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다’와 ‘가리키다’
2009-02-26 11:29:30최종 업데이트 : 2009-02-26 11:29:30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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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다(敎)'와 '가리키다(指)'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본다. 우선 이 둘은 철자가 비슷해서 말을 할 때는 둘을 바꿔서 사용하기도 한다. 발음 역시 비슷하다보니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_1 단어의 쓰임을 자세히 검색하면, '가르치다'는 1-1.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그는 그녀에게 운전을 가르쳤다. 그들은 청소년들에게 신학문을 가르쳐 줌으로 해서 힘을 기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안수길의 '북간도'> 저는 지금 초등학교에서 어린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2. (주로 '버릇', '버르장머리'와 함께 쓰여) 그릇된 버릇 따위를 고치어 바로잡다. 저런 놈에게는 버르장머리를 톡톡히 가르쳐 놓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아이의 버릇을 제대로 가르칠 작정입니다. 1-3. 교육 기관에 보내 교육을 받게 하다. 노부부는 아들에게 대학 교육을 가르쳤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그는 자식을 가르치느라고 재산을 모으지 못했다.2-1. 상대편이 아직 모르는 일을 알도록 일러주다. 제가 당신께 김 사장에 대한 의문점을 한 가지만 더 가르쳐 드리지요. 너에게만 비밀을 가르쳐 주마. 작가는 독자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끝까지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는 내게 자기가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가르쳐 주지 않았다. 2-2. 사람의 도리나 바른길을 일깨우다. 내가 그들에게 바른 도리를 가르쳐 보려 해도 잘되지 않는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한 집안의 화목은 안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가르쳤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치셨다. '가리키다'는 1.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리다. 그는 손끝으로 북쪽을 가리켰다. 시곗바늘이 이미 오후 네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형사에게 뒷덜미를 잡힌 채 막사 안을 들여다보며 자고 있는 두 사람을 가리켜 주었다.<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 아랫입술을 비죽이 내민 김 씨가 눈으로 시렁의 돈을 가리켰다.<한수산의 '유민'> 2. (주로 '가리켜' 꼴로 쓰여) 어떤 대상을 특별히 집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내다. 모두들 그 아이를 가리켜 신동이 났다고 했다. 사람들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그를 가리켜 현대판 홍길동이라고 했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혼동하는 이유는 의미가 비슷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즉 '가르치다'(敎)와 '가리키다'(指)는 중세 국어에서는 자손(子孫)을 치신 (訓嗣-훈사,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 15장) 후세(後世)ㄹ 치시니(以敎後世-이교후세, 龍飛御天歌 105장) 훈(訓)은 칠 씨오((訓民正音註解本-훈민정음주해본) 칠 교 : 敎, 칠 훈 : 訓, 칠 회 : 誨(訓蒙字會-훈몽자회 하 32) 머리 하치고 (頭指天-두지천, 金剛經三家解-금강경삼가해) 처럼 '교(敎), 훈(訓), 회(誨), 지(指)' 모두 '치다'라고 썼다. 그런데, 한 단어를 가지고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하다 보면 불편하다. 이는 당연히 구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여기에 근대 국어 시기에 이르러 모음 체계에 변화도 왔다. 해서 '치다'는 오늘날처럼 두 낱말로 만들어졌다. 심한 경우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두 음절씩 합쳐서 '가르키다'로 말하는 경우도 보았다. 주의해야 한다. 한편 '가르치다'와 '알리다'도 의미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니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모르는 것을 일러 줄 때, '내가 가르쳐 줄게'라고 말해야 할 상황에 '내가 알려 줄게'라고 말하는 것은 어색하다. '알리다'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것을 소개하여 알게 하다.'라는 뜻이다.(전 세계에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다./연구 성과를 토론회와 책자 발간 따위를 통해 일반에게 알렸다./국민들에게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렸다./종로에 새 영화를 개봉한다고 알리는 전단을 뿌렸다.) 위에서 보듯 '알리다(告)'는 단순한 정보를 전달할 때 써야 어울린다. '모르는 일을 알도록 일러주는' 상황은 '가르치다(敎)'라고 적극적인 의미로 말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혼란이 비표준어인 '알으키다'라는 말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 분이 우리 학교에서 국어를 알으키는 선생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 용례다. 이때는 분명히 '이 분이 우리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라고 해야 한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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