에 연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이곳 우리동포의 인구비율이 날로 감소되고 와해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1949년 국ㆍ공 내전시 모택동 공산당을 도와 혁혁한 공을 세워 공산당이 승리하여 중공이 되면서 모택동으로 부터 특혜를 받아 1952년 성급(省級) 자치구로 출발한다. 
그 후 3년 뒤 자치주로 격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자치주로서 기능이 얼마나 지속될지 걱정이 앞선다. 
민족의 구성비율이 30%이하가 되면 자치주로서 기능이 상실된다. 

연변자치주에서는 한글과 한자를 병행하여 사용한다. 
건물 입간판이나 도로 이정표 등 각종 표지판에 한글은 위에 한자는 아래에 표기한다. 특히 이정표에는 영문까지 표기하고 있어 달리는 차창 밖 이정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나라 어느 낯익은 곳에 온 착각이 든다. 
백두산 여정의 시골길과 구불구불 산길을 가는 도중 들녘에 펼쳐진 논 과 밭은 불과 100여년전 내지(內地)에서 이주한 우리 동포들이 개간한 농토다. 
특히 수도작(벼농사)은 그때 처음 시작한 것이고, 이 넓은 들녘이 모두 우리선조들이 헐벗고 굶주림을 이겨가며 피땀으로 일군 땅이었는데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한다. 

연길 출발 약 6시간 경과 후 이도백하시 산문 도착이다. 백두산 입구 산문의 표기를 보니 어이가 없고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언제 그랬는지 몰라도 윗부분의 한글로 표기된 장백산 글자를 떼어내 버린 것이다. 그들의 저의가 무엇인지는 불문가지이다. 

백두산 기행을 마치고(상)_1
백두산 기행을 마치고(상)_1

이곳에서 제공된 버스를 타고 산장까지 이동 후 도보로 정산 천지까지 약1시간 정도 등반하면 된다. 
산장에 내려 20분정도 걸으니 장백폭포의 하얀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장백폭포는 높이가 60여m의 웅장한 폭포로 200m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장백폭포의 힘찬 물줄기가 발아래 차갑게 흘러 이도백하를 지나 송화강으로 이어진다. 

산장에서 바라본 정상모습에서 뭔지 모르는 경이감과 성산의 위용과 신비감이 든다. 
백두산 날씨는 변화무쌍하여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한다. 정상에 다가 갈수록 고도차로 인한 산소결핍에 호흡곤란이 느껴진다. 
6월이지만 이곳 백두산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있어 장관이다. 결국 녹는 눈으로 인하여 장백폭포의 힘찬 위용을 만들어낸다. 
1시간 후 드디어 정상 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천지를 둘러싼 16개 봉우리, 그 중 최고봉인 장군봉은 건너편 북녘 땅이다. 
천지는 원형으로 10㎢, 꽁꽁 얼어붙은 하얀 평원의 얼음세계다. 
그간 얼마나 그리워했고 보고 싶었던 마음의 산인가? 숙연한 마음으로 백두산의 기상을 마음껏 느끼고 싶다. 그리고 조용히 기도드리자. 우리민족의 간절한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7천만 겨레의 꿈, 통일이여 간도여...   

하산 후 고려호텔 노천 온천에서 성산과 하늘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 가히 일품이다. 
백두산에는 유난히 목욕하는 선녀에 얽힌 난생 설화가 많다. 팔팔 끓는 온천에 몸을 담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나니 어느덧 여독은 사라지고 머리가 서서히 맑아진다. 
목욕하는 선녀의 기분도 이러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한번 권하고 싶다. 최근 이러한 호텔들도 백두산공정에 의해 하나하나 자취를 감추고 있다. 

6월4일 오전 일정은 해란강, 용정, 일송정, 선구자, 민족시인 윤동주로 잘 알려진 용정시를 방문한다. 
지금은 연길이 연변조선자치주의 주도(主都)가 되어 있지만 구한말 이주 초기에는 용정이 북간도의 중심지였다. 
이곳에는 조선족의 애환이 어린 용정시가 있고 이를 관통하는 해란강이 흐르며 그 옆 비암산의 일송정이 있다. 
백두산 기행을 마치고(상)_2
백두산 기행을 마치고(상)_2

대성중학교 건물은 현재 사료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북간도 개척사, 애국지사, 용정시를 빛낸 인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독립지사 김약연, 나운규감독, 문익환목사, 주덕해 초대자치구서기, 그리고 최근 해외한민족연구소를 이끌며 해외한민족공동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신 연변대학교 이윤기교수님의 모습도 보여 반갑다. 
또한 사료관 내에 모금함이 있어 비록 소액이지만 해외동포의 발전기금을 위해 성의를 표시하고 그 곳에서 책도 두어 권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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