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중학교 시절을 회상하다
학생들이 만든 고향의 모교 잔디밭을 떠 올리며
2009-02-26 07:26:02최종 업데이트 : 2009-02-26 07:26:02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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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정말 어제 오후는 너무 너무 추운 날씨였다. 충분하게 봄이 왔다고 느낄 때 꼭 복병을 만난다. 겨우내 입었던 두꺼운 옷은 모두 세탁소에 드라이를 의뢰하고 집안의 분위기도 바꾸어 볼까 생각할 때 곧 후회를 하게 한다. 봄이 오기전에 꼭 거쳐가야만 하는 꽃샘추위는 바람과 함께 다가와 다시 겨울이 돌아온 것 같은 착칵에 빠지게 한다. 바람만 불지 않으면 덜 추위를 느낄텐데 목줄기를 파고드는 칼바람은 온몸을 진저리치게 한다. 내 고향 삼척에는 봄에 부는 바람으로 손등이 쩍쩍 갈라지고 발을 동동거리는 고통을 지내야만 따뜻한 남동풍을 느낄 수 있었다. 겨울에는 다른 지역과 상대적으로 따뜻해서 무릎까지 눈이 내리더라도 다음 날 화창한 날씨가 되면 거의 모두 녹아서 폭설로 고생한 기억은 없다. 꽃샘추위...중학교 시절을 회상하다_1 산 밑 양지쪽에 아담하게 자리한 나의 모교 미로중학교는 전국에 몇 안되는 잔디구장을 가지고 있어 그 당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은 인조잔디구장을 구비한 학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자연의 잔디구장은 지금도 그리 흔하지 않을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선생님과 친구들이 잔디밭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나눠먹기도 했다. 시골이라 미관을 위한 농약을 치거나 하지 않아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남자아이들은 한밤중에 씨름을 하기도 할 정도로 뛰고 굴러도 푹신한 느낌이 참 좋은 융단을 깔아 놓아둔 것처럼 푹신했다. 아침저녁의 풋풋한 잔디내음은 참으로 기분좋게 했다. 하지만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잔디구장에 대한 아픔을 알지 못한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당시엔 운동장엔 봄만 되면 트럭으로 흙을 싣고 와서 다지기를 반복하였고 체육시간에 잘못하여 넘어지기라도 하면 무릎에 생채기가 바로 나는 험한 돌밭에서 고생해야 했다. 흙으로 단단히 다져 놓아도 봄만 되면 강풍에 다 날아가 버려서 뼈다귀처럼 푹파인 거칠거칠한 운동장은 선생님들의 아픔이었지만 학생들의 학교사랑으로 인해 변모했다. 전교생이 조금씩 잔디를 채취해서 가지고 와서 운동장에 심은 것이다. 두타산에서 내려오는 칼바람으로 고생해야하는 요즘 우리들의 후배들은 뾰족뾰족 나오는 새싹위에서 체육시간에 운동을 할 것이고 친구들과 선생님과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것이다. 친정에 갈때 담 너머로 보이는 운동장을 바라볼때마다 보람을 다시 가슴속에 새긴다. 오늘 아침까지 기온이 내려가 춥다했다. 한겨울의 영하 8도,9도까지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영하의 쌀쌀한 기온으로 떨어져 마지막 맹위를 떨칠것이라 기상청에서 예보했다. 마지막가는 겨울과의 이별을 앞두고 봄에 대한 희망으로 막바지 건강관리를 유의해야 할 요즘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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