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엄마가 뿔난 이유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를 보고
2008-08-04 11:53:12최종 업데이트 : 2008-08-04 11:53:1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주말에 '엄마가 뿔났다'라는 드라마를 본다. 
특별한 극적 사건도 없지만,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그리고 있어 보기에 편안하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최근에 논란의 중심에 나왔다. 
극중에서 엄마(김혜자 분)가 휴가를 얻어 집을 나갔다. 엄마는 시집와서 평생 쉴 시간이 없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는 상태다. 
이제는 자식을 모두 출가시켰으니 쉬고 싶다. 그래서 집안의 어른에게 허락을 받고 아예 집을 나갔다. 

이에 대해 말이 많다. 시청자들은 공감하는 측면도 있지만 집안의 며느리이고 아내이며 또한 세 자녀의 엄마가 집을 나가는 설정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전례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일이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드라마라는 측면이 대세다. 극중에서도 착한 시아버지만 허락했을 뿐 나머지 가족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엄마가 집을 나간 설정은 지나친 점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집중해야 할 것은 엄마가 집을 나간 것이 아니라, 집을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드라마의 귀재라고 불리는 김수현 씨가 이런 논란을 예상하고도 극중에서 엄마의 가출을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가 뿔난 이유_1
엄마가 뿔난 이유_1
가장 먼저 아직도 엄마의 역할을 폄하하는 사회 현상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극중에서도 이러한 세력이 등장한다. 엄마 김혜자가 집을 나갈 때 시누이(강부자 분)가 평생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편하게 먹고 살았으면서 무슨 불만이 있을 수 있냐고 윽박지른다. 즉 극중 시누이가 말한 것처럼 소득이 없이 집안일만 한 엄마의 역할은 한없이 편안한 자리라고 인식한다. 

광고에서도 집에 있는 전업 주부의 삶은 곰팡스레 그려진다. 
아이를 둔 젊은 여성이 오랜만에 직장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장면이 있다. 이 주부는 직장에 다니는 여성인 친구에게 한없이 초라하게 비교되다가 자기가 사는 집에서 행복감을 찾는다. 

엄마의 자리가 눈에 보이는 화폐의 소득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엄마는 자녀에게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사랑을 베푸는 일을 한다. 
엄마의 질 높은 사랑은 생물학적 특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희생과 헌신의 과정이다. 

아울러 김수현 드라마가 던지는 화두는 엄마가 가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확인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가정은 인간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보금자리이다. 가정은 한 인간이 태어나는 태반이고, 또 최초로 말을 배우고, 예절을 익히는 교실이다. 
부모의 보살핌으로 사랑을 배우고 다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배양토이기도 하다. 이 중심에 엄마가 있다. 

우리의 엄마들은 헌신과 사랑을 감내하면서 평생을 산다. 엄마들은 가족을 위한 삶 때문에 모두가 말년에 허리를 꾸부정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여인으로서 삶도 잊고 오직 엄마의 자리에만 있었던 여인의 삶을 늘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모든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엄마의 가출을 극중에 설정한 것이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물론 여성의 사회 진출은 고무적이고 장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집에 있는 여성의 역할도 존중되어야 한다. 

집에서 엄마의 역할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엄마의 가족에 대한 수고로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엄마의 질 높은 사랑으로 우리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크고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아내의 내조로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한다. 작은 호박씨 하나가 삭막한 담을 타고 올라가 넝쿨로 장식하고, 마침내 커다란 호박을 맺는 것처럼, 가족의 행복은 엄마의 사랑이 만들어낸 것이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윤재열, 엄마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