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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일본] 코로나19 시대에 '관광입국' 몽상에 빠진 아베 정권
2020-08-26 06:01:01최종 업데이트 : 2020-08-26 06:01:01 작성자 :   연합뉴스

방일 외국인 여행객 넉달 연속 99.9% 감소…연간 4천만명 목표 물거품
감염 확산 우려 키운 고투 트래블…"나름 효과 있었다" 자평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우리나라(일본)의 관광에는 큰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도 관광입국(觀光立國)을 실현해 간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관광입국은 국내 관광 자원을 활용해 여행객이 많이 찾아오도록 해서 이들의 지출이 경제의 지탱하는 기반이 되도록 한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 중인 25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은 이처럼 관광입국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혼돈에 빠진 아베 정권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재집권 후 일본 정부는 대규모 금융 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를 앞세워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애초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릴 예정이던 올해 방일 외국인 여행객 4천만명을 목표로 잡았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됐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최근 발표를 보면 일본에 온 외국인 여행객은 올해 4∼7월 넉 달 연속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9% 감소했다.
작년 1∼7월에는 외국인 여행객 1천962만여명이 일본에 왔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395만명이 입국했을 뿐이다.
대부분이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1∼2월에 일본에 왔고 4월 이후는 사실상 여행객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치료약과 백신이 실용화돼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를 내다본다면 관광입국을 장기 목표로 삼을 수는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아베 정권은 관광 활성화를 코로나19 극복 이후가 아닌 당장 중점을 둬야 할 과제로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살리기와 방역을 병행하겠다며 지난달부터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을 실시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와중에 여행 장려 정책을 강행한 것은 많은 비판을 낳았다.
고투 트래블을 시작하고 일본의 확진자는 한달 만에 3만5천명 가까이 증가했다. 앞선 한달 동안 8천여명이 늘었던 것에 비춰보면 몇 배나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반성하기는커녕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7∼이달 20일까지 고투 트래블을 이용한 숙박객 수가 연인원 420만명에 달했다고 잠정 집계치를 공표하고서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계속 감염방지 정책을 철저하게 하면서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를 한층 추진함과 더불어 더욱 이용자를 확대하도록 대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베노믹스'(경제정책)를 앞세워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해 온 아베 정권으로서는 관광으로 내수를 확대하자는 유혹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상황에서 펼치는 관광 정책은 민심에도 어긋나고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每日)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이달 22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중순 명절 연휴에 여행이나 고향 방문을 했다고 답한 이들은 17%에 불과했다.
58%는 코로나19가 걱정돼 여행이나 귀성을 포기했다고 반응했다.
일본 관광청의 집계로는 고투 트래블에 참가하겠다고 등록한 숙박 사업자가 이달 20일 기준 전체의 50%에 미달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이고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내년 말에야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점 등에 비춰보면 그가 임기 중에 관광입국의 꿈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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