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남편이 12시 이후 귀가하면 경제가 좋아진다?
불꺼진 동네 상가 보며 빠른 경제 회복 염원했어요
2008-12-26 10:28:02최종 업데이트 : 2008-12-26 10:28:02 작성자 : 시민기자   정은경

모두가 기쁘하고 즐거워하며 두손에 선물 한 가득 안고 달려가는 크리스마스 이브 밤이다.
그러나 올해 크리스마스이브는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며칠 전부터 추워진 날씨 탓이 아니라 꽁꽁 얼어붙은 경기침체로 거리를 나가 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별로 느낄 수가 없다.

며칠 전 작은 아들 마지막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 때가 생각난다.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중학교 진학문제로 화제를 시작하다가 곧 중학생이 되면 학원비, 과외비로 고민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그런가하면 아파트 담보대출 걱정, 쌈짓돈을 펀드에 넣어 반 토막이상 마이너스 수익률 걱정, 한 엄마가 우리 남편은 이번에 회사가 구조조정에 휘말려 내년엔 어떻게 될 줄 모른다고 하자 이번엔 여기저기에서 한숨들이 터져 나왔다.
초등학교 마지막 학부모 모임은 그렇게 걱정과 고민, 한숨 속에 헤어졌다.

남편이 12시 이후 귀가하면 경제가 좋아진다?_1
현재 시간 20시 45분, 불꺼진 상가 골목이 어둡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 집 뒤 베란다에서 바라본 먹자골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곳은 몇 개의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첫 번째 골목 상가에 불을 밝히고 있는 곳이 달랑 5곳, 나머지는 모두 상가 간판에 환한 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외투를 걸치고 첫 번째 상가로 내려가 보았다.
빈 상가 4곳, 분식점 1곳, 신발가게 1곳, 식품점 1곳, 통신점 1곳, 고기음식집 3곳, 횟집 1곳, 호프집 2곳, 건강원 1곳, 대리점 1곳 총16곳의 점포 중 정말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5곳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가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온 언론매체의 톱뉴스가 경제관련 면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를 목격한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연말 망년회라는 핑계로 12시 이후에 들어와 가족들을 전원 집합시켜 노래 한곡을 꼭 하고 자는 우리 남편이 올해는 단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창밖에 흰눈이 아름답게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이브 밤은 아니지만, 선물 한가득 주고 받는 풍족한 크리스마스이브 밤은 아니지만, 김치전을 돌리는 소중한 내 이웃들이 있고, 따뜻한 사랑을 나눌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

어려운 살림살이지만 새해에는 우리 남편이 12시 이후에 들어와 가족들을 전원 집합시키는 날이 많아지면 경제사정도 함께 좋아지겠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