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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감의 승진 이야기
2008-08-05 18:30:12최종 업데이트 : 2008-08-05 18:30:12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어느 교감의 승진 이야기_1
어느 교감의 승진 이야기_1

어느 날 컴퓨터 앞에서 아내가 수업실기대회 지도안 작성을 하면서 힘들어 한다. 그러면서 오른손 바닥을 보여준다.

"아니 세상에!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였네!"

자세히 보니 손목 가까이 있는 손바닥 한 부분의 살이 딱딱하게 굳었다. 
얼마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했으면, 얼마나 마우스를 만지고 클릭을 했기에? 나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원, 세상에…."  교감 승진하는 것도 좋지만 부장교사 시절, 엄청나게 일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기사 그럴만도 하다. 지난 3월 주요 보직을 맡은 후 밤 10시 퇴근은 보통이다.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방학 때 출근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너무한다 싶어 선배 장학관님께  하소연을 하니 지금 우리 교직 현실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나를 달랜다. 
그러면서 참고 지내면서 아내를 도와주라고 한다. 그게 바로 외조라고 알려준다.

이런 이야기를 모 교감에게 이야기를 하니 본인의 교사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얼마나 컴퓨터 작업일을 많이 했는지 40대 후반에 오십견이 와서 고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컴퓨터 작업과 직장 스트레스가 쌓여 오른팔을 들지 못했을 때의 불편함을 말한다.

수업시간 판서는 칠판의 중간 높이 밖에 하지 못해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팔을 들 수 없어 단추 달린 상의를 별도로 구입하고, 한의원을 찾아가고 물리치료를 받고...동료직원이 알지 못하게 하려고 컴퓨터 자판을 무릎위에 올려 놓고 작업을 하거나 퇴근 후 빈교무실에서 야간작업을 하고...

이런 속내용을 알지 못하는 국민들은 교원들이 무경쟁 속에서 철밥그릇 끌어안고 편하게 지내는 줄 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가면 저절로 승진하는 줄 안다. 그리하여 무교장 공모제 확대를 주장한다. 교육을 모르는 사람이 교육을 망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은 20년 이상을 교육에 헌신하고 남모르는 피나는 노력을 하여 교감의 직위에 오른 것이다. 
개인의 자유시간 다 찾아먹고 슬슬 놀면서 대충 시간이나 때우면서 승진의 영광을 차지한 것 절대 아니다. 
때론 너무나 교직생활이 힘들어 승진을 포기하고자 한 적도 여러 번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역경을 다 이겨낸 것이다.

오늘 학교 CEO 연수 강사로 나온 장학관은 말한다. 경기도 교감 승진 평균 나이가 50세라고. 
승진규정이 경력 20년, 근평 10년으로 바뀌어 35세부터 근평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젊은 교사들은 워낙 계산이 빨라 현재 1정 자격연수를 받고 있는 20대 후반의 교사들이 고시원에 들어가 연수점수 괸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소식이다. 
집에서의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아예 고시 공부하듯 연수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아직도 교직이 무풍지대'라는 말은 현실을 한참 모르는 말이다. 
직무연수 100점을 받을 때까지 자비연수도 마다않는 연수과열을 막기 위해 연수점수 급간제가 도입될 정도다. 석사학위 2개도 서슴지 않는다. 본인의 근무평정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신청도 끊이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능력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사회가 바른사회다. 무조건적인 평등, 결과의 평등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교감에 대한 고전적인 말이 있다. "교감, '나이론 뻥'해서 딴 것 아니다"라는 말.
그 교감은 말한다.
"교장 선생님, 아내에게 잘 대해 주세요. 오십견 오게 하지 말고요."
이영관님의 네임카드

이영관, 교감 이야기,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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