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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수능과 '알파맘'
교육열 들뜬 알파맘들에게 띄우는 공자의 현답 '주목'
2008-11-13 14:30:06최종 업데이트 : 2008-11-13 14:30:06 작성자 : 시민기자   현은미

 

대입수능과 '알파맘'_1
수원청소년문화센터 특목고 설명회 자료 사진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TV드라마가 상영됐던 적이 있다.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공. 사교육을 넘나드는 엄청난 '교육열'을 발산하던 엄마들이 주목됐던 드라마다. 아마 당시 유행했던 신조어가 바로 '알파맘'(Alpha mom)이었을 게다.

'알파맘'이란 다양한 교육관련 정보와 인맥을 확보해 자신의 자녀를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교육, 관리하는 엄마를 일컫는 신조어다. 영어몰입교육이니, 국제중 진학이니 하는 언론보도가 이슈화되면서 요즘엔 '알파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엄마들마저 나온다는 전언이다. 

신세대 맹자맘들 답다. 맹모삼천지교를 실천하는 신세대 '맹자맘'들에게 누가 함부로 비난을 부을 수 있을까. 하지만 모든 일이 과하면 모자람만 못한 결과로 이어진 걸 수없이 경험하는 삶 속에서 오늘은 혹여 '알파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신세대 '맹자맘'들에게 공자왈로 한번 미소 짓기를 권한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이 글은 공자의 '論語'(논어) '雍也篇'(옹야편)에 들어있어 종종 회자돼 왔다.

필자는 이 글을 두 가지로 해석해봤다. 
우선 교육열이 넘쳐 스트레스에 가까운 '알파맘'들이라면 공선생의 이 말을 새겨 자녀보다 먼저 자신이 즐겁고 신나는 부모인가 돌아볼 일이다. 자녀의 성공, 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서포터즈로 살면서 혹여 나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들께도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따스한 '보일러'를 지펴드렸는가. 

내 부모 공경하기를 즐겨하지 못하고, 내 식견을 넓혀줄 책 한권 못 읽은 채, 아이교육에만 매달려 전전긍긍 하루가 고단 했던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공선생의 이 글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국어도 어려운 아이가 외국어를 익히고, 입말도 열리지 않은 아이가 남을 이끄는 리더로 우뚝 서는 게 과연 될 말인가. 많이 읽고 즐겨 읽은 아이가 쓴 글 속엔 재치가 살아 숨 쉰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육지와 바다에서 따로따로 열려야 공정하다는 제법 그럴듯한 지적도 털어놓으니 말이다.

일전에 신도시 어느 신설고등학교를 방문해 한 학부모와 차 한잔 나눌 여유가 있었다. 
혹여 입시를 앞둔 자녀가 신설고에 진학해 불안하지 않냐는 주위 질문에 그 젊은 엄마가 선뜻  "내 집 주변 학교가 명문고로 도약하면 그야말로 집값도 오르고 지역도 발전 한다"며 신세대 '맹자 맘' 발언을 당차게 하는 바람에 좌중이 즐거웠던 기억이다.

매순간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 시대라고들 한다. 하지만 오늘 공선생의 말씀을 거울삼는 신세대 '알파맘'의 탄생이 간절한 건 왜일까. 초등6학년 아이에게 세계 명작이라며 '춘희'를 읽힌 엄마는 과연 알파맘 일까. 

나이에 맞게 자녀들 스스로 손이 가는 책,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책을 스스로 선택해 즐겨 읽게 하는 부모가 진정한 신세대 '알파맘'임을 그 옛날 공 선생은 어쩌면 지금 일러주려 하는건 아닐까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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