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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게리 힐 ‘찰나의 흔적’ 전시
예술작품을 보고 시대를 앞서는 안목 키워야
2020-01-21 13:22:18최종 업데이트 : 2020-01-22 13:26:14 작성자 : 시민기자   박순옥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에 고궁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들의 눈을 통해 시대를 예견해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미술관 나들이도 의미 있을 듯하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에서는 게리 힐의 '찰나의 흔적'전이 3월 8일까지 2,4,5전시실에서 열린다. 그의 개인전 중 아시아 최초이며 규모가 큰 전시다. 입장료는 4000원이며 수원시민(신분증지참)은 25%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 전경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경


게리 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태생의 비디오 아티스트이다.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요소인 언어와 신체, 그리고 인간이 바라보는 이미지와 그에 속해있는 어떤 공간의 형태 등 다양한 주제로 지속적인 작업을 해왔다. 원래는 조각가였으나 1970년대 초 소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여 영상과 텍스트를 활용한 예술세계를 보여주며 예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언어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 단어와 발음 사이와의 관계 등 상호 텍스트성에 치중한 작업, 그리고 설치 작품과 관객과의 상호작용으로 사유를 확장하여 신작들을 선보여 왔다. 그리고 설치 작품과 관객들의 사이에 존재하는 무형의 공간에 주목하여 그 장소를 기존의 관계성에 구속되지 않는 열린 형태로서 제시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사유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경향을 보인다.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에서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일생에 걸친 사유의 결과물을 통해, 열린 상태로서의 언어와 이미지, 신체와 테크놀로지, 가상과 실제공간에 대해 시민들이 향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작품중 '관람자(Viewer,1996)'는 검은 배경을 바탕으로 노동자 17명의 영상을 실제 크기로 벽에 비춘 작품으로 그들은 아주 미세한 움직임만 있을 뿐 가만히 서서 관람자들을 응시한다. 흡사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관람자를 응시하는 것과 같은 개념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

게리 힐의 대형 작품 '관람자 (Viewer,1996)'가 인상적이다

게리 힐의 대형 작품 '관람자 (Viewer,1996)'가 인상적이다


또한 그의 대표작인 '원초적으로 말하기(Primarily Speaking, 1981~83)'와 '나는 그것이 타자의 빛 안에 있는 이미지임을 믿는다(I Believe It Is an Image in Light of the Other, 1991-92)', '폭뢰(Depth Charge, 2009/2012)' 등 1980년대 초반부터 최신작까지 전시되어 있다.

게리 힐의 작품 '나는 그것이 타자의 빛 안에 있는 이미지임을 믿는다(I Believe It Is an Image in of Light of the Other, 1991-92)'

게리 힐의 작품 '나는 그것이 타자의 빛 안에 있는 이미지임을 믿는다(I Believe It Is an Image in of Light of the Other, 1991-92)'


사실 비디오 아티스트 하면 백남준이 떠오른다. 백남준은 수많은 모니터의 사용을 통해 비디오 설치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설치 미술의 가능성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과천 현대미술관 1층에 전시된 백남준의 '다다익선'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다.

비디오 아트는 미디어가 발달하기 시작한 1970년대 전반에 나타난 예술의 한 부분으로 감상하는 사람을 중시하여 정보의 개념을 내포하는 표현을 추구한다. 기술문명(테크놀로지)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추구에서 생겨난 것과 형식적이며 권위적인 예술에 대한 반발에서 생겨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움직이는 전자회화'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아직 어떤 형식으로 발전할지는 미지수이다. 영화나 예술의 연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궁무진한 발현의 가능성을 더해가고 있는 예술 분야이며 조용한 붐이 일고 있다. 또한 독일의 시사경제지 《카피탈》에서 세계 100대 작가 중 5대 작가로 한국의 백남준을 선정하였다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예술가들은 늘 시대를 앞선 간다고 말한다. 대중들이 종이로 된 신문이나 책으로 정보를 습득하던 반세기 전과 달리 지금은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예술가들은 이미 40년 전부터 디지털기기로 글을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려 왔던 것이다. 지금의 일상이 종이로 이루어진 것에서 디지털 기기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종이 책이나 신문이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을 미리 보여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밀라노 컬렉션의 모델들이 입은 옷이 당시에는 파격적이지만 몇 년 후 일반인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 된다는 것처럼 미술작품도 우리의 앞을 미리 예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예술가들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를 유심히 볼 일이다. 예술이 결코 우리의 일상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미술관에서의 예술작품 관람은 신선놀음은 아닌 것이다.

예술 작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으니 시대를 보는 안목을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장소로도 미술관은 더없이 좋은 것 같다. 미술책이나 디지털 기기를 보며 이야기하는 것보다 직접 보고 체험하고 느끼게 함으로써 일상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작가들이 아님을 알게 해주는 것은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http://suma.suwon.go.kr)에서도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보고 나에게 맞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호기심이 생기는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미술관과 가까워지는 것도 안목을 넓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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