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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라진 시간전", 남수원중에서 열려
공공예술전시작가단 '지구인의 놀이터'팀의 비대면 전시회
2020-08-10 16:01:51최종 업데이트 : 2020-08-10 16:01: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동혁

남수원중학교 로비 입구에 전시회를 알리는 배너가 설치되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감상할 수 있다.

남수원중학교 로비 입구에 전시회를 알리는 배너가 설치되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감상할 수 있다.

지난 3일, 남수원중학교 로비에는 예술인들과 교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펼쳐졌다. 공공예술전시작가단 '지구인의 놀이터'팀은 수원문화재단의 '우리동네예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 속에서 등교 중인 청소년들을 위로하고자 남수원중학교 교사들과 협력하여 공공 전시를 기획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의 일상을 상실해버린 시간들과 남수원중학교 학생들을 위로하는 취지에서 '사라진 시간展'이 기획되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지속하며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작품 설치 과정까지 포함된 영상 자료를 볼 수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비대면 전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사라진 시간展'은 8월 3일부터 1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작품들은 입구 로비 오른편에서부터 중앙 계단 1층과 2층 사이에 전시되어 있다. 전시를 관람하는 학생들은 바닥에 붙어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동선을 따라서 전시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중앙 계단에 있는 작품은 환경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재생되어 '사라진 시간展'의 전시 취지와 작품들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작가들의 설치가 진행되면서 어린이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카드와 쪽지들도 걸려있다.

작가들의 설치가 진행되면서 어린이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카드와 쪽지들도 걸려있다.

공공예술전시작가단 '지구인의 놀이터'팀은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정성을 담은 작품들을 준비해 찾아가 응원하는 '조공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조공 전시란,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팬들이 선물을 보내는 행위를 '조공한다'고 표현하듯 작가들의 위로와 응원을 작품으로써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지구인의 놀이터'팀은 좀 더 자세히 기획의도를 밝혔다.

"처음 조공전시를 떠올렸을 때, 영감을 받은 부분은 연예인들의 역조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많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도시락이나 선물을 보내는 것을 '조공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연예인들은 오랫동안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반대로, 감사의 의미에서 조공하는 선물을 보내시는 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이 그 자리에 있기까지 팬들의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고마움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고마움을 직접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행동을 하는 연예인들은 우리가 꼭 팬이 아니더라도 기억에 남곤 합니다. 이 부분을 닮고자 작가들이 직접 응원이 필요한 관객들을 찾아가 전시를 해드리면 어떨까 하는 조공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전시회에서 조공 전시를 시도하니 관객분들이 마치 잘 차려진 조공선물을 받으시는 것처럼 만족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 하교 중인 남수원중학교 학생들이 색다른 학교 풍경에 감탄하고 있다.

아직 하교 중인 남수원중학교 학생들이 색다른 학교 풍경에 감탄하고 있다.

또 전시공간이 학교인 점에서 다른 공간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전시공간으로서 학교를 선택한 이유와 동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전시 일정들이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실망스러웠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어딜가나 응원해주시고 전시를 기다려주시는 관객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서 용기를 얻어 수동적으로 관객을 기다려주거나 환경이 개선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작가들이 직접 관객을 찾아가는 역동적인 방향으로 전환하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저희가 관객분들을 찾아가기만 한다면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발상으로 현실을 뒤집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서 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른들의 철저한 잘못으로 인해 환경이 오염되고 변질된 결과이며 고스란히 피해를 받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사과의 의미로 다가서자 하는 취지에서 선택했습니다. 어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직접 만나서 메시지를 전할 수는 없지만, 작품을 조공함으로써 응원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실행하고자 했습니다."

'지구인의 놀이터'팀은 예술작품 창작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남수원중학교 교사들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교사들과 협력하여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했지만, 작품 설치 시간이 저녁에 이루어져 그 과정이 드러나지 않아 설치 과정을 영상화하여 교육과정에 포함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설치 중에, 교정에 남아있던 몇몇 교사들과 학생들이 감탄하며 작품 해설을 듣고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작가들은 작품을 해설하면서 전시 기획 의도에 대해 말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응원을 받아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코로나에 대한 영향력으로 인해 삶이 정체되어 있는 분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전에 누렸던 미술관이나 영화관 등의 다양한 문화생활을 더이상 향유하기 어려운 사회 속에서, 누구보다도 가장 힘들어 할 우리 학생들을 위해 학교로 찾아가 조공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학교, 병원 등 노동이 발생하는 다양한 현장에서 조공 전시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남수원중학교 교사 한 분이 임승희 작가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남수원중학교 교사 한 분이 임승희 작가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후, 전시회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도 "남수원중학교를 시작으로 수원 내 곳곳에서 조공전시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다음 전시에는 예술가가 펼쳐놓은 예술 도구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커뮤니티 아트를 만들어가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예술적 경험으로 교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기획 중입니다. 모든 일상 속에는 예술이 있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교과서적 배움을 실천해 볼 수 있는 계기이니까요." 라며 희망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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