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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
깊어가는 가을, 일상에서 단풍 즐기기
2012-10-29 09:09:21최종 업데이트 : 2012-10-29 09:09:21 작성자 : 시민기자   채혜정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비가 오고 나니 기온이 떨어져 쌀쌀해졌지만, 단풍들은 더 곱게 물들어 가을을 빛내주고 있는 것 같다.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우리를 반겨주는 단풍들.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은 해마다 단풍구경 온 사람들로 가득차고 주변의 도로 역시 산을 향하는 차들로 가득 찬다. 

단풍 때문에 사람들도 힘들고 산들도 힘들어 보인다. 사람 반 단풍 반이지 않을까 싶어도 사람들이 계속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산을 찾는 것을 보면 그만큼 가치가 있음이 분명하다. 생각해보니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일부러 산으로 단풍구경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20대 시절 멋모르고 회사 내의 산악회를 따라갔다가 단풍구경을 해본 게 전부다. 그때 본 단풍으로 물든 산은 최고로 아름다웠었다. 이래서 산으로 단풍구경을 오는 구나 생각이 들었었다.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1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1

하루하루 바쁜 생활이 이어지다보니 휴일엔 일주일동안 지친 몸을 쉬느라 멀리 나들이를 기피되는 요즘이다. 하지만 따로 단풍구경을 위해 멀리 교외로 빠져나가지 않아도 가을 단풍을 맘껏 즐길 수 있으니 가을이 즐겁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는 것처럼 단풍 또한 멀리 있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수원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여기저기 많이 있어서 일상의 느긋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평소 아무생각 없이 스쳐지나가던 곳도 알고 보니 작은 공원 입구였을 때도 있었다. 
게다가 수원은 역사 깊은 도시여서 키가 크고 굵은 나무들이 많다. 나무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곳 수원으로 이사 왔을 때 크고 멋진 나무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을이 되니 나무들은 화려한 색으로 다시 나를 반겨준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오래된 아파트다. 그래서 조금은 낡은 느낌이 있지만 나무들이 많아서 아파트에 들어서면 멀리 야외로 놀러온 느낌이 든다. 창문을 열면 나무들이 바람에 춤을 추고 새들이 아침 노래를 지저귀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가을이 되니 동네 풍경이 더 멋져졌다. 

이렇게 집 창문 너머로, 혹은 길가 곳곳의 나무들이 노란빛 혹은 붉은 빛을 띠며 제 진가를 발휘하고 있어 요즘 가을 단풍을 즐기기 바쁘다. 큰 나무 뿐만 아니라 곳곳에 있는 알 수 없는 작은 나무들도 제각기 예쁜 가을 옷으로 바꿔 입고 있다. 
집 창문 너머로도 단풍 든 나무들이 잔뜩 보인다. 바람에 살랑거리고 빛에 반짝이는 단풍들이 너무나 곱다. 이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매일 단풍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2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2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3
가을아, 좀더 머물러주렴_3

버스정류장에는 담쟁이 덩쿨이 한가득 벽을 덮고 있는데, 가을이 되니 화려한 적색으로 탈바꿈을 했다. 얼마나 예쁜지 정류장에 내릴 때마다 "와. 너무 예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얼마든지 예쁜 가을 단풍이 우릴 반기고 있다. 

무궁화 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도 신기하다. 아파트 계단입구에 있던 이름 모를 작은 나뭇잎이 발갛게 변해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다. 
봄을 화사하게 만들었던 목련꽃 나뭇잎은 아직도 초록색이다. 목련나무는 단풍이 들지 않는 나무일까 아니면 아주 늦게 색이 변하는 나무일까? 아직도 초록색을 하고 있는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궁금증이 인다. 이것도 일상의 주변이 가져다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주말에 비도 내리고 강한 바람도 불어서 동네 길에는 단풍잎들로 뒤덮여 있었다. 나무도 길도 온통 형형색색이어서 완연한 가을빛이다. 얼마 전엔 분명히 초록색이었는데 자고 나니 군데군데 붉은색으로 갈아입은 나무들도 보인다. 가을은 정말 아름답구나 생각이 들었다.

멀리 단풍놀이하러 가지 못해서 마음이 울적한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음을 알게 되면 울적함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행복과 단풍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오늘도 난 가을을 만끽하기위해 집을 나선다. "가을아. 좀 더 머물러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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