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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 그리고 환희, '詩'랑 떠나는 유희…2019문화콘서트
수원새벽빛 장애인야간학교 주최 시화전, 15일 정자1동주민센터에서 열려
2019-07-16 13:39:34최종 업데이트 : 2019-07-16 13:36: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랑'시화전은 모두가 축하하는 자리였다.

'랑' 시화전은 모두가 축하하는 자리였다.

'아빠가 달라졌다. 내가 해 달라는 건 다해주는 옛날 아빠가 좋았다. (중략) 그리운 옛날 아빠.'
위의 시 제목은 '옛날아빠, 요즘아빠'이고 조선아씨가 쓴 작품이다. 10여 편의 시 작품이 수원시 정자1동주민센터 3층 대강당에 전시됐다. 하나하나 읽어 보니 시 속에는 감성이 녹아 있다. 수원새벽빛 장애인야간학교(교장 신승우)학생들이 주관하는 '2019년 시랑 떠나는 유희, 문화콘서트'가 15일 오후 3시에 열렸다. 좀처럼 보기 드문 문화콘서트였다.

이은숙 사무국장은 "간단하게 기념식을 시작합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내빈이지요. 서로에게 격려의 좋은 말을 하세요"라며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신승우 교장을 대신하여 이은숙 사무국장이 인사말을 했다. "오늘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 것이 감개무량합니다. 1학기를 마치고 그 간의 활동을 모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서로 격려하고 기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축사는 먼저 황은주 문학창작반 교사가 했다. "10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열심을 다했고 성의를 다했기 때문에 작품이 나왔습니다. 어여쁘게 봐 주세요. 너무도 감사합니다. 큰 발전을 기원하며 학생 여러분! 힘내십시요." 격려와 용기를 내라는 힘 있는 축사였다.

야간학교 학생대표로 진미자 학생회장이 인사했다.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분명했다. 기죽지 않는 당당함이 있었다.

50여명의 학생들이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수업에 임했다. 환경이 열악하고 어려움이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인내와 의지로 끝까지 이겨냈다. 검정고시반, 문학창작반, 한자반, 연극반, 정보화교육반, 무용반, 사진반, 사물놀이반, 문해반, 음악반 등 10개반으로 나누어 저마다 특기를 발휘하고 기능을 연마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눈물겨운 축사였고 감동있는 작품 발표회장이었다.
'목련' 시를 조영희 작가가 낭송하고 있다.

'목련' 시를 조영희 작가가 낭송하고 있다.

이어서 사회자는 10명의 작가 중 참석한 9명의 작가를 소개했다. 모두가 앞으로 나와 앉은 채로 앞을 향했다. 한 사람씩 짧게 소감을 말했다. 진미자 작가는 "엄마! 공부하니까 빛이나." 카톡카톡! 합격입니다. 8월7일 검정고시 고등부 시험에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신없이 소란스런 세상이지만 가슴 벅찬 뜨거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목련' 시를 쓴 조영희 작가는 울면서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어려움을 목련꽃으로 표현했다. '진실'을 쓴 김시준은 표현의 어려움이 유난했다. 격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인생'을 김아령은 살아가는 여정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고 깨닫게 했다. 조선아 작가는 '꽃병'이란 제목으로 자신을 꽃병에 비유했다. 다른 병도 많은데 꽃병이 싫다고 하며 시들어 가는 꽃은 정말 싫다고 하며 다른 병들이 부럽다고 표현했다.
10개의 작품 중에서  '양파밥'(유수현 작)

10개의 작품 중에서 '양파밥'(유수현 작)

이렇게 소감을 말 한 후 자기가 쓴 시를 낭송했다. 때론 침묵이 흐르기도 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모습도 보였다. 좌절하지 않고 움직이는 생동감이 있는 삶의 현장이었다.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문학창작그룹 '랑'이란 이름으로 소 달력을 만들어 전시했고 참가한 모두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달력에는 예쁜 그림과 함께 작가들의 작품이 고스란히 실려 있었다.

4명의 대표가 시낭송을 했다. 배경음악과 함께 화면을 통해 작품이 소개됐다. "지상의 오늘은 한때 당신을 위해 평화를 불러 봅니다.", "아마도 그 편지는 목련꽃을 좋아하는 애인의 소식일 거야." 시낭송이 끝난 후 '함께해요'라는 프로는 점자(點字)로 배우는 시간이었다. 강수용 교사가 시를 점자작업으로 도왔다. 간단하게 시범을 보였다.점자와 개성만점의 작품이  실린 소달력

점자와 개성만점의 작품이 실린 소달력

수업광경과 활동상황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을 시청했다. 모두가 화면에 집중했다. 웃음과 환희, 때론 실망의 모습, 고마운 분들,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었다. 새벽빛 문학창작 '랑' 시인들의 시화전은 창작의 시간동안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섰다. 소중한 자리에 모두가 힘을 주고 용기를 줬다. 케이크 컷팅 시간으로 모두가 함께 했다. 케이크를 한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모였다. 우리는 하나임을 모두가 느꼈다. 촛불을 켰다. 그리고 촛불을 끄며 박수를 했다. 케이크 절단, 휠체어에 탄 채로 모두가 동참했다. 모두가 오늘 이 시간 이 자리를 축하했다.

수원시 새벽빛 장애인야간학교(수원시 장안구 수성로 308)는 2007년에 시작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과목별 외부강사 10여명,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교사들은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삶의 의지를 강하게 심어준다. 학생들 나름대로의 재능을 잘 살리게 하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채찍질한다. 그리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도전의식을 갖게 해준다. 절망이 변해 희망과 꿈이 된다. 모두가 모여 단체사진촬영으로 오늘을 마무리했다. 약 1시간 가량의 짧은 일정이지만 잔잔한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축복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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