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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나라에서 진정한 휴식
2018-12-03 10:30:00최종 업데이트 : 2018-12-03 10:30:00 작성자 :   연합뉴스

'산타의 나라'이자 '순백의 나라'로 가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핀란드 헬싱키까지 17시간을 타고 가는 유람선에 올랐다. 4인실을 배정받은 데다 방이 2층에 있어 위치는 좋지 않았지만 샤워 시설만큼은 완벽했다.
배 안에는 상점과 식당, 면세점, 수영장, 오락실, 카지노 등이 있고, 나이트쇼를 하는 바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틈틈이 공연도 하는데, 인형 탈을 쓰고 돌아다니며 흥을 돋워줬다.
상점에서 파는 물건은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데 할인까지 많이 해줬다. 면세점에도 과자, 초콜릿, 양주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사람들이 북적였다. 작은 와인을 하나 산 다음 감자 칩과 접시, 컵을 들고 갑판 테이블에 앉아 바다 경치를 보며 마셨다.
유로 패스 덕분에 25유로(약 3만2천 원)만 내고 이렇게 화려한 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마치 고급스러운 '타이타닉'을 탄 느낌이랄까.
낭만적인 유람선 여행을 끝내고 헬싱키에 내려 기차역으로 향했다. 역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눈에 띄어 들어가 보니 다양한 상품이 나를 반겼다. 점심으로 핀란드 음식을 레스토랑에서 먹을 생각이었는데 슈퍼에서 파는 음식이 하도 다양해 골고루 샀다.
마트 한쪽에서 시커멓고 둥근 음식을 팔기에 신기해서 가보니 순대였다. 돼지 창자 속에 곡식과 야채를 선지로 버무려 넣어 영락없는 우리나라의 '아바이 순대' 같았다. 성당 계단에 앉아 순대를 먹고 있으니 한국과 한국 음식이 그리워졌다.
잠시 후 기차를 타고 9시간을 달려 테볼라에 도착하니 밤 10시. 숙소까지 20km를 더 가야 하는데 황량한 거리에는 집도, 사람도, 택시도 보이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이라곤 나무와 숲, 잘린 통나무들뿐.
저 많은 통나무가 어디로 가는 건지 궁금해 하며 숙소에 연락하니 택시를 보내준다고 했다. 문제는 택시비였다. 택시기사가 45유로(약 6만 원)를 요구하기에 갖고 있던 지갑을 통째로 줬다. 지갑 안엔 25유로와 동전 몇 개뿐이었지만 마음씨가 고왔는지, 아니면 내가 안쓰러웠는지 "오케이"를 외쳤다.
숙소로 가는 도중에 요금 안내기가 27유로를 넘어가자 기사가 버튼을 눌러 안내기를 정지시켰다. 내가 아예 안내기를 모자로 덮으니 크게 웃었다. 20km를 달리는 내내 집도 하나 안 보이더니 건물도 오직 내가 묵을 호텔 하나뿐이었다.
내 숙소는 방갈로였다. 캠핑장과 방갈로가 섞인 곳인데 곳곳에 텐트와 캠핑카도 보였다. 콘도형 방갈로여서 주방 시설이 완비돼 있고 샤워실만 따로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야 '환상적인' 곳이란 걸 깨달았다. 창문 커튼을 젖히니 바로 앞이 호수였다. 햇살을 받은 나무 사이로 호수가 어우러져 그림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말 그대로 비경이었다.
종업원이 준 안내문을 읽어보니 유럽에서 유일하게 사파리 체험도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숙소에 도착했을 때 한 가족이 "즐거운 밤이었다"고 하는 얘길 들었는데 사파리에 다녀온 모양이었다.
샤워를 하러 가보니 사우나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핀란드가 사우
순백의 나라에서 진정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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