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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어르신 뮤직비디오 ‘어서와 어르신은 처음이지?’
현지윤 작가의 작품 해설을 들으며, 노후 고민해보는 시간 가져
2018-10-26 11:12:40최종 업데이트 : 2018-10-26 11:32:1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25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2018 작가발굴 프로젝트 <안녕하신가YOUNG> 프로젝트에서 전시를 하고 있는 현지윤 작가를 만났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이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존재와 실존의 문제를 보여주는 주제 기획전이다. 특히 현지윤 작가는 어르신들이 주인공이 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철물점, 음식점, 한복집, 다방, 시장, 문구점, 수원천 등의 장소에서 어르신들의 춤과 노래가 이어진다. 어르신들이 신명나게 웃고 몸을 흔들면서 끼를 표현하는 작품이라서 재미있다.
현지윤 작가가 관객에게 해설을 하고 있는 모습

현지윤 작가가 관람하는 관객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지난 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는 주제의 사진, 영상 작업을 한 적 있습니다. 이번에는 새롭게 뮤직비디오형태의 영상물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여든이 넘은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노인부양에 대한 문제를 몸소 겪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면 이해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이러한 작업이 저에게는 돌파구였던 것 같습니다. 노인 문제를 청년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창작 작업을 통해서 노인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면서 즐거웠어요. 배움이 컸습니다. 내 속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영상으로 풀어내는 작업, 사람들과 소통하고 관계맺고, 즉흥적으로 무언가 만들어지는 것들이 신났던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해 보고 싶습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안녕하세영' 전시 중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안녕하세영' 전시 중

이렇게 이야기하는 현지윤 작가는 현대미술을 전공했지만 혼자 회화작업하는 것보다 영상물이나 사진, 인터뷰 등이 재미있다고 한다. 지난 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영상전을 하면서 만났던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도 몇몇 등장한다.

대장간, 뻥튀기가게, 문구점주인, 한복짓는 할머니, 의상실 할머니, 외발자전거타는 할아버지, 연날리기 달인, 은퇴 후 미술관봉사자, 소목장, 불화 그림 그리는 할아버지, 전문직인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노인들을 직접 만났다.

이분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창작하는 삶을 사시고 계신 분들의 삶이 특히 만족도가 높아 보였어요.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소일거리처럼 돈도 버니까 좋아하시고, 뭔가 몰입하는 일이 있어선지 자존감도 높으셨어요!"라고 말한다. 자신도 역시 노년까지 창작자의 삶을 살겠다는 다짐과 계획이 생겼다고 덧붙인다.
현지윤 작가와 함께

현지윤 작가와 함께

현 작가는 60대인 어머니가 80대인 시어머니인 할머니를 모시며 산다. 그리고 뇌경색이 오신 외할머니 역시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자 '60대가 80대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老老)부양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한다.

노노부양 세대가 18만 가구가 넘었다는 통계도 있다. 삶과 늙음, 죽음에 관한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취재 요청하고, 사진 촬영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배움도 컸다고 말한다. 인터뷰하면서 울기도 하고, 자식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셨다. 자연스레 인생공부가 됐다고 씁쓰레 한다.
어르신들의 삶을 노래와 영상으로 만들어 뮤직비디오로 찍었다

어르신 뮤직비디오 내용 중

 이번 작업은 '어서와 어르신은 처음이지?' 라는 주제로 세 편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어르신 SWAG', '어랍쇼', '어르신블루스' 세 개의 곡을 쓰고,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촬영을 했다. 뮤직비디오는 기존의 영상물과 또 달랐다고 한다.
건강하고 유쾌한 노년의 삶을 그린 뮤직비디오

건강하고 유쾌한 노년의 삶을 그린 뮤직비디오

"음악감독님이 곡을 쓰고, 저도 같이 가사를 썼어요. 노래 가사와 곡이 거의 동시에 함께 완성되었는데 나중에 가수를 섭외해서 녹음을 했어요.

랩이 나오는데 랩퍼를 구하지 못해 음악감독님이 랩을 하셨어요.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출연자들은 모두 60대~80대 어르신들인데 팔달노인복지관에서 스포츠댄스 하시는 분들, 지난 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영상에 출연하셨던 분들, 전문 배우 등 다양한 분들이 나옵니다.

가수의 노랫말에 따라 입모양을 맞추어서 영상 만드는게 정말 어렵더라구요. 음악감독과의 작업, 후반에는 편집감독과의 작업이 이루졌고, 색 보정작업이나 효과 등을 위한 작업까지. 1년 가까이 걸린 작업물이에요." 
행궁동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 내용은 신선하고 재밌다, 노래도 중독성 있다

행궁동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 내용은 신선하고 재밌다, 노래도 중독성 있다

이러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집요함이 필요하다. 간단한 구상과 아이디어만으로 창작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혼자만 잘해서도 안된다. 창작지원금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어내어야 하는 부담감도 컸다. 자신의 노동력으로 대체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6월말 촬영을 했는데 후반작업이 길었다. 고통스러웠지만 결과물을 통해 스스로 위로받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출연자 중 외발자전거를 타시는 정해담 할아버지는 친구 두 분을 섭외해오셔서 '어르신 SWAG'를 찍었는데 예측불가한 통통 튀는 매력이 있는 분이었다. 창룡문에서 외발자전거 타시는 모습을 보고 무조건 말을 걸고 섭외하여 만났고, 이후에도 의욕적이고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하신 분이다. 이렇게 노인이 되어서도 순수한 마음과 긍정적이며,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는 태도가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세 편의 뮤직비디오 '어서와 어르신은 처음이지?' 전시중

세 편의 뮤직비디오 '어서와 어르신은 처음이지?' 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전시중이다.

노인들의 유쾌한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라는 형태의 전시는 굉장히 신선했다. 그래서인지 관람객들은 3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흥겨워한다. "정말 재밌네요. 저도 춤추고 싶어져요" 라는 분들도 있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2월 24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제3전시실에서 이루어진다. 현지윤 작가의 작업을 통해 노년의 삶을 엿보며 나의 노후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어서와어르신은처음이지, 현지윤작가, 행궁동어르신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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