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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바다를 걷다(11)
- 명상이 일상화된 강산의 품에 사는 아이들 -
2009-01-18 16:25:47최종 업데이트 : 2009-01-18 16:25:4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고즈넉한 표정의 계곡에서 깊이가 넘치는 눈동자를 굴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본다. 그들을 볼 때는 마치 그들이 도인처럼 맑다는 느낌을 갖는다.
여전히 그들은 너무나 철부지한 아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느릿하지만 깊은 눈길은 나그네에게 경이로움을 준다.

영혼의 바다를 걷다(11)_1
낯선 나그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바쁘게 학교를 가는 걸음 중에도 밝게 웃는 아이,

사람은 그런 점에서 환경의 지배를 받는 신(神)이거나 영(靈)적인 존재란 생각을 한다.
바람이 귀찮게 불어오는 날이라도 가뭇없이 흔들리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잃지 않는 아이들, 우리네 얕으막한 산길을 걸을 때 그런 바람이 불어오기라도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을 했을까를 가늠하며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은 더욱 깊다.

영혼의 바다를 걷다(11)_2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철제로프 다리를 걷던 아이들,

천길 낭떠러지를 앞에서도 끄떡없이 미소를 잊지 않는 천연덕스런 눈길을 주고받는 아이들. 먼 계곡과 높은 히말의 영혼을 한 몸에 품고 그 품은 몸에서 빛을 발하는 듯한 그들의 눈망울... 어찌보면 한없이 처량맞게 보여지지만, 그들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단단한 걸음걸이를 하는 어른들처럼 자신의 일과 자신의 형제와 그들의 일상을 사랑해내는 그들은 이미 초탈한 자연의 주인공들이었기 때문에 난 그들을 애처롭게 볼 수 없는 처지다.
어찌보면 어린 신, 어린 영혼의 주인공들이 더욱 맑게 우리를 비춰보고서 낯선 나그네의 초행을 무탈하라! 빌어주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영혼의 바다를 걷다(11)_3
마을 앞에서 그들이 날마다 바라보고 살아갈 히말과 멀리 깊은 계곡들

끝없이 높이 솟고 솟는 히말의 높이를 가늠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그 끝없는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을 바라보는 일상화된 눈길로 그들은 영험을 쌓고 쌓아가는 선인(仙人)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지!

날이 밝고 저물고 그리고 거칠게 옹아리를 하고 때로 무너지는 절벽과 계곡을 보았을 그들이 어느 도심의 빌딩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무참함과 다른 영적인 것들을 갖고 살아갈 것은 당연한 일이니 그들의 신비속에서 삼라만상의 위태와 평안은 우리가 간직한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평화의 인식과는 다른 것을 품을 것은 자명한 일인 것이다.

영혼의 바다를 걷다(11)_4
해맑은 웃음, 어설픈 웃음, 하지만 그 천진함을 안고 살아갈 아이들

풍요로 가득한 영적인 것들이 그들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지는 그런 날, 자본과 무참한 충돌의 현대의 거리에 전해지는 날, 우리가 그나마 사람이었음을 자각하고 하늘을 우러르며 어머니와 아버지와 형제와 자매를 찬찬히 다시 바라보게 될 날이 올 것인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히말라야, 네팔 김형효, 시인 김형효, 에베레스트, 사가르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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