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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옥상의 항아리들
잊혀져가는 어머니의 손맛과 정이 담긴 장독대
2008-06-20 18:10:19최종 업데이트 : 2008-06-20 18:10:19 작성자 : 시민기자   백미영

우리 아파트 옥상의 항아리들_1
아파트 옥상의 장독대
우리 아파트의 옥상에 올라 가보면, 다른아파트와는 달리 양지 바른 곳에 크고 작은 항아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디.  이 항아리들을 보면 정서를 안정 시켜주고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는 우리 아파트의 유일한 장독대이다.

크고 작은 각양각색의 항아리들, 거무튀튀하고 서민같은 소박한 색깔로 가운데가 두꺼비 배처럼 불룩하고 풍만한 게 우리네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항아리들,

단순하고, 둥글둥글하고, 그저 펑퍼짐한 모양의 항아리가 흙으로 빚어지고, 유약을 발라 가마에 구워낸 그 항아리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중의 하나이다. 
외국의 장류는 따르지 못하는 우리의 독특한 맛을 내는 장은 바로 이 항아리의 독특함 일것이다. 

소금을 풀어 계란이 동동 떠 오를만큼 진하게 만든 소금물을 항아리에 부어, 잘 띄운 메주를 넣고, 그 위에 참숯 몇 개를 넣고 빨간고추도 몇 개 넣어서 따사로운 햇살에 잘 익으면, 장을 몇 번이고 끓이고 또 끓여서, 따뜻한 손길과 정성이 담긴 우리네 어머니들의 정갈한 장맛을 유지 시켜주고 있는, 우리에게 고맙기만한  항아리,

어릴적 함박눈이 쌓이던 날, 하얀눈을 한 주먹만큼 뭉쳐 친구들에게 던지며 눈싸움을 하면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장독 위에 소복히 쌓여 있는 하얀눈을 한웅큼 잡고 뭉쳐 눈싸움을 하다가 항아리를 깨뜨려 어머니께 혼줄이 났던 옛 추억들...

채반에 나물이며 생선을 펼쳐 놓아 햇볕이 잘 드는 장독대에 올려 놓으면 건조기가 따로 필요 없던 그 때 그 시절의 항아리들.

옛추억이 담간 이 항아리들이 지금은 하나 둘 잊혀져 가고 있다.

스피드로 달려가는 시대에 장 담궈 파는 공장도 많이 있어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농수산물이 수입개방으로 우리의 장맛을 잃어가는 젊은 새댁들은 이 못생긴 항아리 속에 담긴 어머니의 따뜻한 정성이 담긴 된장, 고추장, 간장을 내 손으로 직접 담구어, 주부의 체취가 담겨진 장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식탁에 올려 놓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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