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늘어가는 것이 몇개 있다. 흰 머리카락, 잔주름, 뱃살 그리고 건망증... 좀 더 나이가 들어가면서 증세가 심해져서 급기야는 남편과 다투고나서도 그 다음날 다툰 사실을 잊고, 나중에서야 그 사실을 기억하고 계면쩍어 했던 때도 있었다. 건망증이 악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지난 겨울 건망증 때문에 남편을 힘들게 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건망증_1 서점에서 책을 사고나서,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택견 도장에 잠깐 들렀다. 마침 도복이 나왔다고 해서 도복을 입어 보았는데 그때 단원들이 운동을 시작하였고, 관장이 동작을 한 번 따라 해보라는 소리에 엉겁결에 태극기를 보고 경례를 하고나서 '이크 에크' 구령에 맞춰서 동작을 따라 하였다. 땀도 나고 갈증도 났지만 운동 후에 느껴지는 개운함 때문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노래까지 흥얼 거리며 현관 문을 여는 순간, 두 시간 전에 운동을 하러간 남편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사람의 뇌세포는 30세가 넘으면서 점차 일시적인 기억력의 감퇴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뇌세포의 감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머리속에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뇌는 그것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저장된 정보의 인출 방해, 내지는 한참 뒤에 생각나는 것 등의 현상으로 장애를 보인다. 아마도 그 날은 내 머리속에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았던것 같다. 연관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