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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는 ‘손자’가 바른 말
2008-07-10 10:02:05최종 업데이트 : 2008-07-10 10:02:05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을 '손자(孫子)'라고 한다.
(손자 세 명을 두다./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아버지는 손자를 보지 못한 채 칠십 고개에 마주 서 있는 형편이었다. ≪조정래, 태백산맥≫/할아버지가 살아 계셨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자기의 대를 이을 손자를 얻었다고 하셨을 건데.≪이병주, 지리산≫) 

'손자'는 전통 사회에서 대를 잇는 존재로 가족 구성원 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관용적 표현도 많다.

○ 손자를 귀애하면 코 묻은 밥을 먹는다.→ 손자를 너무 예뻐하면 손자의 코가 묻은 밥을 먹게 된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이와 친하면 이익은 없고 손해만 입게 됨을 이르는 말.

○ 손자 밥 떠먹고 천장 쳐다본다.→ 겸연쩍은 일을 해 놓고 모른 척하고 시치미를 떼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손자 잃은 영감→ 중요한 것을 잃고 멍하니 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손자 턱에 흰 수염 나겠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다가는 손자가 늙어 버리고 말겠다는 뜻으로, 무엇을 오랫동안 기다리기가 싫증이 나고 지루한 경우를 이르는 말. 

그런데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는 '손자'라는 표현 대신에 '손주'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 손주가 열이 많이 올라서 병원 응급실에 들렀다. ․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한테서 둘째 손주를 순산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 
자식을 향한 사랑보다 손주를 향한 사랑은 더 지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작년엔 굴·전복 캐서 손주 세뱃돈도 줬는데……. ․ 동시 스크랩해서 손주에게 읽어줍니다. 

'손주'는 사전에 없는 말. 신문 표제어는 바른말을 사용해야 한다.
'손주'는 '손자'가 바른 말_1

'손주'는 '손자'의 잘못이다. 사전에 따라서는 '손주'가 경기도, 평안도, 황해도 지역의 방언이라고 하지만, 국립국어연구원 발행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용례도 보이고 있지 않다. 

'손자며느리'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손자의 아내.≒손부(孫婦).'라고 풀이하고 있지만, '손주며느리'는 아예 볼 수가 없다. 사전에 없는 말에 대해 현실론을 앞세워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사전에 없는 말을 굳이 사용하자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하물며 사전에도 잘못이라고 나와 있는 말을 신문 표제어로 사용하는 것은 피할 일이다. 신문은 공적 공간이다. 따라서 신문이 사용하는 언어들도 공통적 보편적 성질을 띠고 있어야 한다. 

신문이 공적 언어를 통해 정보 전달을 하는 것은 맡은바 임무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신문은 아직까지 대중이 가장 신뢰하는 인쇄매체이다. 더욱 신문의 독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신문이 어법을 준수하고 나아가서 국민의 언어 사용에 모범을 보이는 것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역할이다. 신문은 바른 언어 사용으로 국민의 창조적 사고력 증진과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윤재열,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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