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영혼의 바다에 가다(1)
모든 여행은 낯설음을 즐기면서 시작된다.
2008-12-03 16:44:54최종 업데이트 : 2008-12-03 16:44:54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 들어 가는 말

모든 여행은 낯설음을 즐기면서 시작된다.
낯섦이 두렵거나 낯섦이 어색하거나 걱정된다면 여행은 무의미할 뿐이다.
그런 마음을 가진 자는 절대 여행을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
때로는 멍청하다고 소리들을 만큼 생각 없는 사람처럼 낯선 길을 무모하게 가야할 때도 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여행이 가져다주는 만족이다.

아무튼 이번 여행 중 아래의 라디오 인터뷰는 여행의 성공적인 결산을 의미하는 마지막 휘날레 같은 것이었다.

영혼의 바다에 가다(1)_1
네팔 국영(라디오 네팔)의 사회로 3인 인터뷰가 있었다. 가운데가 사회자 러메스, 그리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사람은 먼줄 시인, 왼쪽은 필자

내가 말했던 시(詩)-네팔에서의 인터뷰

네팔 국영 <라디오 네팔>의 유명 사회자인 러메스 선생이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Q: 당신은 네팔 말을 언제 배웠느냐?
A: 나는 네팔 말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Q: 그런데 어찌 그리 네팔 말을 잘 할 수 있었는가?
A: 나는 처음 네팔에 올 때 부터 나는 네팔의 어린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네팔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들을 스승이라 생각했다.

네팔의 하늘에서 바라보이는 히말라야와 네팔의 풍경들도 나의 선생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네팔의 하늘도 바람도 나의 선생이 되어 주었다.
네팔의 어린이도 네팔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네팔 하늘의 구름도 하늘을 날으는 새도 
먹구름이 끼고 비가 내릴 때 그 모든 현상들도 
네팔의 강과 어린 아이의 미소와 흙먼지 비바람도
히말라야를 오가는 당나귀도 히말라야의 돌멩이도
네팔의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선생과 같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당신조차도 나의 선생이라 믿는다.
내가 질문 할 수 있었던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나의 선생과도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받들었더니 저절로 네팔 말이 되었다.   

지금도 간혹 네팔 이주노동자들이 내게 러메스 선생과 같은 질문을 한다.
자신들도 한국말을 배우고 싶다면서...
그래서 나는 말한다.
당신들이 한국의 것들을 선생처럼 생각하고 받들어 보시오.   

영혼의 바다에 가다(1)_2
지난 4월 19일 네팔 카트만두<갤러리32>에서 판화전을 가진 오수진 화가(가운데 흰 옷)와 네팔 화가 그리고 먼줄 시인과 함께한 필자(오른쪽 끝), 왼쪽 끝은 천드라(네팔화가), 비케이, 오수진님 옆은 (갤러리32)의 관장

*의미있는 대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촛불 시위를 접하면서 회오리 같이 절망적인 정치적 현실, 민주주의의 후퇴를 실감하며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여행 후 혹은 여행 중 정리되던 나의 일상의 기록들은 철저히 흔적을 잃은 기억처럼 내게서 이야기가 되어 나오지 못했다.
막막하고 먹먹하고 막연한 그래서 말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침묵했다.  

여행의 뒷풀이를 하듯 네팔 2개월 여정의 전부를 기록할 예정이나 오늘부터 틈틈히 사가르마타를 여행한 이야기를 써나갈 생각이다.
사가르마타의 풍경과 사가르마타 주변 사람들과 길 위에서 만난 성자들과 나그네들, 야크와 당나귀들,
꽃과 나무와 바람과 흰 구름과 새와 나비와 별빛들......,
나를 호흡하고 그들을 호흡하며 살아온 기억들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 싶다.
영혼의 바다에 가다(1)_3
비행기 날개 아래 놓인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낯설다

 

네팔 김형효, 시인 김형효, 사가르마타, 에베레스트, 영혼의 바다, 하늘바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