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함사세요!"
요즘 함파는 것 구경해 보실래요?
2008-10-06 03:08:06최종 업데이트 : 2008-10-06 03:08: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함팔기'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통혼례풍습이다. 
함은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귀한 딸을 며느리로 맞이하게 됨을 감사한다는 뜻을 적은 혼서를 담아 보내는 상자를 일컫는데 오동나무로도 하고 오동나무가 비싸면 나전칠기에 담아서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미리 박을 준비해 놓고 팥떡도 준비해 놓는데 박은 현관에서 깨면 함속에 붙은 잡귀신이 박깨는 소리에 놀라 도망간다는 뜻이고 팥은 붉은 색으로 잡귀신을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이전 법을 굳이 따를 필요는 없지만 "함사세요"를 모처럼 들을 수 있어 정겹기만 했다. 

" 함사세요 ! " 

신랑측은 낯설고 어색해 하였지만 금방 친근감 있게 목청을 높이는 것이 너무 정스럽다. 신랑측과 신부측에서 서로 예의를 갖춰 교환할 것을 교환하게 되면 함을 굳이 따로 격식을 차려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또한 양쪽간에 치루고자 한다면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함사세요!_1
함 팔았으니 먹어야죠!

이전의 시민기자가 결혼할 당시만 해도 재밌고 우습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한번 더 부부가 되기 위한 전초전으로 결혼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당연히 하는 줄 알았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차이가 많고 간소화한다고 해서 결혼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랑친구 중 아들을 놓은 사람을 함진아비로 세운다고 하는데 그 또한 신랑친구 중 결혼한 사람이 없다면 그 중 덩치 좋은 사람을 함진아비로 세우기도 한다. 
아마 이 또한 결혼하면 아들을 낳을 것 같은 친구에게 부탁하는 지도 모르겠다. 

주거형태가 아파트이고 차량 또한 입구에 주차되어 있어 이전처럼 오래도록 함진아비와 실랭이 하지는 않았다. 함진아비와 나머지 친구들 또한 처음 하는 것이라 어색해 했지만 금방 친숙하게 다가왔다. 
"봉투 세 개 놓고 이벤트 하면 들어 갑니다." 
신부측 친구 중 선배라고 한 박양은 친구들에게 구원요청을 한다. 시간 끌면 손해라는 듯이 함께 의견을 논하는가 싶더니 요즘 유행하는 신곡을 부르면서 춤과 함께 신랑친구들에게 빨리 함을 팔것을 요구한다. 

신부측 어머니 유명자씨는 청실 홍실 엮어서~ 라는 노래처럼 청색 홍색의 봉투를 준비했다. 
신부친구 중 선배는 한 켠 한 켠 잘도 봉투를 놓는다. 
물론 편하게 건너가지는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미리 열어 놓고 기다린다. 신부집이 3층이라 혹여 계단으로 올라가버릴까 안간힘을 쓴다.

신랑측 친구들은 1시간 남짓 재미를 더해가다가 현관 앞에 이른다. 
박을 깨는 소리가 세게 들린다.  신부어머니는 혹시나 피해를 줄까봐 위층과 아래층에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그래도 대한민국의 수원은 살만한 도시인지 오히려 함 사라는 소리에 나와서 지켜보는 주민도 있었고 불도 환히 밝혀 주는 다른 동 아파트 주민도 있었었다. 

"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고 묻는다면 "함요? 하기만 하면 좋지요. 그런데 요즘 그런거 귀찮지 않나요?" 
보통 이런 답변이 되돌아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민기자는 그래도 잊혀져 가는 우리의 결혼전 풍습으로 "함 사세요!"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것은 욕심일까.

이 가을 결혼하는 청춘남녀 여러분들!  "함 사세요"라는 소리처럼 늘 우렁차고 활기차게 세상을 살아가세요. !

함짐아비, 신랑신부, 전통혼례풍습, 시민기자 김성희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