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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거리’ 작품 유지 관리 잘 되기를...
곡선동 주민자치위원회 '시(詩)가 있는 거리’ 선포식 가져
2018-12-14 13:20:20최종 업데이트 : 2018-12-18 14:15:07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이다.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내린 눈은 온 세상을 하얀 엘사의 나라로 만들려는 의지인지 쉬지 않고 내렸다. 목화송이 같은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까치밥으로 남은 붉은 다홍의 감 위에도 소복했고 뾰족뾰족 소나무 위에도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내리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아이들은 우산도 쓰지 않고 동무들과 사뿐사뿐 등교하고 있었다. 

곡반초등학교에서부터 분당선 매탄권선역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은 명품 중에 명품이다. 곡반초등학교에서 대림아파트까지 하늘을 찌를 듯 메타세콰이어가 서 있고 대우아파트부터 명당초등학교와 화홍고등학교로 이어지는 길은 벚나무가 서 있다.

봄에는 진한 분홍색의 벚꽃이 터널을 만들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은 길이다. 가을에는 노랗게 물든 은행잎, 선홍색의 단풍이 어느 유명산 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다. 눈 내린 겨울에는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썰매를 끌고 나와 밀고 밀어주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파워워킹의 체력 단련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도심에서 살면서 소음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길이다. 아파트 단지를 구분하는 2차선 도로가 있기는 하지만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이 거의 없어 횡단보도도 없는 곳이다. 명당초등학교와 화홍고등학교 앞에 유일하게 횡단보도가 있긴 하지만 그 또한 차량 통행이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에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나와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이 많다. 유모차를 밀고 다니고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손을 잡고 야외 수업을 자주 나오기도 한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곡반초등학교 어린이가 주최가 되어 알뜰시장도 열린다. 대림아파트 옆길에서 시작 되어 산들 어린이 공원이 있는 곳까지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한다. 어린이를 필두로 가족들이 나와 판매하는 음식도 나눠먹고 한다. 비어 있던 메타세콰이어 길이 구경하는 주민들과 아이들로 유일하게 북적북적 거리는 날이다. 알뜰 시장이 끝나고 돌아간 다음 다시 빈 골목길이 된다. 언제 주민들이 와글와글 거렸는지 굴러다니는 휴지 한 장 보이지 않는다.  

메타세콰이어길을 주민들은 퍽 아끼고 사랑한다. 골목길에 휴지 한 장 굴러다니지 않는 이유다. 가로등 기둥이나 울타리에 광고지가 붙으면 주민들이 솔선수범하여 제거하는 길이다. 항상 비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채워졌다가 다시 비워지는 길이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길, 경적소리가 들리지 않는 길, 사색의 길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이다. 요즘처럼 잎사귀가 다 떨어진 날에는 낙엽 냄새가 났다. 시골길에서 맡았던 평화롭고 편안한 냄새다. 

아침저녁으로 수시로 걸어 다니는 이 길을 사랑한다. 수원에서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이처럼 걷고 싶은 길을 찾지 못했다. 산책을 하고 바람을 쐬고 호흡할 때마다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비어 있어서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길, 무엇하나 더하고 더럽혀지지 않고 오래도록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    
13일 오전 11시 권선동 대림아파트 옆 산들 어린이 공원(권선32호 어린이 공원)에서 곡선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곡선동 행정복지센타가 주관하는 '시(詩)가 있는 거리'선포식이 진행되었다.

13일 오전 11시 권선동 대림아파트 옆 산들 어린이 공원(권선32호 어린이 공원)에서 곡선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곡선동 행정복지센타가 주관하는 '시(詩)가 있는 거리'선포식이 진행되었다.

13일 오전 11시 권선동 대림아파트 옆 산들 어린이 공원(권선32호 어린이 공원)에서 곡선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하고 곡선동 행정복지센타가 주관하는 '시(詩)가 있는 거리'선포식이 진행되었다. 주민, 동 단체장을 비롯하여 시인협회원이 참석했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가운데 이상용 주민자치위원장이 곡반초등학교부터 분당선 매탄권선역 2번 출구까지 약 800m를 '시가 있는 거리'로 명명하고 선포했다. 거리의 시는 수원시인협회, 경기시인협회, 국제Pen 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원이 재능 기부했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행사 참석자들은 메타세콰이어길 양쪽 울타리에 조성되어 있는 시 판넬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행사 참석자들은 메타세콰이어길 양쪽 울타리에 조성되어 있는 시 판넬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행사 참석자들은 메타세콰이어길 양쪽 울타리에 조성되어 있는 시 판넬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곡반초등학교에서 매탄권선역 출구 2번까지 구역 중 곡반초등학교에서 대림아파트까지 약 30%만 조성되었다. 대우아파트에서 매탄권선역 2번 출구까지 남은 구간은 예산 확보 후 마저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시(詩)가 있는 거리, 곡선동,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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