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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동 두꺼비 이야기 임종길 작가에게 듣다
'두꺼비 논 이야기' 를 통해 칠보산 일대 생태 소중함을 알게 된 시간
2018-10-16 17:31:24최종 업데이트 : 2018-10-16 17:27:3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수원 권선구 호매실동에 살면서 십수 년 전부터 지역의 생태에 관심을 갖고, 매일 꽃과 나무와 풀, 새 등을 그림으로 그린 아티스트 임종길. 현재 안산에 있는 양지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그는 죽음을 인정할 때 삶이 더 진지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미술교사로 생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끊임없이 작업을 하면서 개인전도 열고 있다. 작업실 갖는 게 어린시절부터 꿈이어서 칠보산 자락 일대 농가에 있는 우사를 빌려 썼다. 논 한가운데 있는 작업실을 공방으로 꾸며 놓았는데 막상 출근하고 일하면서 가는 날이 적었다. 그 때 아파트 사람들이나 지역 주민들이 공방을 회원제로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름을 '도토리교실'로 만들고, 자연물로 무언가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열었다. 십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당시 '쇠비름'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농사꾼으로 살았던 류현상 씨가 관리를 맡았다. 시간이 흘러 쇠비름은 수원생태환경체험교육관의 센터장이 되었다.
두꺼비논 이야기를 쓴 임종길 작가를 만나다

<두꺼비 논 이야기>의 저자 임종길 작가를 만나다

"동네에 금곡 저수지가 있었어요. 지금은 LH에서 개발한다고 다 없애버렸지만요. 그곳에 두꺼비가 있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긴 개구리인 줄 알고 양서류 전문가를 검색으로 찾아서 전화까지 했어요. 두꺼비는 이른 봄 물만 있으면 다시 알을 낳고 봄잠을 잔대요. 귀한 생물종이니까 잘 지키라고 이야기해주더라구요. 2~3일간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체외수정으로 1000~2000개 알을 낳아요. 금곡동 일대에 도롱뇽, 산개구리, 무당개구리, 두꺼비 등이 많았어요. 모내기 하기 전까지 수천마리씩 있었던 두꺼비를 동네 주민들과 보존하겠다는 마음에 두꺼비 알을 논 이곳저곳에 옮겨 놓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두꺼비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린 거예요. 제초제 때문이었죠. 제초제 물에서는 두꺼비, 미꾸라지가 다 죽어요. 그 사실을 알고 인근 논 주인을 찾아가서 논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우리가 농사짓고, 우리가 쌀도 사겠다고... 그래서 두꺼비 논이 시작되었어요. 한 구좌 5만원짜리 펀드를 만들었는데 순식간에 100만원이 채워지고, 사람들이 논농사 체험을 했어요."
 
이렇게 '두꺼비논'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했다. 두꺼비는 15년에서 20년 살아가는데 이른 봄 물 속에다 알을 낳는다. 바로 논이 두꺼비가 살아가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논의 물이 제초제와 농약으로 오염되면서 그냥 죽어 버린다. 그리고 논이 사라지면서 알을 낳을 물도 없다.

논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전 국토 최대의 습지이기 때문이다. 매년 모내기, 김매기, 벼베기 등 행사를 하면서 도토리교실 아이들, 공동육아 사람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잔치같은 일을 벌였다. 자녀들도 그 때는 어렸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했다고 한다. 함께 농사를 짓고, 놀이하듯이 일하면서 자녀들에게는 생태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던 귀한 경험이다.

아직도 금곡동과 호매실동 일대에는 텃밭농사나 논농사 체험 등을 하는 기회가 있다. 현재 두꺼비논은 청개구리논으로 이름을 바꾸어 수원생태환경체험관(수원 권선구 금곡동 위치)에서 매년 신청자를 받아서 운영한다.
그림일기 쓰기를 권하는 임 작가

그림일기 이렇게 쓰세요

또한 호매실동 일대의 칠보산은 광교산에 비해 메마르고 물이 많지 않은 숲이다. 하지만 비가 내린 후 물이 땅에 스며들어 외곽에서 솟아나는데 그것이 습지가 된다. 바로 칠보산 일대의 고랑이 논 형태의 논이다.

과거 칠보산은 '질퍽산'으로도 불렀다. 그래서 습지가 발달하고 먹이가 풍부하여 새가 많이 산다. 10년 전이긴 하지만 서울 근교에 '끈끈이주걱자생지'가 있는 곳이 칠보산이라고 언론에 소개된 적도 있다. 소중한 수원의 칠보산이 이처럼 가치있는 곳이었다니!칠보산 일대의 생태가 중요한 이유를 임종길 작가에게 듣다

칠보산 일대의 생태가 중요한 이유를 임종길 작가에게 듣다

임종길 작가는 내가 살아가는 환경, 생태를 지키는 일과 함께 그것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세밀하게 풀, 나무, 새, 곤충, 두꺼비, 꽃 등을 관찰하여 그린 다음 짧은 글과 시를 쓴다. 바로 임종길 작가가 이야기하는 그림일기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여 그리다 보면 점점 더 잘 그릴 수 있다. 과거 조상들은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았어도 기본적으로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음악 하고, 춤을 췄다. 현대인들은 일상의 예술가로 살았던 조상들의 삶을 모두 잃어버렸다. 전문가만 예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누구나 그림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다.

임종길 작가가 쓴 <두꺼비 논 이야기> 라는 책은 바로 금곡동 두꺼비를 관찰하면서 쓴 일기같은 글이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에서 '녹색손'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그는 소유보다는 존재와 가치를, 모든 자연물에는 생명이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도 빈 공간이나 짜투리 땅만 있으면 자연물을 활용하여 텃밭이나 화단, 연못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살아가는 것은 큰 행복이다. 정년퇴직은 한참 남았지만, 1년 후 모든 삶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어느 곳에서 살든지간에 매일 그림일기를 그리고, 자연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면서 말이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두꺼비논, 임종길, 호매실동, 칠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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