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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집 나갔던 며느리 돌아왔슈~"
2018-10-13 08:01:01최종 업데이트 : 2018-10-13 08:01:01 작성자 :   연합뉴스
가을 되면 진미(珍味)로 몸값 올리는 전어
(서천=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바야흐로 전어의 계절이 왔다. 전어는 가을의 또 다른 전령사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과 향이 손님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전어 명산지에서 전어 축제들이 줄줄이 열리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고 하겠다. 지난 9월 초 대표적 전어 고장 중 하나인 충남 서천의 홍원항을 찾아 그 진미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전어의 진미를 언급할 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찬사다. 그 맛과 향이 오죽이나 고혹적이었으면 집 나갔던 며느리가 저도 모르게 발길을 돌렸을까 싶다. 가을철 전어에 대한 찬탄은 이밖에도 많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 말', '가을 전어를 못 먹으면 한겨울에도 가슴이 시리다' 등등. '가을 전어는 며느리가 친정 간 사이에 문을 걸어놓고 몰래 먹는다'는 말에선 익살스러운 재치마저 물씬 느껴진다.
◇ 지방질 많고 뼈도 부드러운 가을 전어
가을의 들머리인 9월 초, 전어 고장으로 꼽히는 서천의 홍원항을 찾아봤다. 식당 앞 대형 수족관에선 전어들의 멋진 군무(群舞)가 펼쳐지고 있었다. 싱싱한 은백색 햇전어들은 상하좌우로 우르르 몰려다니며 날렵한 춤사위를 한껏 뽐냈다. 포동포동 살이 올랐건만 해맑은 물속을 이리저리 잽싸게 헤엄치는 몸놀림은 무척이나 유연하고 깜찍하다. '어서 들어오시라'는 무언의 신호이자 눈짓일까.
그 사이에 식당에서 은근스레 스며 나온 전어요리 내음이 콧속을 슬금슬금 파고들었다. 진미의 유혹에 반해서인지 삼삼오오 모여든 행인들은 탄성과 함께 너나없이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른 들어가자고! 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고 그냥 가면 후회될걸! 안 그려? (웃음)"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전어는 우리나라 해안에 두루 서식하는 연안성 어종이다. 등이 검푸른 반면에 나머지 배 부분은 은백색으로 빛난다. 수명은 3년가량. 봄(3~6월)에 산란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는데 가을이 되면 몸길이가 20cm 남짓으로 성장한다. 이때가 일 년 중 지방질이 가장 많고 고기는 물론 뼈조차 무척 부드러워 구수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가을이 됐을 때 전어는 그 별미를 자랑하는 것이다.
전어는 예부터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두루 좋아했다고 한다. 실학자이자 농업개혁론자였던 서유구(1764~1845)는 조선 후기의 최대 농서인 '임원경제지'에서 전어를 '錢漁'로 기재하며 누구나 돈을 생각지 않고 즐겨 먹는다고 언급했다. 귀한 돈이 아깝지 않은 물고기라는 얘기다.
이처럼 전어가 예부터 주목받은 영양학적 근거는 뭘까? 전어 식당 10여 곳이 줄지어 선 홍원항에 가면 '풍부한 불포화 지방산' '비린내 없는 고소한 맛' 등의 문구를 식당 벽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구처럼 전어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됨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좋다고 한다.

[연합이매진]

[연합이매진] "집 나갔던 며느리 돌아왔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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