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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불며 먹던 동지팥죽의 추억
2010-12-22 10:04:12최종 업데이트 : 2010-12-22 10:04:12 작성자 :   이현구
동지는 1년중 밤이 가장 긴 때다 .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긴긴밤 팥죽을 쑤어 조상신에 올리고 가까운 친적, 친지와 이웃과 함께 나눠먹는 아름다운 풍속을 지켜 왔다. 
그러나 어느때부터인가 이웃들과 함께 나누어 먿던 동지 팥죽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동지무렵 연말연시 달력을 돌리는 풍속은 여전하지만 팥죽을 조상신에 올리고 함께 먹는 풍속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찬바람이 매서운 겨울 아침, 팥죽 한 그릇을 들면 손 바닥은 뜨겁고 손등은 얼어터질것만 같아  꽤를 낸다고 털장갑을 끼고 들고 가다가 미끄러워 떨어뜨려 뜨거운 팥죽을 뒤집어 쓰고 울며 집에 들어오면 어머니는 맛좋은 팥죽을 떠먹여 주며 달랜곤 했던 그 옛날 시절이 생각난다. 

동짓날 팥죽 풍속은 붉은색을 싫어하는 역신을 몰아낸다는 전설에서 시작 되었다. 
붉은 파죽을 바르거나 뿌림으로써 귀신을 몰아내고 한 해를 병치레 않고 보내려는 바람이 그안에 담겨 있다. 
우리 선조들은 제 식구, 제 피붙이 만의 행복을 기원한게 아니었다. 
행복과 기쁨은 나누면 배로 커지고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실천해 왔던 것이다. 

사실 파죽을 쑤어 나누어 먹는 동지의 전통은 이미 오랜전부터  사라져가고 있었다. 
70년대 초반부터는 동지를 소개할때마다 꼭 사라지는 전통이 아쉽다고 이야기 하였으며 80-90년대 이후부터는 급격한 도시화와 그에 따른 간편식 바람을 타고 팥죽은 더욱 더욱 추억의 창고 안쪽으로 들어 갔다. 

올해 동지는 12월 22일 바로 오늘이다. 
동지는 초순에 끼면 '애동지'라 하여 팥죽을 끓이지 않는 법이지만 올해는 중간에 있어 그렇지는 않다. 
동짓날 팥죽은 우리의 삶이며 정이고 아름다운 나눔 그 자체이다.
옛날 호호불며 한 수저 가득 팥죽을 넣어주신 어머니의 눈을 마주보던 아이들은 아마 지금 중년, 노년의 세대들이다. 

오늘 동지날, 춥고 긴 겨울밤 이웃과 함께 팥죽 한 그릇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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