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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소리와 놀고, 소리를 배우다
2018-12-11 08:01:01최종 업데이트 : 2018-12-11 08:01:01 작성자 :   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빗소리가 들리죠? 선인장으로 만든 레인 스틱은 빗소리를 내요. 대나무로 만든 것은 폭우가 쏟아지는 소리를 내죠. 안에는 곡식이나 구슬이 들어있어요. 레인 스틱은 칠레의 민속악기인데 아이들 오줌 눌 때 옆에서 "쉬~"라고 하면 나오듯이 기우제 때 비가 내리길 기원하며 연주하는 거예요."
조윤석(63) 소리체험박물관 관장이 도구를 이용해 자연의 소리를 다양하게 들려준다. 안에 스프링이 달린 북을 치자 갑작스레 소나기라도 내리는 듯 천둥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지고, 길쭉한 플라스틱 호스를 휘돌리자 시원한 바람 소리가 흘러나온다. 중국의 징인 탐탐과 팀파니의 소리도 천둥소리와 비슷하다.
소리체험박물관은 이렇듯 소리를 주제로 하는 박물관이다. 인천시립교향악단에서 7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20여년간 바순을 연주하던 조 관장이 노후를 보내기 위해 2010년 문을 열었다. 조 관장은 '소리'라는 주제를 선택해 악기와 과학을 접목한 특별한 박물관을 만들어냈다.
◇ 박물관에서 만나는 '자연의 소리'
소리체험박물관은 크게 '자연의 소리' '소리과학관' '악기박물관' '축음기박물관'을 주제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자연의 소리' 공간은 예전 방송국에서 사용하던 효과 악기로 하늘, 바다, 숲의 다양한 소리를 연주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구슬이 들어있는 오션 드럼을 기울이면 파도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오고, 소라껍데기에서는 바다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서로 다른 길이의 플라스틱 파이프는 각기 다른 높이의 바다 소리를 낸다. 숲이나 계곡에서 들을 수 있는 두꺼비, 개구리, 귀뚜라미, 딱따구리의 소리를 내는 도구들도 있다. 각 도구가 있는 벽면에는 체험방법과 치유 효과를 설명하는 안내판, 소리에 맞는 사진을 배치했다.
조 관장은 "이런 자연의 소리는 몸과 마음을 치유 효과가 있어 음악치료에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맞은편에는 엿장수 가위, 두부 장수의 종, 법정에서 판결 때 사용하는 봉이 전시돼 있고 기원전 500년경의 중국 용종(龍鍾) 복제품도 볼 수 있다. 안쪽에서 치는 서양종과 바깥쪽에서 치는 동양종도 비교해 전시했다.
'소리과학관'에서는 소리의 원리, 과학 지식을 이용한 악기의 제작과 발달사를 엿볼 수 있다. 귀 모양의 각종 도구로 소리를 증폭시키는 체험을 하고, 귀에 있는 이소골과 고막의 모양과 원리를 이용한 축음기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호스 양 끝에 고깔을 붙인 호스 전화기를 이용해 소리를 전달해볼 수도 있다.
오르골을 탁자에 대고 연주할 때 탁자 먼 곳에 귀를 갖다 대면 소리가 크게 들리는 소리 전달 실험도 흥미롭다. 과학의 원리를 적용해 음의 높이를 만들어내는 피타고라스의 기타를 연주해 보고, 다양한 길이의 실에 물체를 매달아 놓고 흔들면 실의 길이가 같은 물체만 흔들리는 공명 현상 실험도 할 수 있다.
조 관장은 "공명 현상 실험에서는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며 "부모와 자식, 부부간에 서로 공감하려면 눈높이와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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