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를 본다. 엄마가 뿔난 이유_1 극중에서도 이러한 세력이 등장한다. 엄마 김혜자가 집을 나갈 때 시누이(강부자 분)가 평생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편하게 먹고 살았으면서 무슨 불만이 있을 수 있냐고 윽박지른다. 즉 극중 시누이가 말한 것처럼 소득이 없이 집안일만 한 엄마의 역할은 한없이 편안한 자리라고 인식한다. 광고에서도 집에 있는 전업 주부의 삶은 곰팡스레 그려진다. 아이를 둔 젊은 여성이 오랜만에 직장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장면이 있다. 이 주부는 직장에 다니는 여성인 친구에게 한없이 초라하게 비교되다가 자기가 사는 집에서 행복감을 찾는다. 엄마의 자리가 눈에 보이는 화폐의 소득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엄마는 자녀에게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사랑을 베푸는 일을 한다. 엄마의 질 높은 사랑은 생물학적 특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희생과 헌신의 과정이다. 아울러 김수현 드라마가 던지는 화두는 엄마가 가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확인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가정은 인간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보금자리이다. 가정은 한 인간이 태어나는 태반이고, 또 최초로 말을 배우고, 예절을 익히는 교실이다. 부모의 보살핌으로 사랑을 배우고 다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배양토이기도 하다. 이 중심에 엄마가 있다. 우리의 엄마들은 헌신과 사랑을 감내하면서 평생을 산다. 엄마들은 가족을 위한 삶 때문에 모두가 말년에 허리를 꾸부정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여인으로서 삶도 잊고 오직 엄마의 자리에만 있었던 여인의 삶을 늘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모든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엄마의 가출을 극중에 설정한 것이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물론 여성의 사회 진출은 고무적이고 장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집에 있는 여성의 역할도 존중되어야 한다. 집에서 엄마의 역할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엄마의 가족에 대한 수고로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엄마의 질 높은 사랑으로 우리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크고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아내의 내조로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한다. 작은 호박씨 하나가 삭막한 담을 타고 올라가 넝쿨로 장식하고, 마침내 커다란 호박을 맺는 것처럼, 가족의 행복은 엄마의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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