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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여행] 강원권: 예술 공간으로 깜짝 변신한 '홍천 탄약정비공장'
2019-11-22 11:00:03최종 업데이트 : 2019-11-22 11:00:03 작성자 :   연합뉴스

탄약 냄새나는 공장에서 국제예술제 한창…전쟁의 땅에 예술 꽃 활짝
(홍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홍천군 홍천읍 결운리 365-3번지에는 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철책과 철조망이 2만여㎡ 땅을 두르고 있고, 그 가운데 제11기계화보병사단이 사용하던 탄약정비공장이 황량하게 서 있다.
45년 동안 전쟁을 준비하던 곳이다.
1973년에 2만700㎡ 부지에 들어선 공장(면적 571.16㎡)은 폭발 방호벽, 컨베이어벨트, 탄약도장을 위한 공중회전 기계 등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구조물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2020년을 앞두고 이곳에 '예술의 꽃'이 활짝 피었다.
바로 '2019 강원국제예술제'다.
강원지역 작가 14명이 군사시설이자 탄약을 만들던 역사적 장소를 문화예술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시 주제 '풀 메탈 재킷'은 이곳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첫 시도다.
풀 메탈 재킷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제목에서 빌린 것으로 '철갑탄'을 의미한다.
작품에는 총알 대신 물감으로 평화를 칠하려는 작가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제인 '자유와 관용의 딜레마'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자유와 관용의 딜레마 가운데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예술을 통해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세상의 모든 분쟁은 자신에게 최대한 자유를 부여하고, 최소한 관용을 허용하려는 의지의 소산이다. 이 딜레마에서 생겨난 폭력을 완화하고,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다."
김영민 총괄 기획자의 말이다.
총알을 뒤집어쓴 남성, 붕대를 머리에 감은 노인, 기도하는 손, 전차 모양의 캔버스에 그려진 자연 등 작품은 전시 공간이 가진 폭력성을 역설한다.
'총알맨' 연작으로 유명한 김지현 작가는 "탄약공장은 시대의 폭력성, 전쟁 같은 삶 등 국가와 개인의 역사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기에 최적의 미술관"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국민화가이자 민족화가인 박수근 화백 작품도 있다.
박 화백은 한국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화폭에 담아낸 작가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담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삶의 풍경을 그려냈다.
이번에 전시되는 '노상의 사람들'과 '모자와 두 여인'은 모두 유화(油畵) 작품이다.
우둘투둘한 표면은 기름을 거의 섞지 않는 물감을 10회 넘게 바른 뒤, 요철같이 튀어나온 부분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흙색과 비슷한 갈색 물감 표면 위에 단순한 선묘로 인물을 묘사했다.
옛 탄약정비공장에서 예술제의 꽃이 피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군부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행정구역인 강원도에서 탄약정비공장과 같은 군사시설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깊다.
전시에는 참여작가와 지역주민이 협력해 행사의 자생력과 지속력을 보여준다.
홍천 출신 박대근 작가와 홍천군 능평리 주민 30여 명이 협업해 만든 공(空)-토기(土器, Pottery) 작품은 주민 의견과 예술창작 과정 경험을 통한 '주민협업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인류문명 탄생과 맥을 함께 하며 만들기 시작한 토기 형상을 낱알을 걷어낸 볏짚을 활용해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박 작가와 주민들은 농한기 논밭에서 보름간 볏짚 2t가량을 거둬 들였다.
강원국제예술제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아울러 도시 재생과 지역 관광을 활성화 할 목적으로 3년차 사업으로 진행된다.
1년 차인 올해 강원작가전을 시작으로 2년 차(2020년)에는 강원키즈트리엔날레, 3년 차(2021년)에는 강원국제트리엔날레를 개최한다.
홍천 지역 곳곳의 예술 공원화 사업과 시각예술 행사 지침 마련, 지역 상생, 지역 관광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한다.
이번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홍천미술관과 탄약정비공장에서 이어진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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