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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시장에서 봄을 맞다
1000원의 행복을 누릴수 있는 화서시장이 좋다.
2018-05-01 09:45:15최종 업데이트 : 2018-05-01 11:31:40 작성자 : 시민기자   이경
4월 봄이 오면 화서 시장에 가서 고추, 상추, 딸기 모종을 산다. 해마다 집 앞 작은 텃밭에 모종을 심고 가꾸어 열매를 따먹는 재미가 있다. 10년 전 화서동 주택으로 이사 오고 지금껏 동네 골목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 시장에 진열된 각종 채소 모종들이 올해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봄은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고 싹이 난 모종들이 자리를 잡는 시기다. 작년에 심었던 부추는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싹을 내는 중이라 올해 선택에서 제외됐다. 여러 명의 손님들이 상인과 작년 품종 선택과 수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곁에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인이 추천하는 모종을 들고 가는 손님, 올해 새로운 씨뿌리기에 도전하는 손님을 보내고 필자는 고추 모종 5개를 샀다. 매운 청량 고추와 산뜻한 맛의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는 텃밭을 생각해본다.
화서시장

전통과 추억이 살아 숨쉬는 화서시장에 가다.

화서시장

올해는 고추 모종을 심어 가꾸기로 했다.

화서 시장 골목길을 걷다보면 간식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이른 아침부터 준비되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는 밑반찬, 따끈한 족발, 막 튀겨낸 찹쌀 꽈배기, 옥수수, 떡 등. 화서 시장에 관한  글을 준비하러  나온 며칠은 든든한 간식으로 행복한 오후를 만끽했다. 꽈배기 한 입 물고 서 있는 꼬마 아이와 벗 삼아 필자는 찹쌀 도너츠를 선택했다. 시장에서 누리는 1000원의 행복은 다양해지는 중이다.

화서 오거리에서 화서 사거리 쪽으로 골목형 시장 통을 걷다보면 다양한 품목의 상점들을 만나게 된다. 재래시장 특유의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해서 많은 손님들이 자주 찾게 된다. 생산지와 직거래를 통해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친절함을 무기로 시장은 버티는 중이다. 물론 동네 대형 슈퍼나 마트, 편의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눈에 띄게 손님들이 줄어든 건 현실이다. 고등동 재개발로 주민들이 타지로 이주하면서 장사가 수월치 않다는 상인들의 고충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제 상인 한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가.
화서시장에 관한 설문지
4월 12일. 17일, 평일 오후 이틀. 21일 29일 주말 오후 이틀. 나흘에 걸쳐 화서시장 입구에서 오고가는 손님들과 짧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문지를 거부하고 인터뷰를 사양하는 통에 여러 번 난감해졌다. e수원 뉴스 기자임을 밝혀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설문지에 대한 통계는 생략하기로 한다. 화서동에 사는 주민과의 인터뷰를 정리해본다.

화서동 블루밍 푸른숲 아파트에 8년째 거주중인 김꽃비(여. 48세)씨는 가끔 시장에 와서 고기를 산다. 품질 좋고, 가격이 저렴해서 시장에 오게 됐는데 인상 좋은 가게 주인 때문에 단골이 되었다며 웃는다. "화서 시장은 야채가 싸고 싱싱해요. 여러 상점을 돌며 비교해서 사는 맛도 있죠. 작년까지는 자주 왔었는데 올핸 뜸했어요. 무거운 짐을 들고 집까지 걸어가기가 힘들더라구요. 동네 마트처럼 배달서비스가 잘 갖춰지면 좋으련만 아쉬워요."
동네 대형 마트가 하나 더 생기면서 시장에 오는 횟수는 더욱 줄었다고 했다.
화서시장에 오다.

활기찬 화서시장을 생각하다.

화서 2동 신동아 아파트에 거주중인 박순옥(여. 49세)씨는 버스를 타고 시장에 온다. 퀼트 재료를 사러 화서시장 상가에 있는 '꼼지락 퀼트'에 오면 시장 골목을 둘러보며 장을 본다. 아파트 앞에 있는 대형 슈퍼와 다이소에서는 살 수 없는 재래시장 특산물을 사는데 오늘은 봄나물을 종류별로 샀다고 보여준다. 더불어 화서시장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과 바라는 점을 소신껏 밝히기도 했다.

"시장 바닥이 지저분해요. 상인들이 청결함을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시장 골목에 아케이드가 설치되면 비오는 날에도 오고 싶어지겠죠.
가장 중요한 건 주차예요. 시장 근처에 공용 주차장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아요."
그 밖에 젊은 세대가 찾아오도록 새로운 마케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초 화서시장 대로변에 주차장이 만들어졌다. 상가 주인들이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도록,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잠깐 주차를 하는 용도로 생겨났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장기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무료 주차장이고 관리인이 없다보니 계획 의도와 맞지 않게 운영되며 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빠른 대책을 세워 상인과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
화서시장

7080 추억을 만나다.

가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는 타 지역 시장들이 있다. 물건을 파는 상인의 모습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짧은 글을 남겼는데 입소문을 탄 것이다. 상품의 품질과 상인의 친절함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고 매출이 급상승했다. 주변 상가들도 덩달아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상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서시장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 화서 시장만의 특화된 모습을 어떻게 홍보해 갈 것인지 상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올해 1월 8일부터 2월 5일 까지 화서시장의 모습을 담은 그림 그리기 대회가 있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시장에 활기를 되찾아 줄 수 있다. 현재 화서시장 나동 출입구 포토존도 고객몰이를 위한 이벤트 중 하나다. 7080 추억을 주제로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점포 포스터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전통과 추억이 살아 숨 쉬는 화서 시장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화서 시장이 쾌적하고 산뜻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9년에는 시장 골목에 아케이드가 설치된다는 반가운 뉴스를 들었다. 환경 개선을 위해 경기도 의원들이 예산 확보에 노력한 결과다. (경기일보 2017년 6월 23일자 기사) 확보된 예산을 토대로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길 바란다.
화서시장

화서시장에서 친절한 상인을 만나 단골이 되다.

화서시장

다양한 볼거리와 인정이 넘치는 공간, 화서시장으로 오세요.

필자는 10년 넘게 화서시장을 다녔고 단골집이 많이 생겼다. 생선가게가 그중 하나다. 지난 달 고등어 한손에 8000원인데 현금이 부족해 2000원을 외상값으로 남겼다. 요즘 같은 세상에 외상을 한다며 웃었지만 가게 주인은 선뜻 허락했다. 일주일 후 다시 그 가게를 찾아 외상값과 믿어 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대형화와 현대화에 밀려 위축되는 재래시장이 어떻게든 살아남길 바란다.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돼도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는 시장으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화서시장 #시민기자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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