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칠보산 마을의 ‘몸바로운동’ 함께 참여해요
일회용생리대 어떤 문제가 있을까? '여성의 역사는 피의 역사'
2018-10-15 15:06:26최종 업데이트 : 2018-10-15 16:22: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칠보산 마을에서 자연을 지키고, 몸을 보살피는 실천적인 활동을 하는 시민들이 여럿 있다. 칠보산자유학교를 중심으로 한 대안교육공동체 학부모들이다.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사업으로 '칠보산몸바로운동'이라는 강좌를 열어 시민들과 자신의 몸과 지구환경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총 6강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은 주로 생활 속 유해물질, 미세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이다. 또한 직접 자신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만들어보는 기회를 갖는다.
칠보산마을 몸바로운동

칠보산마을 몸바로운동

면생리대를 만드는 강좌가 3회 이어졌고, 치약만들기, 로션만들기, 몸펴기생활운동으로 전체 프로그램이 끝난다. 또한 칠보산몸바로운동축제를 열어 환경영화상영, 숲속놀이, 중고장터, 공연, 게임 등을 할 예정이다.

최현주 강사와 함께하는 면생리대강좌에 참여하여 함께 생리대를 만들어보았다. 13일 중등칠보산자유학교에 모인 지역주민들은 모두 여성. 특히 생리용품에 대한 영화 <피의 연대기>를 함께 감상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유익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일회용생리대에 대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을까. 바로 일회용생리대는 화학물질범벅이라 몸에 좋지 않을뿐더러 썩는 데는 300~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태울 때는 다이옥신이 발생하여 환경에도 안 좋다. 그렇지만 면생리대는 한 번 만들어서 5년,10년 이상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부염과 생리통도 완화시킨다. 생각해보니 이러한 여성의 몸에 대한 고민을 나눌 장이 없었다.
몸바로운동은 자신의 몸을 보살피는 실천적인 활동이다

몸바로운동은 자신의 몸을 보살피는 실천적인 활동이다

이번 강좌에 참여한 뉴질랜드에서 온 유학생 임하정 씨는 "영화내용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거의 친구들이 탐폰을 사용하고, 생리대는 쓰지 않아요. 또한 생리컵 등과 같은 다양한 용품들을 각기 취향에 맞게 쓰죠. 한국에서는 주로 생리대를 쓰는 것 같은데 이 영화를 보니 환경문제나 건강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알게 되네요" 라고 말하였다. 바느질을 하면서 면생리대를 만드는 시간도 즐거웠다고 덧붙인다.
직접 만든 도안으로 면생리대 만들기

직접 만든 도안으로 면생리대 만들기

만들기 강좌를 진행한 최현주 씨는 지역에서 다양한 용품들을 제작하고 판매하며, 봉사하는 일을 한다. "건강상 문제 때문에 만들어 쓰게 되었어요" 라고 말하는 최 씨는 이번 강좌를 통해서 환경 및 다음 세대를 위해서 면생리대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다양한 피부 질환으로 고생하던 사람들이 면생리대를 사용하고 난 후 다시는 일회용생리대를 쓰지 않게 된 경험이 많다.
따뜻한 햇빛 아래에서 바느질을 하며 면생리대만드는 모습

따뜻한 햇빛 아래에서 바느질을 하며 면생리대를 만드는 시간

김보람 감독이 2018년 1월 개봉한 <피의 연대기>는 관람객 평이 자그마치 10점 만점에 9.55이며, 누적 관객수도 1만명이 넘은 영화다. 한 달 에 한 번, 일 년 12번, 살아가면서 400번 이상의 생리를 경험하는데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가 바로 생리다. 감독은 이 영화와 함께 '생리공감'이라는 책도 펴냈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자신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같은 사연이 소개된다.

한국에 온 네덜란드 친구에게 '생리대주머니'를 선물했는데 그 친구가 당혹스러워하면서 왜 생리대를 사용하는지, 심지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지 오히려 물었다고 한다. 주로 탐폰이나 생리컵 등 다양한 생리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서구권 나라의 여성들의 삶에 대해 궁금해졌고 취재와 인터뷰, 조사를 통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중등칠보산자유학교 아이들이 직접 키우고 있는 텃밭채소와 배추

중등칠보산자유학교 아이들이 직접 키우고 있는 텃밭채소와 배추

이 영화는 여성 특히 딸을 둔 엄마들에게 평이 좋다. 고대부터 피를 흘리는 여성들을 부정하게 여기고, 종교적으로도 여성의 몸을 죄악시했다. 모두 남성주의적인 사고 때문이다. 매달 생리혈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면서 각 나라와 문화권마다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냈고 전수하였다.

이 영화는 김보람 감독의 어머니, 할머니, 이모들 뿐 아니라 친구나 주변 여성들의 목소리가 다수 전해진다. 보통 일반적인 여성들의 삶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심지어 영국에서 10대 때부터 생리컵 사용 후기를 유튜브로 올린 브리를 인터뷰하거나, 미국 뉴욕시에서 2016년부터 무상생리대 지급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장면까지 찍었다.

여성의 권리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획득한 적은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없다. 모두 치열한 투쟁과 피흘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얻어졌다. 여성의 역사는 바로 피의 역사였던 셈이다.
학교 마당에서 함께 바느질하는 모습

학교 마당에서 함께 바느질하는 모습

영화를 함께 보았던 시민 중 한 명은 "좋은 영화였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감독의 개성, 고유함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신의 몸을 발견하고, 타인의 고유성을 찾아나가는 것이 다양성의 시작인 것 같다. 생리에 대한 영화이지만,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이야기를 내포한 듯하다"라고 평하였다. 말하기 힘든 주제를 영화로 제작하고, 더 많은 여성 혹은 남성에게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는 영화여서 의미가 컸다.
 
함께 앉아서 면생리대를 만드는 시간 역시 좋았다. 따뜻한 햇빛에 앉아 간식을 먹으면서 바느질을 하였다. 자신의 몸에 직접 사용할 거라는 생각에 정성을 들였다. 오랜만에 바느질을 해 보니 제작의 즐거움도 느끼게 되면서 과거 자신의 첫 생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불안했던 첫 경험, 불편했던 생리 때마다의 기억, 창피했던 이야기 등 개개인의 이야기는 하나의 경험이 됐다.
최근 발행된 여성주의 여성의 몸에 관한 책들이 다수 있다

최근 발행된 여성의 몸에 관한 책

이번 과정은 앞으로 3번의 프로그램이 더 남았다. 10월 16일 화요일은 미세플라스틱없는 치약만들기, 10월 17일은 수제로션만들기, 10월 18일은 몸펴기 생활운동을 체험한다. 또한 10월 28일 일요일 11시에는 '몸바로 운동 축제'를 열어 환경용품창터, 숲속놀이, 환경영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몸바로운동' 과정을 통해서 생활 속의 유해물질에 대해서 바로 알고, 자신의 건강한 몸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게 될 것 같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칠보산 마을, 몸바로운동, 여성의 역사는 피의 역사, 일회용생리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