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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보내면 일 년 후 도착, ‘쪽지길’ 거닐어요
남문 로데오거리 속 쪽지길을 아시나요?
2020-06-22 09:06:32최종 업데이트 : 2020-06-22 09:06:1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남문로데오 거리 모습

남문로데오 거리 모습

코로나19로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요즘, 수원화성은 오랜 시간 썰렁하다. 수원화성은 수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었다. 일 년 내내 행궁광장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려 시끌벅적한 곳이기도 했다. 인근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들이 휴관을 이어가면서 다시 예전과 같이 활기가 넘치는 모습은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피하라 한다. 그러다보니 산책도, 나들이도 장소를 정할 때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평소에 잘 가지 않거나 그냥 지나치는 곳은 어디일까 고민하니 '남문 로데오거리'가 떠오른다. 로데오거리는 화성행궁 주차장 옆에 나 있는 '공방거리'라고 불리는 행궁로를 따라가면 이어진다. 수원화성 팔달문에서 작은 골목길을 지나 수원교동우체국으로 나가는 골목길이 쪽지길이다.
빨간 담이 예쁜 쪽지길

빨간 담이 예쁜 쪽지길

공방거리에 비해 로데오거리는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달랐다.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 있는 '타워레코드 앞'이 만남의 장소였듯이, 로데오 거리는 한 때 젊은이들이 만나는 곳이었다. 수원 토박이인 이지연 씨(매탄동)는 "70~80년대만 하더라도 로데오 거리는 술집이 즐비했다. 대부분 소주와 소박한 안주를 팔곤 했다. 학생들은 삼사오오 모여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고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고 말한다.

메가박스는 여전히 있지만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이 큰 탓도 있다. 메가박스 주변 썰렁한 골목길을 둘러보는데 벽에 쓰인 귀여운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벽 한 쪽에는 '쪽지길'이라고 쓰여 있다. 쪽지길은 어떤 길일까 따라가 보니 빨간 우체통 3개가 눈에 들어온다. 쪽지길 우체통으로 이곳에 쪽지를 써서 넣으면 일 년 후에 배달이 된다고 한다. 
쪽지길에 있는 우체통

쪽지길에 있는 우체통

SNS가 발달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빨리 전할 수 있는 시대이다. 쪽지를 쓰라면 어느 세월에 쓰냐면서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는 요즘, 쪽지길 우체통을 보니 예전 아날로그 시대가 떠오른다. 주파수를 맞춰 라디오를 들으며 엽서를 썼던 시절에는 방송국에 내 사연이 잘 도착했는지 설레며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엽서보다 눈에 띄라고 글씨도 반듯하게 쓰고, 스티커로 예쁘기 꾸미기도 했다. 예전 향수에 젖을 수 있는 쪽지길이 반갑게 느껴진다.

쪽지를 쓰고 싶으면 바로 옆에 있는 보드게임 가게에 들러 엽서와 우표를 사면된다. 시간이 있다면 보드게임을 즐겨도 좋겠다. 친구들과 오거나 연인과 데이트를 해도 좋다. 평일 낮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 오히려 코로나19 걱정을 덜 하며 다닐 수 있다.
쪽지길에 있는 보드카페

쪽지길에 있는 보드카페

쪽지길과 이어지는 공방골목과 시장골목도 볼거리가 많다. 아직 북적거림은 덜 하지만 문을 열고 장사를 하는 가게들은 늘고 있다. 공방거리 맛집 지도에 소개된 음식점을 가보고, 마카롱이나 음료를 파는 카페에 들러보고, 보드게임을 하며 쪽지도 쓰고, 시장에서 저렴하고 질 좋은 옷을 찾아보는 하루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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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길, 남문로데오거리,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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