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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과 음률이 흐르는 수원 목요시 낭송회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
2020-01-20 08:45:59최종 업데이트 : 2020-01-20 16:29:19 작성자 : 시민기자   정다겸
고운 빛과 함께 시 읊는 소리가 낭낭하게 들려오는 밤이다.

고운 빛과 함께 시 읊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오는 밤이다.


시와 시낭송 애호가와 함께하는 다채롭고 감미로운 시향과 음률이 흐르는 수원목요시낭송회가 16일( 매월 셋째주 목요일 6시~8시 진행) 서둔동에 있는 소담소담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길 저 멀리 빛이 새어나오고 있고, 시낭송 애호가는 물론 일반인 누구나 출연과 방청이 가능한 시낭송회 초대 현수막이 제일 먼저 반겨주었다.

'시를 읽으면 상처도 꽃이 된다'말을 따라가 보니,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일제히 무대를 향해있다. 시가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고 고요 속으로 졸졸 시냇물이 흐르며 자신의 소리를 내듯,  눈망울에서 콧방울로,  목젖을 타고 내려가 가슴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아내와 오늘은 예쁜 딸과 함께 왔다는 시낭송 애호가님

지난달에는 아내와, 오늘은 예쁜 딸과 함께 왔다는 시낭송 애호가님


시로 곱게 물 드는 밤, 음악이 작은 카페 구석구석을 채색하고 그 음악사이로 시가 흐른다. 어쩌다 시가 끊어지고, 걸림돌에 넘어져도 어린아이의 웃음으로 넘기며 그 시에 길들여지는 사람들이 여기 모여 있다. '잘했어요.' 박수가 터져 나오고, '괜찮아요. 괜찮아요.' 격려의 말도 들려온다.

어떤 분은 자작시를 가지고 저 멀리 대전에서 오셔서 시를 낭송하며 시를 썼던 그 때로 되돌아가 그 날을 추억하기도 했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 시를 만나려고 이 밤길을 헤매며 기흥에서 달려온 분도 계셨다. 지난달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오늘은 예쁜 딸과 함께 왔다는  중년의 신사는 지금 딸과 함께 가장 행복한 밤을 엮고 계셨다. 올케(안혜숙 시낭송가)와 시누이(이길자 시낭송가)가 시낭송을 하면서 서로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분도 계셨다.

정인성 낭송가는 홍사용 시인의 「난 왕이로소이다」를 낭송하여 함성과 함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매월 이곳을 찾는 분도, 매월 새로운 시를 외워서 오시는 분도 있는데 오시는 분마다 모두 잘해서인지 이곳에서는 유난히 떨려 기가 죽는다는 분도 계셨다.

박두진 시인의 「청산도」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유치환 시인의 「행복」시가 담쟁이가 벽을 넘듯, 시를 좋아하고 시낭송을 즐기는 분들로 인해 따뜻한 밤이 이어지고 있었다.

초대 시낭송가로 오신 맹기호 시인께서 총평을 하고 있다.

초대 시낭송가로 참가한 맹기호 시인이 총평을 하고 있다.


뒤쪽에는 커피와 직접 끓인 따끈한 대추차가 언제나 대기하고 있었고 1부와 2부 사이에는 소담소담카페(대표 정인성) 사모님과 따님이 직접 손수 만든 수제샌드위치를 먹는 즐거움도 가졌다.

한쪽 벽면에는 지난달에 찍은 사진들이 빨래 줄에 옷이 걸려있듯, 대롱대롱 추억들이 고스란히 걸려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1만원(1회 참가비)의 행복은 정성이 담긴 다과와 차, 시낭송 촬영 동영상, 추억의 사진 등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되어 주었다.

초대 시낭송가로 오신 맹기호 시인은 총평에서 "한 달에 한번 돈 안 되는 일에 투자하면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돈 안 되는 일에 투자하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시낭송은 대화하듯 해야 합니다"라고 피력했다.
시낭송회는 마쳤으나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낭송회는 마쳤으나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낭송회가 끝나고 아쉬움이 많은 사람들끼리 다시 자리가 만들어졌다. 빙 둘러 앉은 자리에서 차를 마시며 다시 소담소담 이야기꽃, 웃음꽃이 피어났다.

정인성(소담소담카페 대표) 시낭송가는 작년 4월에 시작한 수원목요시낭송회가 벌서 11회를 성공리에 마쳤다며 흡족해 하셨다. 매달 정해진 날에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고 계시며, 가장 큰 보람은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행복해지는 것이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오니까 늘 행복하다고 한다.

아빠의 큰 힘이 되는 딸이 동영상 편집을 도와주고 있기에 이곳을 찾은 분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할 수 있어서 좋고, 전문가들이 찍은 사진을 아내가 좋은 사진을 골라 인화해서 걸어놓으면 다음에 이곳에 왔을 때 찾아간다고 한다.  부인의 내조와  딸의 도움이 없다면 감당하기 힘든 일, 가족이 함께 하니 더욱 행복하고 이곳을 찾는 한 분 한분이 모두 소중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시낭송회를 마치고 단체로 기념촬영을 했다.

참가자들이 시낭송회를 마치고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철재( 수원시 시낭송 아카데미 전략이사) 시낭송가는 3년 전 갑자기 찾아온 뇌경색으로 인해 말이 어눌하고 많이 더듬었는데 시낭송을 하면서 발음도 많이 교정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언어치료가 되고 마음도 차분해지는 등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는 것 같다며 시낭송하기를 참 잘했다고 하셨다.

안혜숙(시낭송가협회 수석이사)낭송가는 처음에는 친구 권유로 끌려오다시피 했는데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시작한지도 벌써 4년이 되었다고 한다. 모임에서 노래를 시키면 노래대신 시낭송을 한다는 안혜숙 낭송가는 내 몸만, 내 입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시낭송을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했다. 나이 들어 시 하나 정도 외우는 일, 참 멋있는 일이라 강조했다. 너무 잘해야지 하면 오히려 막힐 수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하는 시가 좋다고 팁도 주셨다.

이명화 낭송가는 한 번도 안 빠지고 오신 분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시낭송을 1순위로 두고 있는데 시가 좋아서 매번 온다고 하셨다. 시낭송을 하면서 사람들과 공감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고, 특히 이곳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다고 하셨다. 삶의 목적이 생기고, 올 때마다 새로운 시를 하나씩 외우게 되어 일상이 허전하지 않고 무엇보다 우울증에 걸린 시간조차 없다고 하셨다.  특히 요즘 치매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하셨다.

송연희(용인 흥덕)시낭송가는 시낭송하면 최고로 좋은 점은 힐링이 된다는 것이며, 늘 즐겁고 신나는 삶이 이어진다고 한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이어서 말이 없어도 통하는 느낌이 들고 편안해서 멀어도 자주 찾게 된다고 했다. 

주머니의 손난로처럼 따스한 시가 주머니로 쏙 들어가고, 밤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빛나는 시가 가슴에 훈장처럼 달려있고, "잘했어요", "괜찮아요", "좋아요", "조금 틀려줘서 감사해요" 등 작은 실수가 있어도 웃음으로 넘기고 박수와 격려가 있는 곳, 따스하고 행복한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수원목요시낭송회, 시낭송, 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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