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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과 ‘안전불감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2008-12-15 15:31:04최종 업데이트 : 2008-12-15 15:31:04 작성자 : 시민기자   최은희

1920년대 미국의 한 보험사의 통계담당자이며, 공학전문가였던 하인리히(H.W. Heinrich)는  노동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 대해 실증연구를 실시하면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어떤 사고로 중상자 1명이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또 운이 좋아 사고는 안 당하였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했던 잠재적 상해자가 300명 정도라는 것이었다.

즉, 큰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는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29번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300회에 이르는 징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인리히의 법칙인 일명 '1: 29: 300법칙'이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실제로 여러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결과가 입증되면서  안전·관리 분야의 중요한 지침이 되었고 전세계의 많은 기업에서는 관리·감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법칙을 직원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실패학의 권유' 저자인 하타무라 요타로 일본 도쿄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와우아파트 붕괴사고(1970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년), 그리고 일본 JOC 원자력발전소 사고(1999년) 등의 대형 참사를 인용하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증명해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실패는 활용하기 위해 존재하다'며 '실패라는 예방접종을 맞으라'고 강조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위기관리연구소 (Institute For Crisis Management)에서도 5만 여건의 각종 위기사례를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 위기사례의 86%는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 이기 보다는 이미 장기간에 걸쳐 많은 징후가 나타났었던 위기였다는 연구보고가 있었다. 

오래 전 한국전쟁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난 무수한 분쟁을 비롯하여 외환위기 전 많은 기업들의 도산이라든가 거의 모든 재난과 위기에는 사전에 이상 징후가 감지된 바 있다. 

이처럼 각종 재난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상당한 시간동안 사고원인의 누적으로 인한 결과물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고발생이 감지 가능한 것을 설마 하는 안일한 사고로 즉 안전 불감증으로 인하여 가볍게 여기며 무시한 결과가 결국에는 대형 참사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전에 대해서 주의하지 않는 증세, 설마 내가 어떻게 되겠냐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사고를 절대로 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생각을 가지는 것을 '안전 불감증'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서해페리호 침몰사고,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 대구지하철 화재사고 등의 대형 사고를 비롯,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많은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 

'하인리히 법칙'과 '안전불감증'_1
'하인리히 법칙'과 '안전불감증'_1

지난해 57명의 사상자를 낸 이천 냉동물류창고의 화재폭발사고에 이어 얼마 전 이천에서 또다시 이와 유사한 냉동창고에 화재가 발생 하였다. 이 사고 또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참사라는 말이 뒤따르고 있다. 

사고의 내용을 분석하여 보면, 작업 전에 환기시설을 확보한 후 작동유무를 확인하고, 안전한 복장과 장구를 착용하며, 비상시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의 확인 등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작업중에 안전수칙을 준수하였다면 아마 발생하지도 않을 사고였다는 생각을 해본다.

차제에 기업에서는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대처에서 벗어나 평소에 적절한 장소에 법에서 정한 소화장비를 확보하여 비치하고 비상시는 즉각 적절히 사용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소방장비점검은 물론 사용방법 숙지를 비롯한 행동지침 등에 대하여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안전교육과 훈련을 실시하여야 하겠다.

또한 소방관서의 협조아래 경보발령, 대피 등의 정기적인 소방훈련과 함께, 나아가서 정부에서는 재난관련법규의 제정, 개정, 보완 등으로 완벽한 재난법규를 완성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마치 그것이 우연적이 었거나 혹은 불운으로 인한 사고라 치부하며 눈앞에 닥친 상황만을 수습하면서 책임전가에 급급한 경우를 자주 본다. 

그리고 후에 또 다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게 될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당황하거나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위기를 이전에 미리 예견할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나듯이 평소에 조금만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러한 사고를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은 부분, 각종 위험요소를 세심하게 살피고 관리하는 것, 이전의 사고와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추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유비무환의 자세로 임하는 것만이  또 다시 닥칠 수 있는 사고와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러한 자세만이 안전불감증에서 헤어나는 방법일 것이다. 속담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몸과 마음이 따뜻하고 안전한 올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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