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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취소된 광양 매화마을…드문드문 마스크 낀 상춘객
2020-03-06 14:56:16최종 업데이트 : 2020-03-06 14:56:16 작성자 :   연합뉴스

방문 자제 요청에도 마스크 낀 봄맞이 상춘객 발길도
100만명 찾던 효자 축제 취소에 상인 '울상'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이 자리에서 장사한 지 4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은 처음이요"
6일 오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입구에서 나물을 파는 최등자(79)할머니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여느 때 같으면 대목을 맞아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상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테지만, 코로나 19로 인적이 뚝 끊겼다.
최씨처럼 매화마을 입구에서 나물이나 콩, 매실 등 농산물을 파는 상인들은 모두 마스크를 낀 채 손님을 기다렸다.
코로나 19가 아니었으면 이날 광양매화축제가 성대하게 개막해야 하지만, 광양시는 관람객 안전을 위해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행사를 취소했지만, 나들이 삼아 매화마을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 아예 마을 입구 서너곳에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도 내걸었다.
행사장 입구에 길게 줄지어 문을 열었던 특산품 판매장과 먹거리 장터도 자취를 감췄다.
전국에서 몰려든 대형 관광버스로 가득 찼던 둔치 주차장도 텅 비었다.
귀가 아플 정도로 곳곳에서 들리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밀려드는 차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던 진입도로도 한가하긴 마찬가지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매화마을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다.
관광객들은 마스크를 쓴 채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전북 남원시에서 온 김종민(63)씨는 "옆 사람과 2m 이상 떨어지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 규칙만 잘 지키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없는데 과도하게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공기도 좋아 감염 위험이 다른 곳보다 적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광양시에서 온 임철국(47)씨는 "해마다 매화마을에 오는데 오늘처럼 차가 안 막히고 한가한 적은 처음이었다"며 "모처럼 집에만 갇혀 있던 아이와 탁 트인 공간에 나오니 시원하다"고 말했다.
조금씩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인근 식당과 상점은 썰렁한 모습이다.
한 식당 주인은 "단체 손님을 주로 받는데 올해는 축제가 취소되면서 예약도 줄줄이 취소돼 손해가 막대하다"며 "매화축제는 3월 한 달이 피크(성수기)인데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광양시가 매화축제를 취소했지만, 주말에는 매화마을을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는 매화문화관과 화장실, 마을 입구 등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코로나 19에 대응하면서 보건 인력이 행사장까지 지원할 수 없어 축제를 취소했는데 관광객이 주말에 더 올 것에 대비해 방역을 강화하겠다"며 "노점상과 불법음식점을 단속해 위생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광양매화축제는 해마다 100만명 이상 찾는 광양시의 대표 축제다.
작년에 열린 축제에는 134만명이 찾아 439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거둔 효자축제로 자리매김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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