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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쓰고 텐트 다닥다닥'…해수욕장 방역대책 '구멍 숭숭'
2020-07-08 07:01:01최종 업데이트 : 2020-07-08 07:01:01 작성자 :   연합뉴스

말 뿐인 '슬기로운 해수욕장 이용'…"코로나19 전국 확산 우려"
인원 분산 위한 사전 예약제 유명무실…"기간 빠듯해 준비 미흡"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거리 두기를 엄격히 시행한다고 해 여름 휴가 때 해수욕장에 가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관리도 안돼 계획을 바꿀까 생각 중이에요."
본격적 휴가철을 맞아 A(31)씨는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며 국내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가기로 결정했지만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슬기로운 해수욕장 이용'을 모토로 해수욕장들이 속속 개장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이 많고, 지자체는 이들을 강제할 방법이 없어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일 개장한 전북 군산의 선유도 해수욕장은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는 듯 했지만, 오후 들어 사람들이 몰리자 밀집도가 한층 높아졌다.
2m 거리를 두고 설치되던 텐트는 사이사이에 또 다른 텐트가 들어서면서 거리가 바짝 가까워졌다.
개수대나 화장실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관리 요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군산시 관계자는 "발열 검사 등 나름의 준비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며 "관리 요원을 늘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을 적극적으로 계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개장 첫 주말 선유도 해수욕장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1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해수욕장의 면적은 한정돼 있어 밀집도를 줄이려면 입장 인원을 통제하는 수밖에 없다.
거리 두기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인원 관리가 필요하지만, 입장객들에게 미리 예약을 받는 사전 예약제는 전남 지역 14개 해수욕장을 제외한 전국 해수욕장들에서는 시행되지 않았다.
지자체들은 사전 예약제를 준비하기에는 기간이 빠듯했다고 말한다.
전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데 애초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대비책 없이 예약제를 권고해 시행하기 어려웠다"며 "설령 예약제를 시행했다 하더라도 홍보가 덜 돼 예약 없이 해수욕장을 찾아 입장하겠다며 민원을 제기한다면 대응하기 곤란할 거라는 우려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국 해수욕장 곳곳에서 방역 전선이 무너지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들이 방역을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관리 요원들이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기까지 했지만, 외국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기도 했다.
보령 대천 해수욕장에서도 발열 검사 후 손목밴드를 나눠줬지만 개장 전에 입장한 피서객들은 발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 공중구역에서 줄서기 간격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B(27) 씨는 "해수욕장을 개장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올 테니 차라리 개장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관리가 전혀 안 되는 것 같다"며 "해수욕장에서 옮긴 사람들이 지역 곳곳에서 전파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신도 주의하고 지자체도 통제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arm@yna.co.kr
'마스크 안쓰고 텐트 다닥다닥'…해수욕장 방역대책 '구멍 숭숭'

'마스크 안쓰고 텐트 다닥다닥'…해수욕장 방역대책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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